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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 위기 1년, 긴급 대응 여전히 필요

2019.08.01

콩고민주공화국 부니아(Bunia)의 에볼라 환자 이송 센터 내 고위험 구역에서 의료진이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Pablo Garrigos/MSF 

에볼라 확산 지역 (2019년 8월 업데이트 /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 사상 최악의 에볼라 대유행이 2년차에 접어들었지만 7월에만 에볼라 확진 판정 환자가 80-100명에 이르는 등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6월에는 우간다에서도 민주콩고를 방문한 사람들의 에볼라 감염 사례가 보고됐으며 이번 주에는 인구 150만명 규모의 도시 민주콩고 고마(Goma)에서는 두 번째 에볼라 환자가 발생했다. 

작년 8월 이후 민주콩고에서는 2600여명이 에볼라에 감염됐고, 약 1,700명이 사망했다. 전체 에볼라 사망자 중 약 1/3은 사후에 확진 됐다. 증상이 시작되고 에볼라 치료 센터에 입원하기까지는 평균 6일이 걸리며 이 기간 동안 증세가 악화되고 이 환자를 통해 바이러스가 타인에게 전염되기도 한다. 

과거 에볼라 사태 때는 부족했던 시험용 백신이나 개발단계에 있는 치료제까지 동원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의 대응 활동은 에볼라 확산을 통제하지 못했다.

에볼라 초기 확산 시점부터 민주콩고의 불안정한 치안은 대응 활동에 큰 걸림돌로 언급되었다.  북동부 지역은 25년간 분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무장 단체들의 활동이 많은 곳이다. 

특히 에볼라 대응 활동을 하는 보건 인력에 대한 불신이 크다. 보건 인력이 공격 대상이 되면서 에볼라 환자 접촉자 추적, 비상 사태 조사, 예방접종 캠페인 등 에볼라 대응에 필수적인 활동이 중단되거나 제한, 취소되기도 했다. 지난 2월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던 카트와(Katwa)와 부템보(Butembo) 에볼라 치료 센터가 습격을 당하면서 국경없는의사회는 활동을 일시 중단해야 했다. 

에볼라 대응에 있어 지역사회의 참여를 끌어내지 못한 배경을 높은 치사율에서 비롯된 지역민의 공포심이나 분쟁 속 긴장 상태라는 지역적 특성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전반적인 에볼라 대응 접근 방식에 대한 재고와 개선이 필요하다. 

콩고민주공화국 부니아(Bunia)의 에볼라 환자 이송 센터. ⓒPablo Garrigos/MSF

기존의 에볼라 치료 및 이송 센터는 지역 주민들에게 익숙한 의료 시설과는 완전히 다른 ‘병렬 체계’로 지어졌다. 비밀에 가려진 듯한 치료센터를 지역주민들은 가족으로부터 격리되어 결국은 죽게 되는 곳이라 생각한다. 지난 1년간 입원해 검사를 받은 환자를 보면 90%가 에볼라 바이러스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사실은 다른 질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바이러스 검사 후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환자에게 적절한 개별 치료를 제공할 역량이 부족해 지역 사회에서는 치료 시설을 꺼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분쟁 지역인 민주콩고에서 국경없는의사회의 활동은 에볼라 대응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말라리아, 홍역, 콜레라 유행과 무력 분쟁 등의 위기를 목격하고 구호 활동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번 에볼라 대응 활동에는 지금까지 수십 년간의 지원 규모와 비교했을 때 방대한 자원이 동원되고 있어 지역사회에서는 다른 목적이 있다는 의구심이 번지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 부니아(Bunia)의 에볼라 환자 이송 센터에서 의료진이 에볼라 의심환자를 진단하고 있다. ⓒPablo Garrigos/MSF

대응 활동은 지역사회의 기대와 필요에 맞게 이루어져야 하며 확산 통제를 위해 주민들이 선호하는 보건의료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에볼라 대응 시설을 지역 보건소 안에서 운영해 증상 조기 보고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의심 환자 조기 파악을 용이하게 했다. 그 결과 7월 베니(Beni)의 에볼라 치료 센터에 입원한 환자 중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보건소에서 이송된 환자가 20%였으며 이는 에볼라 환자 이송 센터에서 이송되어 온 환자보다 더 많은 비율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에볼라 대응에 시험용 백신 사용 확대를 권고하는 전문 기관의 의견에 동의한다. 지금까지 에볼라 확진 환자 접촉 기록이 있는 사람과 에볼라 환자 치료 일선에 있는 인력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포위 접종(ring vaccination)’ 전략에 따라 총 17만명이 예방접종을 받았으나, 감염 위험 지역 전체에 걸쳐 확대 실시해야 한다. 

에볼라 확산 위기가 더 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선 이러한 움직임들이 신속히 실행되어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첫 에볼라 확산 이래 여러 지역에서 대응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환자 치료, 감염 의심 환자 관리, 전염 예방 및 통제, 긴급 사태 조사, 보건 홍보 부문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2월 민주콩고의 카트와(Katwa)와 부템보(Butembo) 에볼라 치료 센터가 습격을 받았으며 이후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지 보건의료 시설 지원과 에볼라 환자 치료 지원에 집중하며 에볼라 감염 환자 조기 발견과 진단을 도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북키부(North Kivu)에서는 고마(Goma), 베니(Beni), 루베로(Lubero), 카이나(Kayna), 이투리(Ituri)에서는 부니아(Bunia), 맘바사(Mambasa), 비아카토(Biakato)에서 현지 보건의료 시설을 지원해 에볼라 대응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원 활동은 1차 보건의료 제공, 환자 중증도 분리, 격리, 감염 예방 및 통제, 식수 위생, 환자 이송, 보건 증진 부문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또한, 부니아의 병상 34개 규모의 치료 센터와, 고마의 작은 에볼라 치료 센터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고마에서는 병상 72개 규모의 에볼라 치료 센터를 건축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