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현장소식

키리바시: 남태평양 섬나라의 기후·보건위기

2023.05.15

남태평양 섬나라 키리바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외진 곳에 지리적으로 산재돼 있는 국가 중 하나다. 기후 위기에 가장 취약한 곳들 중 하나기도 하다.   

남타라와(South Tarawa) 섬 해변에 면하고 있는 한 거주지의 가족은 높아진 파고 때문에 집을 고지대로 옮겨야 했다. ©MSF/Nicolette Jackson

키리바시는 기온 및 해수면 온도 상승, 태풍 및 강풍, 침식, 가뭄, 홍수 등 기상이변에 시달린다. 이러한 기후 및 환경 변화는 부상이나 질병 창궐, 영양실조 등을 야기해 거주민 건강에 직간접적인 위험 요소가 된다.

우물물에도 점점 염분이 늘어나 더는 마실 수가 없습니다. 담수가 부족하면 지역사회 위생 관리에도 문제가 되고, 설사나 피부병 위험도 높아집니다. 식량 재배도 어려워지고요.” – 국경없는의사회 소아과 의사 조 클라크(Jo Clarke)

남타라와 섬 병원 소아과 병동에서 키리바시 보건부 동료들과 근무중인 국경없는의사회 소아과 의사 조 클라크 ©MSF/Nicolette Jackson

만성적 질병부담 

식량 및 식수 부족도 문제다. 키리바티에서는 과일이나 채소를 재배하기 어려워 대부분 당분과 지방 함유량이 높은 수입식품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성인 비만율이 매우 높고 2형 당뇨 등 식단과 관련된 비전염성 질병을 앓는 환자가 많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영양 실조 아동 환자가 늘어나는 현상 역시 목격하고 있다.

키리바시는 질병부담이 높은 국가로 결핵이나 한센병과 같은 전염성 질환 유병률이 태평양 국가 중 높은 축에 속한다. 2형 당뇨로 인한 조기사망이 저중소득국 중 두 번째로 높고 영아사망률 또한 굉장히 높은 편이다. 

테오케아(Teokea)는 당뇨를 앓는 임신부다. 남타라와 섬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병동으로 전원됐다. ©MSF/Nicolette Jackson

크기의 문제 

키리바시 인구는 12만 명에 불과하며 그중 절반은 수도 타라와(Tarawa)가 있는 남타라와(South Tawara) 섬에 거주한다. 나머지 인구는 총 33개에 달하는 외곽 섬들에 거주한다. 따라서 정부가 종합적 의료를 제공하기 어렵다.

설상가상으로 의약품 접근성 또한 차단돼 있어 필요할 때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예컨대 영양실조 아동을 위한 치료식인 F75와 F100 우유를 유럽에서 들여왔을때는 키리바시에 도착하기까지 8개월이 소요돼 이미 유통기한이 지난 상태였다. 

공중에서 바라본 북/남타라와섬 사이 해협 ©MSF/Karim Eldib

또다른 문제는 바로 의료진 부족이다. 지난 12개월 동안 호주 및 뉴질랜드의 노동 이민 정책으로 전문 간호 인력이 30명이나 키리바시를 떠났으며, 의사들도 취업 기회를 찾아 타국으로 이주하는 실정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키리바시의 모성 및 소아 의료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키리바시 보건부와 협력하여 2022년 10월부터 키리바시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