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부터 현재까지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28만 8천명이 넘는 홍역 환자가 발생했으며, 홍역으로 인한 사망자는 5,700여명이 넘었다. 세계보건기구 (WHO)에 따르면 이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홍역 확산 사례이며, 콩고민주공화국 내에서도 수 십 년 만의 최대 규모라고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홍역 발병을 멈추기 위해서는 질병이 확산되고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더 많은 자원이 신속히 투입되어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비링기(Biringi) 병원 홍역 병동에서 의료팀이 오전 회진을 하는 동안 은고테 마말리(Ngote Mamali)가 홍역을 앓고 있는 7개월 아들 바라카 와툼(Baraka Wathum)을 안고 있다. ©ALEXIS HUGUET
홍역은 전염성이 매우 높은 질병으로,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 현재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평균적으로 홍역 환자 한 명으로부터 2-3명이 감염된다. 홍역에 한번 감염되면 특정한 치료법은 없으나, 체계적인 예방접종은 새로운 환자 발생을 방지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예방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는 홍역 예방접종을 통해 영아사망률을 50%로 낮출 수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홍역 확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백신이나 예방접종 실시 기관이 부족하거나 보건 시설에의 접근성이 낮아 예방접종률이 매우 낮다. 뿐만 아니라, 국가 내 홍역 백신의 재고가 부족한 것도 요인 중 하나며, 접종 시점까지 백신을 적정한 온도에 보관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이것은 백신의 효과를 현저히 떨어뜨린다. 또한, 백신을 최종 목적지까지 운송하는데도 제약이 따른다. 필요는 막대하나 국가의 예방접종 프로그램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19년, 홍역은 콩고민주공화국의 26개 주 전체에 퍼졌다.
확산이 줄어들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11월 마지막 주 9,605건의 새로운 환자가 보고됐고, 이것은 연초 이후 가장 많은 수다. 사망률도 전년 대비 두 배로 올라 2%를 초과했다. 사망자의 73%가 5세 미만 아동이다.
2019년 11월 6일 콩고민주공화국 동북부 이투리 주 비링기 병원 홍역 병동 담당 의사 장 폴 카솔와 하라카(Jean-Paul Kasolwa Haraka)가 홍역 환자인 세 살 모라쿠 타브후(Moraku Tabhu)를 진찰하고 있다. 모라쿠는 한달 전 12개월 된 여동생 그레이스 타브후 (Grace Tabhu)에게서 홍역이 전염됐다. 그레이스는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치료를 받고 10월 완치됐다. ©ALEXIS HUGUET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보고 되지 않은 홍역 환자도 많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홍역이 새로운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감지하고 신속히 개입하기 위해 감시 전략을 수립했다. 바스-우엘레 (Bas-Uélé)주 비아다나(Viadana)같은 경우 12월 초 보고된 환자 수가 급증하자 소규모 팀이 지역을 방문해 상황을 조사했다. 실제 현장에서 본 환자 수는 보고된 수보다 훨씬 많았다. 전교생 300명 규모의 학교에서 100명 넘는 학생이 홍역에 걸린 경우도 있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홍역에 걸린 학생들을 위해 의료 지원을 즉각 시작하고, 예방접종을 진행했다.
콩고민주공화국 동남부 과거 카탕가의 4개 주에서도 유사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지역에서 홍역과 풍진 의심 사례를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해 10월 ‘감시’ 현장과 지역으로 분산된 실험실을 구축했다. 이전에는 샘플을 수도 킨샤사(Kinshasa)까지 보내야 했기 때문에, 검사에 수개월이 걸렸다.
“홍역 유행이 선포됐을 때, 확산을 멈추기 위해서는 치료와 예방접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11월 중순 콩고 보건부는 전국적으로 홍역 추가접종을 시작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계속해서 환자에게 양질의 치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써는 인도적 의료 대응보다 홍역 유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_국경없는의사회 콩고민주공화국 현장 책임자 알렉스 웨이드 (Alex Wade)
국경없는의사회는 바콩고 주 (Kongo Central)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보건부를 지원하기 위해 12월 13일 주도이자 콩고민주공화국의 주요 항구 마타디(Matadi)시에 위치한 종합병원에 홍역 합병증 치료 센터를 열었다. 한 주전에는 다른 팀이 서쪽으로 몇 시간 떨어진 해안 도시 무안다(Muanda)에 유사한 센터를 열었다. 두 치료 센터는 모두 문을 연지 며칠 지나지 않아 환자가 몰렸고, 더 큰 건물로 이동해야 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치료 센터에서 말라리아나 영양실조 같은 다른 홍역 관련 병리현상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 질병은 홍역 사망률을 높이는 데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치료 키트 배급과 신규 사례 감시 및 감지를 강화를 통해, 인근 보건 구역에서 발생하는 경미 환자 관리도 지원하고 있다. 치료 시설로 이송이 필요한 환자에게는 무료 이송을 제공하고 있다.
비링기 병원 홍역 병동에 입원한 홍역 환자 모라쿠. ©ALEXIS HUGUET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2018년부터 콩고민주공화국 이투리(Ituri), 오트 우엘레와 바스 우엘레(Haut-Uélé, Bas-Uélé) 트쇼포(Tshopo), 카사이(Kasai), 마이-은돔베(Mai-Ndombe), 크윌루(Kwilu), 남우방기(Sud Ubangi)주 등 지역에서 홍역 환자에게 치료를 제공하고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2018년 1월부터 2019년 10월 사이 총 46,870명의 환자를 치료했으며, 54개의 보건 구역에서 아동 1,461,550명에게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콩고 보건부와 협력해 에볼라 발병이 계속되어 다른 질병에 대한 예방접종률이 현저히 낮아진 지역에서 홍역 예방접종을 강화하기 위한 활동도 지원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예방접종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콩고 보건부가 추가 접종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홍역 발병이 계속되고 있는 보건 구역이 많습니다. 홍역 유행의 진행과정에 대해 더욱 자세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예방접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봐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예방접종 과정은 향후에도 의료적 필요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예방접종을 받지 못한 5세 이상 아동에게서 영향이 심각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인도주의 단체와 대응 기관들이 콩고 보건부가 홍역 유행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모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미 너무 많은 아이들이 간단히 예방할 수 있는 이 질병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_알렉스 웨이드
국경없는의사회는 1981년부터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활동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질병률 및 사망률을 낮추는 것을 주요 목표로, 보건 및 인도주의적 위기 (전염병, 유행병, 실향민, 자연재해 등) 가운데 있는 지역 주민의 필요에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