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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인도적 지원 경로 차단은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협합니다”

2021.06.24

2020년 11월 시리아 이들리브(Idlib) 행정구역의 판 알 셰말리(Fan Al-Shemali) 실향민 캠프 거주민 샤힌(Chahine)의 가족. © Abdul Majeed Al Qareh/MSF 

국경없는의사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UNSC, 이하 ‘유엔 안보리’)에 2021년 7월 10일 만료되는 결의안 2533호를 연장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시리아 북서부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현재 시리아 북서부에는 400만 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전쟁으로 피난하여 임시 캠프에 머물고 있는 국내실향민(Internally Displaced People)이다. 이 결의안이 연장되지 않는다면 이들은 인도적·의료적 지원에 대한 접근성이 차단될 위험에 놓인다. 

2014년 7월부터 2020년 초까지 해당 결의안을 통해 시리아와 접한 국경 네 곳을 통한 인도적 지원 제공이 승인되었다. 시리아 정부가 통제하고 있지 않은 지역에 인도적 지원을 유지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에서는 1년 단위로 해당 결의안을 검토하고 연장해왔다. 하지만 2019-2020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했고, 기존 합의된 국경 출입 또한 포함됐다. 그 결과, 밥 알 살람(Bab al-Salam), 알 야루비야(Al-Yarubiyah), 및 알 람타(Al-Ramtha) 국경 검문소가 승인 목록에서 제외되어 현재 시리아 내로 인도적 지원물자를 반입할 수 있는 유일한 공식 국경 검문소는 밥 알 하와(Bab al-Hawa) 한 곳만 남았다. 2021년 7월 10일 다시 이 결의안을 표결에 부치게 되는데, 연장이 되지 않는다면 시리아로 인도적 구호 물자를 반입할 수 있는 유일한 경로마저 차단된다. 

결의안 연장이 실패한다면 시리아 북서부의 극심한 인도적 위기가 더욱 악화할 것이다. 진입 경로가 차단되어 인도적·의료적 지원이 크게 축소되며, 소요 시간은 더욱 길어질 것이다.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인도적 단체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북서부의 취약인구를 지원하는 데 있어 더욱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병원 및 의료 시설 또한 필수 의료 물자가 부족해 환자 치료에 차질을 빚을 뿐 아니라 개인보호장비나 산소 실린더, 인공호흡기, 필수 의약품과 코로나19 백신 등의 반입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코로나19 대응 활동과 백신 접종 캠페인 운영 또한 위기에 처하게 된다.  

2017년 11월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시리아 라카(Raqqa) 동부 알 미쉬라브(Al-Mishlab)에서 의료 및 인도적 필요를 조사하고 있다. © Diala Ghassan/MSF 

“시리아 전쟁이 10년째 지속되고 있는 현재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 연장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합니다. 여성과 아동을 포함한 수백만 명의 생명이 달려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유엔의 공식 집행 협력기관이 아니며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라 모든 활동이 좌우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경 검문소가 폐쇄된다면 당장 큰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또한 시리아 내에서 유엔 산하기구나 기타 단체의 활동 규모가 급격히 축소될 경우 국경없는의사회가 그 공백을 전부 메우기는 힘들 것입니다.” 
파이잘 오마르(Faisal Omar) / 국경없는의사회 시리아 현장 책임자 

현재 점점 악화하는 경제 위기에 지속된 경제 제재 및 2021년 들어 발생한 통화 가치 하락까지 겹쳐 시리아 국민의 생활 여건은 이미 매우 어려워졌다. 유엔 기관에 따르면 시리아의 식료품 가격은 220% 상승했는데, 인구의 80%는 여전히 빈곤선 아래 머물러 있고 전체 아동의 90%가 인도적 원조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밥 알 하와 국경 검문소는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Idlib) 행정구역 거주민에게는 유일한 생명선과 같습니다. 이 생명선이 끊어진다면 수많은 사람이 다양한 이유로 사망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3개월 정도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의 의료물자만 남은 상태에서 의료물자 공급이 중단된다면 환자 치료 역량이 저하할 것입니다. 또한 식량 및 식수 공급이 차단된다면 수많은 국내실향민과 지역주민이 여러 질병과 전염병으로 고통받을 것입니다. 이 지역에는 14번 넘게 피난을 떠나야 했던 사람도 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데, 이들은 현재 오로지 인도적 지원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코디네이터 

2013년 1월 한 시리아 난민이 자녀와 함께 쿠르드 자치구 북서부 지역의 도미즈(Domeez) 캠프의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로 향하고 있다. ©Michael Goldfarb/MSF 

특히 시리아 북서부의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했을 때와 같이, 국경없는의사회는 지원물자 공급을 위한 알 야루비야 국경 검문소 출입 승인 연장을 중단한다는 유엔 안보리의 결정으로 이라크를 통한 시리아 북동부 지원이 불가능해지며 주민들의 고통이 배가하는 것을 지난 한 해 동안 목격해왔다. 올해도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유엔 안보리의 상임이사국과 비상임이사국이 결의안 2533호를 연장하고, 시리아 북서부로 진입할 수 있는 밥 알 살람 국경검문소와 북동부로 진입할 수 있는 알 야루비야 국경검문소를 재개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 국경검문소 출입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시리아 북부의 인도적 필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경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