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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실향민/알 시파 병원 문앞 구급차 타격 증언

2023.11.06

10월 7일 하마스에 의한 공격 발생 이후, 이스라엘에서 일하던 수천 명 가자지구 노동자들의 취업 허가증이 취소되었다. 팔레스타인 노동부에 따르면, 현재 서안지구 내에는 이제 약 6,000명 정도의 실향민이 있는데, 이들 중 일부는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이들에게 비전염성 질병 약품을 포함한 의료 물자를 공급하고 정신건강을 지원하고 있다.

11월 1일, 제닌에 발생한 공습으로 건물이 파괴된 모습 ©Faris Al-Jawad/MSF

10월 7일 전에는 저한테는 모든 게 다 괜찮았습니다. 저는 아슈도드(Ashdod)로 일을 하러 다녔는데, 거기서 잘 때도 있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가자지구로 돌아올 때도 있었죠.”_후세인(Hussein, 가명) / 최근 전쟁 발발 이전 37년 간 이스라엘에서 근무하던 62세 가자지구 주민

후세인은 가자지구 북부에서 35-4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이스라엘 도시 아슈도드에 있는 농장에서 일을 하거나 가정집에서 도색 작업을 하며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졌다.

괜찮은 대우를 받으면서 지냈어요. 이스라엘 친구들도 많고요. 10월 7일 공격이 발생하기 바로 전날에는 제가 살던 곳에서 제일 친한 친구와 커피를 마시고 있었죠. 그 친구는 이스라엘 사람인데, 시장에서 채소를 사다가 만났어요. 가자지구에서 가져온 과일이나 채소를 그 친구와 친구 가족들에게 가져다주기도 했죠.”_후세인

하지만 10월 7일, 후세인에게는 모든 것이 변했다.

방에서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친구가 다른 남자와 들어오더니 막대기로 저를 때리기 시작했어요. 그리곤 ‘너희 사람들이 우리를 죽이고 있는데 너는 우리 집에서 잠을 자고 있다니!’라고 소리쳤어요. 그리곤 개들을 풀었습니다. 개들은 내 배와 상체를 물어뜯었어요.”_후세인

10분 후, 후세인은 간신히 도망칠 수 있었지만 안전한 곳을 찾기까지는 30분이나 걸렸다.

또 다른 이스라엘 친구에게 연락해 좀 데리러 와달라고 했어요. 그 친구는 저를 또 다른 친구 집에 데려갔고 저는 그곳에서 열흘 동안 햇빛도 보지 못한 채 숨어있었죠. 그리고 10월 18일에 저는 택시를 타고 이곳 서안지구로 넘어왔습니다.”_후세인

후세인은 서안지구의 주요도시 라말라(Ramallah)에 도착한 뒤 북쪽으로 이동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lestinian Authorities)가 가자지구 출신 실향민 수백 명을 수용하는 센터들을 운영하는 제닌에 가기로 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해당 센터들을 방문해 비전염성 질병 약품을 포함한 의료 물자와 정신건강 지원을 제공한다. 일부 환자들은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 군에게 붙잡혀 있는 동안 구타•모욕•학대를 당했다고 국경없는의사회 팀에 전했다.

제닌 소재 실향민 센터에서 활동 중인 국경없는의사회 팀 ©Faris Al-Jawad/MSF

이곳 사람들은 정말 친절합니다. 이럴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죠. 하지만 제 가족들은 가자시에 있어요. 아내와 아이들이 거기에 살고 있죠. 가끔씩 휴대폰으로 연락이 되는데 그쪽 상황이 어떤지 얘기를 들어보면 정말 끔찍합니다. 저는 그저 평화롭게 살고 싶어요. 우리도 아무도 괴롭히고 싶지 않고, 아무도 우리를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우리 가족들, 자식과 손자녀들이 평화 속에서 살 수 있도록요. 제 나라는 팔레스타인입니다. 제가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요. 가자지구에 있는 제 가족들이 보고 싶습니다.”_후세인

현재 후세인은 자신이 과거에 일하러 다니던 아슈도드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잃었다.

다시 이전과 같아질 수는 없을 겁니다.”_후세인

우리는 병원 문 안에 서 있었는데 갑자기 눈 앞에서 구급차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곳곳에 피투성이인 사지가 즐비했죠. 다수가 그 자리에서 사망했고, 우리는 응급처치를 위해 수술실로 급히 부상자들을 옮겼습니다.”_닥터 오베이드(Dr Obeid) / 국경없는의사회 알 시파(Al Shifa) 병원 의사

한편 11월 3일(현지시각), 알 시파 병원 문앞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공격으로 구급차까지 영향을 받은 이번 사태는 매우 참혹하다.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이 매일 구명 치료 제공을 위해 일하고 있는 가자지구 내 주요 병원 바로 문앞에서 이렇듯 치명적인 공격이 발생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즉각적인 전면 휴전과 의료시설, 의료진, 환자, 의료시설로 대피한 이들의 안전 보장을 거듭 촉구해왔다.

이번 구급차 사태로 끊임없이 계속되는 비양심적 폭력사태가 최악으로 치달았다. 병원, 구급차, 인구 밀집 지역, 난민 캠프를 반복적으로 공습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야 국제사회 지도자들은 마침내 휴전을 촉구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