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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남부에서 유일하게 남은 종합병원마저 무너질 지경

2024.07.10

새로운 대피령으로 유럽 가자 병원(European Gaza Hospital)이 폐쇄됨에 따라 가자지구 남부 내 마지막 종합병원인 나세르 병원(Nasser Hospital)이 대량 사상자와 부상 환자들로 과부하에 걸릴 위험에 처했다. 한편, 해당 병원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의료 물품이 극도로 부족하다. 환자들이 필수적인 의료지원을 받지 못할 위험에 처해 있다.

2024년 4월 촬영된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소재 건물 잔해 ©Ben Milpas/MSF

나세르 병원에는 매일 환자가 증가하여 병원의 모든 부서에서 병상수용 인원이 초과되고 있으며,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응급 의료 비축품으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소아과에는 56개의 병상이 있지만, 7월 3일 국경없는의사회는 약 100명의 환자를 수용했다. 지난 며칠 동안 정형외과 부서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환자 수가 두 배로 증가하는 것을 목격했다.

아이들이 바닥에 누워있습니다. 매트리스도 없고 침대도 없어서 환자들이 복도 바닥에 담요를 깔고 누워 있거나 계단에 앉아 있죠. 팀원들이 벽에 못을 박아 환자에게 투여할 수액과 약품을 걸고 있긴 하지만, 상황이 매우 열악하고 우리 팀은 몹시 지쳤습니다.”_크리스티나 롤단(Cristina Roldán) / 국경없는의사회 간호 활동 책임자

2024년 7월 1일, 칸 유니스(Khan Younis) 동부 및 남부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대피령에 따라 보건부는 예방 차원에서 유럽 가자 병원 내 인원을 대피시키기로 결정했다. 환자들은 구급차를 타고 유럽 가자 병원에서 나세르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강제로 그곳을 떠나 나세르 병원까지 약 10km를 걸어서 이동해야 한 사람들도 많다. 대피령으로 인해 칸 유니스에는 약 25만 명의 주민이 실향할 위험에 처해 있다.

환자들은 병상에 누운 채로 혹은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걸어서 나세르 병원에 도착하는 등 스스로 이동해야 했다고 들었습니다.”_자비드 압델모네임(Javid Abdelmoneim) / 나세르 병원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 책임자

칸 유니스 소재 파괴된 건물의 모습. 2024년 3월. ©MSF

나세르 병원은 대거 유입되는 신규 환자에 대응하는 동시에 제한적인 연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병원에 있는 환자들과 주변 야전병원에 있는 환자들은 구명 치료를 받지 못할 위험에 처해 있다. 나세르 병원은 야전병원들이 의료 장비를 소독할 수 있는 주요 시설이다. 연료 부족으로 해당 병원에 전기가 끊기면 장비 소독이 어려워지고 여러 야전병원에서 제공되는 치료가 중단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병상 및 물품 부족부터 외과의 부족까지 결부된 포괄적인 문제입니다. 또 다른 병원이 문을 닫으면서 환자들의 생명이 더욱 위태로워졌습니다.”_자비드 압델모네임

가자지구 소재 병원들이 심각한 물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남부에서 계속되는 전투로 인해 7월 3일 이스라엘 당국은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물자를 실은 트럭이 가자지구로 진입하는 것을 거부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4월 말부터 가자지구에 의료 물자를 반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스라엘 당국은 가자지구에 대규모 구호물자가 신속히 전달될 수 있도록 더 많은 통과 지점을 하루빨리 개방해야 한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모든 당사자들에게 인도적 지원이 가자지구로 반입될 수 있도록 안전한 이동 경로를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 이는 예방 가능한 더 많은 죽음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