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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유엔 결핵 정상회담에 대한 국경없는의사회 입장

2018.09.27

첫 유엔 결핵 정상회담에 대한 국경없는의사회 입장

결핵에 관한 사상 첫 유엔 고위급 회담이 열린 후,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Access Campaign)의 HIV/결핵 고문 샤론안 린치(Sharonann Lynch)는 다음과 같은 성명을 내놓았다.

“이런 역사적인 회담이 지금 개최된 것은 좋은 일입니다. 현재 세계는 결핵에 맞설 보다 효과적인 새 의약품과 진단도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결핵 치료를 급격히 개선시켜 이 같은 세계 보건 비상사태의 피해를 입는 사람들의 생명을 보존할 가능성을 갖고 있습니다. 2017년 한 해에만 160만 명이 결핵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세계 지도자들은 그러나 또 다시 결핵 환자들을 우선순위에 두지 못했고 이로써 결핵과의 싸움에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쳤습니다. 유엔 회원국 193개국 중 오늘 회의에 참석한 대표는 30명도 되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중대한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국가들 중에는 결핵으로 큰 부담을 안고 있는 국가들도 많고, ‘end TB’ 활동에 기금을 지원하기로 약속해 온 국가들도 있습니다. 오늘 불참한 160여 개국 지도자들은 이를 부끄럽게 여겨야 할 것입니다.”

“카메라가 꺼지고 세계 무대에서 내려왔다고 해서 각국 대표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 지도자들은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감염병을 보다 효과적으로 퇴치하는 데 필요한 새 의료 도구 개발에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연구 단체들을 적극 동원해야 합니다. 매년 결핵에 걸리는 천만 명의 사람들은 신속하고 안전하며 간편한 치료법을 지금도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첫 유엔 결핵 정상회담 개최 … 각국 대표들, 과감한 약속 제시해야

"최신 도구 사용을 시급히 확대해 더 많은 생명을 살리고, 신속하고 안전하며 간편한 결핵 치료법을 개발해야 한다"

2018년 9월 25일, 뉴욕 — 이번 주 뉴욕에서 열리는 사상 첫 유엔 결핵 정상회담을 위해 세계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에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결핵 검사 및 치료를 확대해 더 많은 생명을 살리고, 결핵 퇴치를 위해 보다 효과적이고 간편한 도구를 개발하는 데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각국 정부에 요청했다.

지난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결핵 발생 현황을 보면, 세계적으로 가장 치명적인 감염병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여전히 빈약하고 느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7년에는 160만 명이 결핵으로 목숨을 잃었고 1000만 명이 결핵에 감염되었다. 결핵 진단과 사례 보고가 실제보다 낮다는 것은 지금도 큰 문제다. 지난 7년간 꾸준히 결핵 환자 중 3분의 1 이상은 진단을 받지 못했다.

이 같은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각국 정부가 결핵 검사 · 치료 도구의 사용을 확대하는 데 늑장을 부리기 때문이다. 일례로 WHO가 약제내성 결핵 치료에 경구용 신약 베다퀼린 사용을 처음 권고한 것은 2013년이었다. 그러나 베다퀼린을 비롯한 신약 복용은 지금도 매우 낮다. 이 약들을 통해 큰 유익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의 90% 가까이가 2017년에도 약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WHO는 모든 다제내성 결핵 환자를 위해 주사제 대신 베다퀼린을 주요 치료 도구로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주사가 필요치 않은 치료법을 더 널리 보급하기 위해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

“우리는 활동 현장에서 무분별하고 고통스러운 죽음을 너무나도 많이 목격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보다 효과적이고 부작용도 적은 최상의 결핵 검사 · 치료 도구를 아직도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9월 26일, 세계 지도자들은 세계 결핵 발생의 형세를 뒤바꿀 역사적인 기회를 갖습니다. 각국 대표는 효과적인 결핵 진단 및 치료를 위해 최신 도구의 사용을 신속히 확대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여야 합니다.” _ 가브리엘라 페를라조(Gabriella Ferlazzo) / 국경없는의사회 남부 아프리카 의료팀 결핵/HIV 자문위원

결핵 검사 · 치료에 관한 연구개발(R&D) 분야는 수십 년간 만성적인 기금 부족을 겪어 왔다. 결핵을 치료하는 대부분의 도구들은 1940년대 이후 그대로이며, 최근 50년간 새로 개발된 결핵 치료제는 2종뿐이다. 오늘날 다제내성 결핵(MDR-TB) 환자 중 올바른 진단과 치료를 받는 사람은 전체의 25%뿐이다. “운이 좋아” 치료를 시작한 사람들도 장장 2년간 이어지는 고통스러운 치료 과정을 겪어야 한다. 약 170번의 주사를 맞고 12,000정 이상의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이는 청력 상실, 정신병, 심지어 자살을 일으키는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다제내성 결핵 완치율은 전체 치료받은 사람의 55%에 그칠 정도로 아주 낮다.

베다퀼린과 같이 각국이 즉각 사용을 확대할 수 있는 새 도구들이 몇몇 있긴 하지만, 사용이 편리하고 치료 기간이 짧은 결핵 치료법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결핵 발생의 형세를 역전시키려면 성인 · 아동 환자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치료제, 신속하고 간편한 진단 도구, 효과적인 백신을 시급히 개발해야 한다.

“인류가 달에 사람을 보내고 심해를 탐사했던 것이 벌써 60여 년 전입니다. 그런데 신속하고 안전하며 간편한 결핵 치료제가 없어,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질병 중 하나인 결핵으로 고통과 사망을 당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보다 신속하고 안전하며 간편한 결핵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것은 각국의 정치적 의지입니다. 이번 주에 세계 지도자들은 굳건한 태도로 공동의 책임을 인식하고, 결핵이라는 세계 보건 비상사태에 맞서 싸우겠다는 뜻을 확실히 보여야 합니다. 그래야만 결핵으로 18초마다 한 명씩 숨지는 소중한 생명을 더 이상 잃지 않을 것입니다.” _ 샤론안 린치(Sharonann Lynch), HIV/결핵 고문 /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Access Campaign)

결핵이 초래하는 어마어마한 영향에도 불구하고, 결핵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강화하려는 각국의 의지는 너무나도 부족해, 연간 기금 부족액이 무려 13억 달러에 달할 정도였다. 이제 각국 정부는 연구 기금을 대폭 늘리고 연구 단체들을 적극 동원해야 하며, 새 협력 연구 모델을 지원하는 데에도 발벗고 나서야 한다.

“각국은 결핵 연구개발을 등한시했던 종래의 태도에서 벗어나, 뛰어난 협력 연구개발을 지원함으로써 보다 저렴한 도구들을 얻도록 해야 합니다.” _ 샤론안 린치(Sharonann Lynch), HIV/결핵 고문 / 국경없는의사회 '필수의약품 접근성 강화 캠페인'(Access Campaign)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30년간 결핵 치료 활동에 참여해 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주로 활동 현장의 국립 보건당국과 협력해 환자들을 치료해 왔고 만성 분쟁지대, 도시 빈민가, 감옥, 난민캠프, 시골 지역 등 다양한 여건 속에서 활동해 왔다. 2016년, 국경없는의사회는 약제내성 결핵 환자 2700명을 포함해 총 2만여 명의 결핵 환자들에게 치료를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