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비드(Irbid) 지역의 국경없는의사회 비감염성 질환 진료소. ©Mohammed Sanabani/MSF
요르단에서 최대 규모였던 시리아 난민 인도적·의료적 지원 프로그램이 1월 26일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3년 요르단 람사(Ramtha) 지역에 응급 외과수술 병원을 개소하며 시리아 난민 위기 대응을 시작했는데, 시리아 남부에서 국경을 건너온 전쟁 부상자를 치료했다. 2014년에는 요르단 내 가장 큰 자타리(Zaatari) 난민 캠프에 40병상 규모의 수술 후 치료소를 열었다. 또한 요르단 북동부 국경 부근 루크반(Rukban) 지역에서 이동 진료소를 운영하며 소아 및 임신부를 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
요르단에서 거주하는 시리아 난민의 지원 필요 조사를 바탕으로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르비드 행정구역에서 시리아 난민 및 현지 취약인구를 위한 만성 질환 치료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이에 더해 2020년 자타리 난민 캠프에 코로나19가 확산했을 때 코로나19 대응 활동을 전개하며 캠프 내 30병상 규모의 코로나19 치료센터를 개소했다.
자타리 난민 캠프의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 ©N'gadi Ikram
“시리아 난민을 포함해 요르단에서 만성 질환 치료 접근성이 확대되었고, 이에 따라 우선순위를 조정했습니다. 우리 활동을 인계 받을 기관과 요르단 보건부를 확보했고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종료할 출구전략을 수립했습니다.”_데이비드 칸테로 페레즈(David Cantero Perez) / 국경없는의사회 요르단 현장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7년에 걸쳐 만성 질환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5,500명 이상의 환자군에 진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중 70%는 시리아 난민이었고 나머지 30%는 요르단 현지 취약계층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환자 중심적인 접근법을 채택해 종합적 치료를 제공했다. 여기에는 고혈압, 당뇨, 천식, 심혈관계 질환,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이 포함된다. 프로그램 개시일부터 2021년 말까지, 국경없는의사회는 약 80,000건의 진료, 10,000번의 물리치료, 5,000건의 심리사회적 지원을 제공했으며 70,000회의 보건 인식 제고 활동을 진행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환자에게 종합적인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단순히 진료만 제공하는 것이 아닌 보건 증진, 예방적 치료, 자가 치료에 초점을 두는 종합적 치료(holistic care)에 기반해 간호 서비스, 물리치료, 정신건강 지원 등도 제공했습니다.”_스테파니 크리스티나 디트만(Stefanie Christina Dittmann) / 국경없는의사회 이르비드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지난 9년간 국경없는의사회 요르단 의료 부책임자인 루나 하마드(Luna Hammad)는 6개 프로젝트의 개시와 종료를 관장해왔다.
“한 팀으로서 겪었던 어려움과 우리가 이뤄낸 성과가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요르단에서 시리아 난민이 겪는 복잡하고 난해한 여러 위기 상황에 대응하여 활동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환자를 도울 수 있어서 매우 보람찼습니다.”_루나 하마드 / 국경없는의사회 요르단 의료 부책임자
“시리아 내전으로 부상을 입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는 순간을 함께 하니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국경이 열리면 엄청나게 많은 전쟁 부상자들이 끊임없이 들어왔어요. 우리의 치료로 이들의 생사가 180도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보았죠. 람사 지역 국경없는의사회 응급 외과수술 병원에서는 4년의 세월 동안 최소 2,700명의 전쟁 부상자를 응급실에서 치료했고, 1,842명의 입원 환자를 치료했으며, 3,700건이 넘는 대수술과 8,500건이 넘는 물리치료, 5,900건 이상의 심리사회적 지원을 제공했습니다.”_루나 하마드 / 국경없는의사회 요르단 의료 부책임자
벌써 11년째 지속되고 있는 내전으로 시리아인과 시리아의 의료시스템은 큰 타격을 받았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요르단과 국경을 마주한 시리아의 의료적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중동 지역에 흩어져 살거나 이주 중인 시리아 난민에게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동시에 전쟁으로 폐허가 된 시리아의 변화하는 정세에 맞춰 커져가는 인도적·의료적 위기에 대응할 것이다. 또한 2006년 8월부터 운영해온 요르단 수도 암만(Amman) 지역의 재건수술 병원에서 시리아 난민뿐만 아니라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을 지원할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06년부터 요르단에서 활동을 시작했으며 현재도 수도 암만에서 재건 수술 병원을 운영하며 전쟁 부상자 치료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또한 암만에서 현지 사무소 세 곳을 운영하며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전개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에 운영적·제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요르단 의료협회(Jordan Medical Association)를 후원하고 교육을 제공한다.
[웹툰] 보통남자, 국경 너머 생명을 살리다
2013년, 요르단 람사(Ramtha) 지역에 응급 외과수술 병원을 개소하며 국경없는의사회는 요르단에서의 시리아 난민 인도적·의료적 지원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이 병원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정형외과의 이재헌 활동가는 2016년 4월부터 6월까지 국경없는의사회 외상 수술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시리아 국경이 보이는 요르단 람사의 밤공기 속에서 적은 이재헌 활동가의 일기는 아만자' 'D.P.' '내 멋대로 고민상담' 등 유명 웹툰 작품을 남긴 김보통 작가를 만나 웹툰으로 그려졌습니다.
분쟁을 겪고있는 환자들과 이 환자들을 살리기 위한 국경없는의사회 구호 활동가들의 하루를 김보통 작가의 웹툰과 원작이 되었던 이재헌 활동가의 일기를 통해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