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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 코로나19에 가려진 홍역 위기

2020.05.28

세 살 엠비사(Mbisa)는 홍역으로 인한 열, 발진, 구강염을 앓고 있다. 아기는 결핵 증상도 있는데  영양실조 증상도 보이고 있다. 홍역으로  증상이 발현됐다. © MSF/Caroline Thirion
현재 전 세계의 관심이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 나타나기 시작한 코로나19에 집중되어 있지만, ‘홍역’은 콩고민주공화국을 비롯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에서도 여전히 많은 아이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에볼라와도 싸우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은 2019년 6월 공식적으로 ‘홍역 유행’을 선언했다. 

콩고민주공화국,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에서 수십만 명의 아동이 홍역에 걸리고, 수 천명이 사망했다.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집에서 사망하거나 전통 치료사에게만 치료받는 경우도 많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동부에서 발병한 에볼라에 가려 홍역 대응이 시작부터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2019년 6월 마침내 유행이 공식적으로 선언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렸고, 당국이 준비한 예방접종 캠페인은 지연되고, 조정 문제도 있었으며, 협력기관의 지원도 부족했다. 대부분 에볼라 대응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이때 예방접종을 놓친 아이들을 위한 추가 예방접종 캠페인 또한 반복적으로 지연되다 2019년 말이 되어서야 실시됐다.

이 모든 요인으로 인해 홍역은 콩고민주공화국에 큰 피해를 입혔고, 현재 홍역 유행은 콩고민주공화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유행이 되었고, 현재 그 규모가 세계 최대다.

"현재 전체 환자 수는 줄었으나 유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부 지역은 보고된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조치가 시급한 보건 구역이 약 100 곳입니다. 올해 1월부터 이미 5만 명이 감염되고 600명이 사망했다고 공식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국가의 홍역 대응 계획에는 현재 환자 및 사망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지역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_ 임마뉴엘 램퍼트(Emmanuel Lampaert) 국경없는의사회 콩고민주공화국 현장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2020년 오트 우엘레(Haut-Uélé) 에서 콩고 센트럴(Kongo Central), 북 우방기(Ubangi), 남 키부(Kivu)까지 콩고민주공화국 10여 개 지역에 배치되었다. 올해에만 26만 명 이상의 아동에게 홍역 예방접종을 실시했고, 17,500명을 치료했다. 지난해에는 81만 6000명의 아동을 예방접종하고 5만여 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여러 외진 지역의 주민들은 홍역이나 말라리아, 설사, 호흡기 감염과 같은 '소리 없는’ 사망 원인 질병이 얼마나 큰 피해를 초래하는지 잘 알고 있다. 

"필요는 매우 크나 각 보건소의 의약품 공급에 문제가 있습니다. 보건 시설에 있는 적은 의약품으로는 모든 필요를 채울 수 없습니다." _ 제데온 무샤디(Gédéon Mushadi) 보건 구역 수석 의사

알폰시네 에키마(Alphonsine Ekima, 43)는 홍역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사람 중 하나이다. 6주 전 알폰시네는 세 살된 딸 마리를 홍역으로 잃었다. 같은 날 마리의 사촌도 홍역으로 사망했다. 마리는 알폰시네가 홍역으로 잃은 네 번째 아이다. 

이렇듯 콩고민주공화국은 이미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으나 최근 코로나19는 아동들이 홍역 예방접종을 받는데 또 다른 장벽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를 위한 예방 조치는 지역사회와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이며, 특히 의료 서비스가 매우 제한적인 콩고민주공화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더욱 중요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이런 조치들이 백신을 운반하거나 전담 팀을 구성하고 예방접종 캠페인을 실행하는 등 전반적인 홍역 대응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장애물들이 홍역 유행을 통제하려는 노력에 영향을 줍니다. 예방접종 지연과 다른 장벽들이 홍역이 계속 확산하는 위험을 증가시키며 더 많은 아동 사망을 초래합니다. 똑같은 일이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때도 벌어졌는데, 홍역 예방접종 활동이 차질을 빚으며 홍역이 재유행한 일이 있었습니다.” _임마뉴엘 램퍼트 국경없는의사회 콩고민주공화국 현장 코디네이터

보소 만지 보건 구역 마을 사람들이 홍역 예방 접종을 위해 자녀를 등록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당국 보건부가 예방 접종 캠페인을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는 많은 홍역 환자가 발생했고,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2월 팀을 급파해 새로운 예방접종 캠페인과 환자 진료를 지원하고 있다. © MSF/Caroline Thirion

보소 만지 보건 구역에 있는 마카오족이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증진팀이 진행한 인식개선 활동에 참여했다. 이 보건 구역은 홍역 유행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보건증진팀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며칠 후 국경없는의사회가 보건부와 협력해 실시한 대규모 홍역 예방접종 캠페인에 참여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 MSF/Caroline Thirion

 

홍역으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접근이 매우 어려운 콩고민주공화국 북부 몬갈라(Mongala) 주 보소 만지(Boso Manzi)로 오토바이를 통해 홍역 백신을 운반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20년 2월 이곳에 긴급 구호팀을 보내 치료 및 예방접종 활동을 진행했다. © MSF/Caroline Thirion

 

현재 모든 관심이 코로나19의 위협에 집중된 가운데,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콩고민주공화국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홍역 및 기타 보건 위기에 계속해서 대응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접근법을 조율하고 대응을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에만 집중하는 것이 다른 주요 보건 위기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예방접종이나 영양 지원, 말라리아 예방 활동을 줄이면 이것은 또 다른 위기로 이어져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입니다. 다른 보건 위기를 방치하면 앞으로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_임마뉴엘 램퍼트 국경없는의사회 콩고민주공화국 현장 코디네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