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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국경없는의사회, 유엔 안보리에서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 촉구

2024.02.26

국경없는의사회 사무총장,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가자지구 내 휴전을 위한 긴급 조치 촉구

2월 22일(현지시각), 크리스토퍼 록이어(Christopher Lockyear) 국경없는의사회 사무총장이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UNSC, 이하 ‘유엔 안보리’)에서 가자지구 내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가자지구 상황을 의제로 매달 개최되는 이번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록이어 사무총장은 연설을 통해 의료시설, 직원, 환자의 완전한 보호 조치 또한 촉구했다.

록이어 사무총장은 “회의와 결의안 표결이 수차례 되풀이되었지만 해당 이사회는 가자지구 분쟁에 실제적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이 가자지구 상황을 두고 숙고하며 지체되는 시간 속에서 민간인들이 죽어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가자지구에서 발생하는 죽음, 파괴, 강제 이주는 민간인들의 생명을 철저히 무시하는 군사 및 정치적 선택의 결과입니다. 이와 매우 다른 선택이 가능했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라며 가자지구 내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가자지구 내 휴전을 촉구하는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사무총장 크리스토퍼 록이어. 2024년 2월. ©UN Photo/Loey Felipe

4개월 이상 지속된 전쟁 이후,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주민 약 30,000명이 이스라엘군의 끊임없는 폭격 및 공격으로 살해되었다. 가자지구 인구의 약 75%에 달하는 170만여 명이 강제로 피난길에 올랐으며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에 머물면서 상처가 감염되고 질병에 걸렸다. 의료시설조차 존중받지 못하고 군사 공격에서 안전하지 못한 가운데 가자지구에서 의료 지원을 제공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록이어 사무총장은 “우리 환자들은 끔찍한 부상, 절단, 사지 골절, 중증 화상을 겪었습니다. 전문 치료와 장기간의 집중 재활이 필요합니다. 의료진들이 전쟁터나 파괴된 병원에서 부상 환자들을 치료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외과의들이 환자들의 출혈을 멈추기 위해 필요한 간단한 거즈조차 동나고 있습니다. 이미 한 번 사용한 거즈에서 피를 짜내고 세척한 뒤 살균 처리를 해서 다음 환자에게 재사용하는 실정입니다”라며 가자지구 내 의료진들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전했다.

미국이 유엔 안보리의 가자지구 휴전 요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2월 20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 탱크가 칸 유니스(Khan Younis) 소재 알 마와시(Al-Mawasi) 내 국경없는의사회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진 국경없는의사회 직원 대피소를 공격하면서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의 아내와 그 아들의 아내가 사망했고, 이외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최대 의료시설인 나세르 병원(Nasser Hospital)에 대피령을 내리고 습격을 단행했다. 강제로 병원을 떠나야 했던 이들은 이제 갈 곳을 잃었다. 이들은 대부분 파괴된 가자지구 북부로 돌아갈 수도 없고, 이스라엘군이 공습을 단행하고 대규모 지상군 투입 계획을 발표한 남쪽 라파도 안전하지 않다.

알 마와시 소재 국경없는의사회 직원 대피소 내부가 총탄 흔적으로 뒤덮인 모습. 2024년 2월. ©Mohammed Abed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래,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과 환자들은 가자지구 내 9개의 의료시설에서 강제로 대피해야 했다. 총 5명의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이 사망했다. 극심한 폭격, 포격, 전투로 인해 의료 지원을 제공하고 구명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록이어 사무총장은 “국제 인도법을 이렇게 무시해버린 결과는 가자지구 너머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며 우리는 공동으로 무거운 양심의 가책을 오래도록 느끼게 될 것"이라며, “이 상황은 정치적 게으름에 그치지 않고 공모자들이 되어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엠마 캠벨(Dr. Emma Campbell)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사무총장은 "폭격이 계속되고 강제로 대피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인도적 지원 제공은 거의 불가능하다. 가자지구에서 펼쳐지는 인도적 재앙 상황을 멈추는 유일한 방법은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휴전”이라고 강조하며 “한국이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선출된 만큼 가자 분쟁 휴전 촉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이 안보리 회원국으로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서 국제인도법에 규정된 대로 가자지구 민간인 및 의료진, 의료시설 보호 보장을 지원해 주기를 요청합니다. 가자지구 사람들은 집, 사랑하는 사람들, 기초적 생활 및 안전에 필요한 모든 것을 잃은 상태입니다. 이렇게 인도적 수요가 엄청난 상황에서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즉각적이고 지속적 휴전뿐입니다.”_엠마 캠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