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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라리온: 임신부가 너무 늦기 전에 병원에 닿도록 지원

2023.09.27

진통이 시작하고 가장 가까운 보건소로 이동했는데, 중간에 배 속에 있는 쌍둥이 중 한 명이 나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망고나무 아래에서 옷을 바닥에 깔고 혼자서 아기를 낳았어요. 둘째 아이는 같은 망고나무 아래에서 전통 조산사의 도움을 받아서 낳았습니다. 그리고 조산사가 오토바이 택시를 불러서 저랑 쌍둥이를 항가(Hangha)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모자병원으로 데려갔는데, 그때 출혈이 매우 심해서 병원에서 2파인트를 수혈받았죠. 이후로 저와 아이들은 괜찮아졌어요.”_무사 야야(Musa Yahyah) 

금세기 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2020년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10만 건의 출산 당 443건의 모성 사망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시에라리온은 여전히 출산 중 모성 사망 건수가 세계에서 18번째로 가장 높은 국가다. 시에라리온의 많은 여성이 의료시설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시골에 살고 있으며, 병원에 가기 위한 비싼 교통비를 감당하지 못한다. 여기에 열악한 도로 환경, 전국적 구급차 부족 상태, 적절한 환자 이송 체계 부재 때문에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출산 중에 합병증을 겪는 임신부가 병원에 도착할 때쯤에는 이미 너무 늦었을 가능성이 높다.

톤콜릴리 지역 한 보건소 앞 임신부와 수유모 환자들이 검진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Saidu Bah

이송이 늦어지면 목숨이 위태로워집니다. 일부 합병증은 산과적 응급 상황을 겪는 여성이 의료시설에 제때 도착하면 피할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다마(Daama) 마을에서 온 임신부 환자가 있었는데, 너무 늦게 이송됐었죠. 의사들이 초음파 검사를 했을 때 아기의 심장은 멈춘 상태였습니다. 환자는 빈혈이 심했고 위독한 상태였어요.”_아마두 무사(Amadu Musa) / 국경없는의사회 케네마(Kenema) 항가 모자병원 간호사 

케네마(Kenema) 지역의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임산부를 대상으로 응급 제왕절개 및 기타 구명 수술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시에라리온 톤콜릴리(Tonkolili) 행정구역의 마일91(Mile91) 및 마그부라카(Magburaka) 지역 두 곳에서도 활동하며 현지 의료 인력이 모성 및 소아 의료 응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올해 1~7월,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케네마·마일91·마그부라카에서 505건의 응급 제왕절개를 포함한 총 3,326건의 출산을 지원했다.

또한, 시에라리온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응급 치료가 필요한 모성 및 아이들이 병원에 최대한 빠르게 도착할 수 있도록 구급차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마그부라카 지역 병원 모성 병동 앞에 주차되어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구급차 ©Saidu Bah

합병증을 겪는 임신부를 지역 진료소에서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한 구급차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모성 및 신생아 사망을 줄이고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이송 시스템이 중요하고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_케네디 우아디알레(Kennedy Uadiale) /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2023년 1-7월에 국경없는의사회는 구급차 8대를 운영하면서 372명의 임산부를 태어난 아기와 함께 병원으로 이송하여 응급 치료를 제공했다. 이 환자들은 임신성 고혈압 및 산후 출혈, 임신부 빈혈, 분만전 출혈 등 다양한 치명적 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오토바이 택시만이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이기 때문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병원에 오는 여성에게는 교통비 배상을 통해 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 7월까지 900건의 교통비를 지원했다. 

시에라리온 남부에 위치한 모얌바구(Moyamba) 주민인 우모 은가만가(Umo Ngamanga, 18세)는 가장 가까운 보건소에 제때 갈 수 없어 집에서 첫째 아이를 낳았다.  

밤부터 진통을 느끼기 시작했는데, 10km 떨어진 포인두(Foindu)  보건소에 가려면 강도 건너고 두 시간 동안 걸어야 했어요. 아기가 젖을 못 먹고 열이 나서 다음날 포인두로 데려갔습니다. 아기는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히니스타스(Hinistas)  보건소로 즉시 이송되었고, 거기서는 국경없는의사회 구급차로 마그부라카 병원으로 이송됐어요. 아기는 치료받고 상태가 호전돼서 다시 집으로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_우모 은가만가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인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보건소로 향하고 있는 임신부 은가만가와 그 남자형제 ©Saidu Bah

국경없는의사회는 케네마 지역에서 전통 조산사가 임부 및 위험 징후를 모니터링하고, 임신부가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가장 가까운 보건소로 안내하고, 보다 정밀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병원에 이송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 구급차를 부를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했다. 

시에라리온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제공하는 모성 및 아동 지원 활동도 중요하지만, 지난 23년간 이룬 진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시에라리온의 보건 프로그램에는 국가 응급 의료 서비스 (National Emergency Medical Services, NEMS) 구급차를 운영하기 위한 인력 및 유지관리, 연료비 마련 등의 노력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또한, 환자들을 집에서 가장 가까운 의료시설로 응급 이송하기 위한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한데, 이 문제가 환자들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가장 큰 방해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보건위생부와 보건·개발 파트너 및 이해관계자들이 응급 이송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써주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_모하메드 모르키드(Mohamed Morchid) / 국경없는의사회 시에라리온 현장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톤콜릴리의 마일91 및 마그부라카 지역에서 보건위생부와 협력하여 현지 보건소 및 마그부라카 병원 내 모성 및 아동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케네마 지역의 경우, 2019년에 항가 모자병원을 완공하여 종합적인 산과 및 신생아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봄발리(Bombali)에 위치한 마케니(Makeni) 지역 병원에서는 약제내성 결핵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986년부터 시에라리온에서 활동을 전개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