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드(Ahmad, 26세, 시리아인)는 터키 킬리스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조제실을 관리하는 매니저이다.
현재 아마드는 국경없는의사회 기증 프로그램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시리아 내 15여 곳의 병원 및 보건소에 의약품과 의료품을 제공하고, 분쟁으로 실향민이 된 사람들에게 생활 필수품을 배급하고 있다. 아마드는 날마다 국경을 드나들면서 시리아를 떠나려는 사람들이 겪는 고통과 마주한다.
현재 자신의 마을에서 국경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사람은 수만 명에 달하고, 몇몇 사람들은 알 살라마(Al Salamah)에 있는 우리 병원 부근에 정착했습니다. 마땅히 잘 곳이 없어서, 첫째 날은 길거리에서 잠을 청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주변에는 사람들이 쓸 수 있는 화장실이나 깨끗한 식수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받는 지원이라곤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 직원들마저 식구들과 함께 살던 마을을 떠나, 터키 국경 쪽으로 향하는 수천 명의 무리에 끼어야 했습니다. 우리 동료와 그 가족 약 50명이 살던 곳을 떠나, 알 살라마에 잠시 머무르거나 국경지대를 따라 위치한 캠프에서 천막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첫째 날, 지원을 받으려고 들어온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우리는 병원 활동을 줄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확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는지는 어림잡기도 힘듭니다. 첫째 날, 국경 정문에는 최소 500가구가 있었는데, 이는 그저 제가 본 것에 불과합니다. 국경을 넘어갈 수 있는 비공식적인 통로들에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제 저는 몇몇 실향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어떤 것들을 지원받고 싶은지 들었습니다. 그들은 “천막에 있으려고 온 건 아니었어요.”, “그저 터키로 들어가기만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에게는 의료 지원도, 적절한 임시 거처도 없습니다. 새로 들어오는 수많은 실향민에 대응해 미리 충분한 천막을 마련해 두지 못한 까닭에, 천막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알 살라마 병원에서는 평소 같았으면 조제실에서 일하고 있을 수많은 직원들이 물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의약품과 의료품을 이 지점에서 저 지점으로 수송하는 등의 일인데, 지금 당장 필요한 일이라서 직접 하고 있습니다. 1주일 전, 우리는 알레포 시에서 기증 활동 한 차례를 마쳤습니다. 보건소 5곳, 응급 대응처 5곳, 그리고 알레포 시내의 병원 10곳과 교외의 병원 5곳 등에서 3개월간 사용할 물품을 기증한 것입니다. 다행히 도로가 봉쇄되기 전에 일을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국경 경비대들은 의료진 명단을 가지고 있어서, 이들에게는 통행을 허락해 줍니다. 다행인 일이죠. 그렇기에 저희가 시리아 내에서 의료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표적이 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병원과 의료진이 최전선에서 타깃이 되죠. 우리가 사람들을 살려 두려고 하니까요. 저 또한 의료 시설을 겨냥한 수차례 공격 속에서 살아남았습니다.
한 번은 헬리콥터 1대가 병원을 겨냥해 통폭탄 5개를 떨어뜨렸는데, 알레포 북부 파핀(Fafeen)에서 제가 있던 병원이었습니다. 직원들과 환자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사방으로 달아났습니다. 우리가 타격을 입을 것인지 아닌지는 그야말로 알 수 없는 상황이었죠.
하지만 우리가 시리아를 떠난다면, 그것은 이러한 사람들을 도와야 할 우리의 의무, 우리 동포들에 대한 저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