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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간염의 날: “수단 난민 캠프 내 E형 간염 환자 급증 대응이 시급합니다”

2021.07.28

다윗 요나스(Dawit Yonas)는 1.2kg의 조산아로 태어났다. 메브룻 무루츠(Mebruit Muruts)는 수단 알 타니데바(Al-Tanibeda) 캠프의 국경없는의사회 산과 진료소에서 다윗을 출산했다. © MSF/Dalila Mahdawi 

E형 간염은 E형간염 바이러스(Hepatitis E virus)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간염 및 만성 간 질환이다. 주요 증상은 눈과 피부에 황달이 나타나고 피로감을 느끼며 검은색 소변을 보이는 것 등이다. 급성 간부전*이나 심지어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위험한 질병이다. 임산부에게 특히 치명적인데, 감염된 경우 약 25%의 사망률을 보인다. 
*급성 간부전(acute liver failure): 간에 손상을 입은 뒤 혈액응고장애와 의식변화(간성뇌증)이 나타나는 응급질환

7월 28일 ‘세계 간염의 날’을 맞아, 최근 수단 동부의 난민 캠프에서 번지고 있는 E형 간염 소식을 전한다. 이곳은 지난해 11월 에티오피아 티그라이(Tigray)에서 발발한 분쟁을 피해 국경을 넘은 난민들이 모인 곳이다. 최근 수단 동부 게다레프(Gedaref)와 카살라(Kassala) 주에 있는 난민 캠프에서 E형 간염이 확산하면서 티그라이 난민 수백명이 감염됐고, 수단 현지 지역사회에도 위협을 가하고 있다.  


게다레프의 움 라쿠바(Umm Rakouba) 난민 캠프와 알 하샤바(Al-Hashaba)의 임시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은 지난 몇 주 사이 총 278명의 환자를 진료했고, 그중 임산부 세 명을 포함하여 16명이 입원했다. 많은 환자가 구토와 상복부 통증을 동반한 급성황달증후군(acute jaundice syndrome, AJS)을 보였는데, 이는 E형 간염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움 라쿠바 캠프에서는 일일 평균 15명의 E형 간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알 타니데바(Al-Tanideba) 캠프에서 여섯 명, 함다예트(Hamdayet) 캠프에서 세 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알 타니데바 캠프에서 사망한 여성의 장례절차 모습. 국경없는의사회는 최근 E형 간염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알 타니데바 캠프와 움 라쿠바, 알 하샤바의 임시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  © MSF/Dalila Mahdawi 


장티푸스, 이질(dysentery) 및 콜레라 등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E형 간염바이러스 또한 식수∙ 위생이 열악한 환경에서 확산한다. 

“이곳은 처음부터 캠프 내 인구의 필요에 비해 인도적 대응 수준이 부족했습니다. 위생 시설이나 거처가 부족하고 화장실이나 간이 수도 시설 설치도 더디었습니다. 그 결과 캠프 내에서는 야외 배변이 빈번하게 이루어집니다. 국제적 대응이 부족한 대가를 티그라이 난민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으며, 이들의 건강은 위협받고 있습니다.”_ 프랑수아 잠파리니(François Zamparini) / 국경없는의사회 수단 게다레프 주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총 약 4만 명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알 타니데바와 움 라쿠바 캠프에는 화장실이 매우 부족하며, 그나마 있는 화장실도 대부분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이다. 약 2만 명이 거주하는 움 라쿠바 캠프에는 화장실이 175개밖에 없고, 알 타니데바에서는 폭우와 강풍으로 많은 화장실이 훼손됐다. 

화장실 설치 작업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최근 우기가 시작돼 추후 최소 몇 달은 소요될 것이다. 현재 화장실 중에는 급수장 인근에 설치된 것도 있어 식수 오염의 위험 또한 크다. 최근에는 폭우로 알 타니데바 캠프 내 여러 곳이 물에 잠기면서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우기가 시작되면서 다른 수인성 질병의 확산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캠프에서 활동하는 인도주의 단체들은 캠프 내 화장실의 양과 질을 긴급히 향상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이 곳에 도착한 날부터 화장실이 가장 큰 문제였어요. 따로 청소나 관리를 하는 사람이 없어 사용하기 매우 불편합니다.” _메루트(Mehrute) / 알 타니데바 난민 캠프 거주민 

식량 배급 또한 규칙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서 배급 받은 비누를 팔아 식량을 구하는 난민도 많다. 

알 타니데바 캠프의 많은 화장실은 지난 몇주간 이어진 폭우와 강풍으로 훼손됐다. 캠프 내 야외 배변이 이루어지며 E형 간염 환자 및 의심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 MSF/Dalila Mahdawi 

  

알 타니데바 캠프 거주민이 폭우로 파괴된 거처를 보수하고 있다. 몇 주간 계속된 폭우로 캠프 내 많은 거처가 피해를 입었고, 배급된 식수와 식량도 오염되었다. 화장실과 세수대 설치도 필요하지만, 식수와 식량을 안전하게 보관할 방안도 시급하다. © MSF/Dalila Mahdawi 

“기본적인 인프라가 적절한 시점에 구축됐다면 E형 간염 확산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난민의 존엄성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안전한 서비스를 적시에 제공되지 않은 결과를 겪고 있습니다. 이곳 난민의 수가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지원이 부족했습니다.” _세르지오 스코르(Sergio Scor) /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는 E형 간염 환자 증가에 대응하여 배급하는 식수에 염소 주입량을 늘리고 오염된 지표수가 우물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우물을 관리 및 소독하고 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캠프 내 보건교육과 보건증진 활동도 확대했는데, 그 일환으로 플라스틱 물통 세척 캠페인을 진행하여 난민들이 식수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