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4년간 지중해에서 해상 구조 활동을 펼쳤습니다.
구조 작업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왜 사람들은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려할까요? 몇가지 사실을 알면 훨씬 이해하기 쉽습니다.
2015년부터 지중해를 건너고자 시도한 사람의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했습니다. 2015년 백만명 이상이던 숫자는 2018년에는 11만명으로 10분의 1로 감소했습니다.
목숨을 건 이주
반대로 안전한 삶을 찾는 이들에게 바다를 건너는 일은 갈수록 위험해졌습니다. 배가 조난당했을 때 사망한 사람의 비율은 2015년에 비해 2018년 무려 네 배나 증가했습니다. 2018년 2천2백명 이상이 지중해를 건너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2019년에도 비슷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채 배가 전복되어 익사한 사람을 포함하면 숫자는 더 클 것입니다.
모든 것을 건 리비아 탈출
그렇다면 왜 이렇게 위험한 횡단을 시도하는 걸까요? 한 가지 이유는 리비아에서 이주민이 받는 취급 때문입니다.
현재 리비아의 구금 센터에는 난민 및 이주민 약 6천명이 비인도적인 환경에 기한 없이 갇혀있습니다. 또한 인신매매범에 의해 감옥에 갇혀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인신매매범은 거리낌없이 이들을 고문해 돈을 빼앗기도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난민과 이주민들은 4월 이후 악화된 리비아의 분쟁 한가운데 갇혔습니다. 이렇게 폭력의 악순환에 갇힌 난민과 이주민은 목숨을 걸고서라도 탈출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광활한 수색 지역
지중해에서 조난된 이들을 구조하려는 시민단체 또한 갈수록 큰 어려움을 마주합니다. 공해상 구조 작업 조율의 책임은 최근 이탈리아 해안 경비대에서 트리폴리의 리비아 당국으로 이관됐습니다. 리비아 해안 경비대는 더 이상 조난 신호를 전달하지 않으며 아주 소수의 구조 작업만 한다고 공개적으로 시인하기도 했습니다.
수색구조선이 아무런 외부 지원 없이 조난당한 배를 찾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망원경과 레이더도 탐지거리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광활한 범위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입니다. 또한 수색구조선이 조난 선박의 좌표를 확보하더라도 선박의 정확한 위치를 찾기가 어렵고 좌표에 도달한 후에도 매우 까다로운 구조 작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찰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시민사회가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그 중 하나는 '콜리브리'라는 비행기로 조난 선박의 정확한 좌표를 수색구조선에 전송해줍니다.
생존자 지원
구조 작업이 끝나면, 다른 활동이 시작됩니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이들에게 의료 지원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위독한 상태에 있는 이들도 있습니다. 바다에서 오랜 시간 나오지 못해 저체온증을 보이기도 하고 연료와 해수가 섞여 화상을 입기도 합니다.
리비아에서 수개월 혹은 수년간 극심한 폭력과 감금에 시달린 생존자 대부분은 건강 상태가 매우 악화되어 있습니다. 총상, 자상, 다중 골절, 고문의 흔적까지 보입니다. 어린 아이들부터 임산부까지 있으며 간혹 배 위에서 출산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많은 부상자가 탑승한 국경없는의사회 수색구조선은 커다란 구급차를 연상케합니다. SOS 메디테라네(SOS MEDITERRANEE)와 공동 운영하는 오션 바이킹호 국경없는의사회 팀에는 간호사 두 명, 의사 한 명, 조산사 한 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상담실을 갖춘 의무실도 있습니다.
안전한 하선
구조 작업은 생존자를 안전히 하선 시키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난관에 부딪힙니다. 해사법 및 국제 조약상 해상에서 구조된 사람들은 가장 가까운 항구로 인도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은 이 의무를 피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