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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화재로 전소한 모리아 난민캠프 "난민은 거리로 내몰렸습니다"

2020.09.10

지난 9월 8일 밤 그리스 레스보스섬의 모리아 난민 캠프에서 화재가 발생해 1만2천 명에 가까운 난민이 강제 대피했다. 사망자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난민 캠프는 거의 전소했고 난민들은 갈 곳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국경없는의사회(MSF)는 그리스와 유럽연합 국가에 즉시 난민을 섬 밖으로 안전하게 대피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9월 8일 밤 그리스 레스보스섬 모리아 난민 캠프에서 화재가 발생해 캠프 전체가 불에 타고, 1만2천 명이 대피했다. 난민들은 현재 머무를 곳이 없는 상태로 거리로 내몰렸다. © MSF

9월 8일 밤 그리스 레스보스섬 모리아 난민 캠프에서 발생한 화재는 캠프 전체에 번졌다. © MSF

"우리는 모리아 난민 캠프에 밤새 불이 급속히 번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온 사방이 화염에 휩싸여 사람들은 방향도 모른 채 황급히 빠져나갔습니다. 아이들은 겁에 질렸고 부모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우리는 지금 이들의 필요에 긴급히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_마르코 산드로네(Marco Sandrone) / 국경없는의사회 레스보스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 소아 병원을 비롯해 난민들과 망명 신청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의료 서비스는 중단된 상태다.  

5년 가까이 열악한 환경에 사람들을 가두어 온 것이 긴장과 절망으로 이어졌다. 이는 또한 지난 5개월 동안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봉쇄조치로 더욱 심화되었다. 봉쇄조치는 코로나19 유행 통제를 위한 공중보건 조치로서 정당화되었으나, 성급한 결정이었다. 최근 난민 캠프 내에서 코로나19 양성 사례가 확인된 데 이어 난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그리스 보건 및 이주 당국에 모리아를 위한 적절한 코로나19 대응 계획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서로 간의 협업을 중시하고 환자와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존엄성을 보장할 수 있는 계획을 요구했다.

"그리스 당국은 이러한 대응을 시행하지 못했고, 유럽연합과 회원국들은 책임을 부인하며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유럽과 그리스의 이주정책으로 수년간 계속된 고통과 폭력이 이번 화재로 이어졌으며, 이제는 모리아의 잿더미에서 이와 같은 비인간적인 봉쇄 정책이 다시 시작되지 않기를 바랄 수밖에 없습니다."_ 오렐리 폰티외(Aurelie Ponthieu) 국경없는의사회 실향민 인도적 지원 자문

국경없는의사회는 그리스 당국에 긴급 대응 계획을 즉각 마련하고 모든 사람들을 그리스 본토나 다른 유럽 국가의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킬 것을 촉구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긴급 대응 활동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9월 8일 밤 그리스 레스보스섬 모리아 난민 캠프에서 화재가 발생해 캠프 전체가 불에 타고, 1만2천명이 대피했다. 난민들은 현재 머무를 곳이 없는 상태로 거리로 내몰렸다. © MSF

9월 8일 밤 그리스 레스보스섬 모리아 난민 캠프에서 화재가 발생해 캠프 전체가 불에 타고, 1만2천 명이 대피했다. 난민들은 현재 머무를 곳이 없는 상태로 거리로 내몰렸다. © MS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