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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이탈리아, 아쿠아리우스 호의 구조 활동 막으려 파나마 압박

2018.09.28

2018년 9월 23일, 지중해 중부 – 국경없는의사회와 SOS 메디테라네(SOS MEDITERRANEE)는 파나마 당국이 이탈리아의 명백한 경제적 · 정치적 압력으로 아쿠아리우스 호의 선적 취소를 강요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크게 동요했다. 이 같은 조치는 안전한 곳을 찾아가려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바다에서 목숨을 잃도록 내모는 것이며, 생명을 살리는 아쿠아리우스 호의 인도적 활동에도 큰 타격을 입히는 것이다. 아쿠아리우스 호는 현재 지중해 중부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비정부 구조선이다. 국경없는의사회와 SOS 메디테라네는 이탈리아가 파나마에 근거 없는 위협을 가했다는 사실을 유럽 정부들이 분명히 밝히거나, 아쿠아리우스 호의 활동을 위해 유럽 정부들이 자국에서 선적 등록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한다.

9월 22일 토요일, 아쿠아리우스 팀은 이탈리아가 파나마에 이 구조선에 대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 파나마 당국은,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아쿠아리우스 호의) 선적 등록을 허락할 수 없다. 이 배는 파나마 정부 및 유럽 항구로 들어가는 파나마 선단에 정치적 문제를 안겨 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쿠아리우스 호는 모든 해상 규정을 준수하고, 파나마 당국이 요구하는 엄격한 기술적 사양을 따랐음에도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받았다.

국경없는의사회와 SOS 메디테라네는 이 같은 행동이 이탈리아의 의도를 여실히 드러낸다고 보고 이를 강력히 비난한다. 이 같은 조치는 사람들을 계속 바다에서 죽게 만들뿐더러 숨진 사람들의 수를 확인할 사람조차 없애 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기 때문이다.

“유럽 지도자들은 생명을 대가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채우기 위해 나날이 악랄한 전술을 쓰는 데 전혀 양심의 가책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 2년간 유럽 지도자들은 사람들이 바다에서 죽어서는 안 된다고 말해 왔지만, 그 이면에서는 위험하고 미흡한 정책들을 추구해 지중해 중부와 리비아의 인도적 위기를 심화시켰습니다. 이제 이 비극을 끝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유럽 정부들이 아쿠아리우스 호를 비롯한 구조선들의 활동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구조선들이 가장 도움이 절실한 곳에서 생명을 구조하고 위험에 처한 사람들의 상황을 알리는 역할을 지속하도록 허락해야 합니다.” _ 칼린 클레이어(Karline Kleijer) /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 총괄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지중해 중부 횡단을 시도하다가 익사한 사람은 1250명이 넘는데, 이는2015년도 대비 3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각국 당국이나 유엔 기관들이 목격하거나 기록하지 못한 경우도 있으므로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더 높을 것이다. 9월 초에 최소 100명이 익사했던 것과 같은 전복사고들의 경우, 사망자 수가 전부 보고되지 않는다.

유럽의 지원을 받는 리비아 해양경비대는 이탈리아, 몰타, 리비아 공해에서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을 가로막는 한편, 생존자들이 안전한 곳에 정박할 권리를 부정하고 있는데 이는 국제해상법과 난민법에 위배되는 것이다. 결국 취약한 이주민들은 열악한 리비아 구금센터로 송환되는데, 현재 이들 구금센터 중 몇몇은 트리폴리 분쟁지대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전투의 피해를 입고 있다.

“람페두사 비극 이후로 유럽 지도자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했고, 이탈리아는 대규모 수색 · 구조 활동에 착수했습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났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목숨을 걸고 리비아를 탈출하고 있으며, 지중해 중부의 사망률을 급속도로 치솟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유럽은 그들의 근본적인 가치를 저버릴 수 없습니다.” _ 소피 보우(Sophie Beau) / SOS 메디테라네 부회장

아쿠아리우스 팀은 지중해 중부에서 활발하게 수색 · 구조 활동을 실시하던 중 파나마 소식을 들었다. 지난 3일간 아쿠아리우스 호는 곤경에 처한 선박 2척에 구조의 손길을 내밀었고, 현재 58명의 생존자가 구조선에 승선해 있다. 구조된 사람 중 일부는 리비아에서 겪은 일들과 해상 여정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지치고 피로에 눌려 있는데, 이들은 국제해상법에 따라 시급히 안전한 곳으로 상륙시켜야 한다. 그동안 아쿠아리우스 호는 모든 해상 센터들의 규칙을 준수하고 국제 해상 협약을 따르는 가운데 완전한 투명성을 유지해 왔다.

국경없는의사회와 SOS 메디테라네는 이탈리아가 파나마에 근거 없는 위협을 가했다는 사실을 유럽 정부들이 분명히 밝히거나, 아쿠아리우스 호의 활동을 위해 유럽 정부들이 자국에서 선적 등록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