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Tegucigalpa)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극심한 폭력에 노출되어 있고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취약 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 테구시갈파 거리는 고요해 보인다. 하지만 온두라스의 살인 사건 발생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이러한 높은 통계의 주 원인은 마약 밀매인데 미국에서 소비되는 코카인 대부분이 이 지역을 통해서 운반된다. 마약 거래에 관련된 폭력조직이 기업들을 갈취하고,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살벌한 세력 다툼을 벌인다.
국경없는의사회 조사결과 - 폭력 피해 59%, 성폭력 피해 45%
국경없는의사회는 “유행성 폭력”의 희생자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현장활동가 하비에르 리오 나바호(Javier Rio Navarro)는 테구시갈파 거리에서 폭력 노출 정도에 대한 예비조사를 실시했다. 그는 이곳에서는 “마약 관련 여부를 떠나서 어떤 문제든 해결할 때 폭력이 주요 전략” 이라고 말했다.
특히 거리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18세 이하 청소년들이 피해자이다. 2010 국경없는의사회 예비조사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동안 청소년 중 거의 59%가 물리적 폭력을 겪었다고 답했으며 45%는 성폭력 피해자라고 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가해자 기소를 거부했는데 이들이 당국을 신뢰하지 못하거나 기소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었다.
노숙자 설득해 치료
인도주의 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젊은 노숙인들을 위한 쉼터를 관리했다. 그 후 활동을 확대해서 응급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폭력의 희생자들을 지원했다. 폭력에 가장 취약한 노숙자들과 폭력조직이 통제하는 지역 거주민들도 포함된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2011년 3월 말부터 매일 폭력 사태가 가장 심각하고 빈곤한 지역 거리를 모니터하고 있다.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없거나 심지어 접근할 힘이나 의지도 없이 거리에서 근근이 연명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이 유기용제, 코카인, 마약, 알코올 중독자인 이들은 쓰레기 분리수거나 재활용, 마약 판매나 자신의 신체 장기 판매로 겨우 살아간다.
활동을 시작하고 1년 후,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들은 초기 단계의 성공은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온두라스 프로그램 감독이자 현장 방문에서 얼마 전 돌아온 구스타보 페르난데즈(Gustavo Fernandez) 박사는 “우리는 노숙자들의 신뢰를 얻었으며 치료를 받도록 어렵게 설득할 수 있었으며, 이는 진일보”라고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활동하는 지역에서는 거주민 95,000명 중 약 9,000명 정도가 폭력 희생자로 추산된다.
의사들은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진단하고 부상을 봉합해주거나 붕대를 감는 등 응급처치를 한다. 심리학자들은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 중병이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은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하는 다른 의료 시설 4곳에 보내진다. 그 의료 시설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의사들과 심리학자들은 신체적, 정신적 폭력이나 성폭력에 대한 추가 치료를 하고 치료 기간 동안 환자들을 지원한다.
여전히 남아 있는 어려움
하지만 국경없는의사회는 응급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상황에서 온두라스 보건 제도의 취약점에 부딪친다. 앰뷸런스는 더 이상 가장 위험한 동네에는 진입하지 않으며 테구시갈파에 있는 유일한 공공 응급실은 포화상태이다.
일부 의료 센터는 폭력조직이 요구하는 ‘세금’을 감당할 수 없어서 문을 닫았고 안전을 담보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직원들은 의료 시설을 떠난다.
성폭력 피해자를 치료할 제도는 사실 상 없다. 온두라스에는 국가차원의 치료 규약이 없고 사후피임약은 2009년부터 금지되었다. 환자들은 경찰과 폭력조직을 두려워 치료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 의사들은 모든 의료 사례를 형사 사법제도에 알려야 하는데 이로 인해 환자들이 HIV/에이즈와 다른 성병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즉각적인 치료를 받기를 꺼려한다.
국경없는의사회 종합 이동 진료팀은 2012년 1월부터 9월까지 테구시갈파 거리에서 정신 건강 상담 850건 포함 방문 치료 4,500건을 진행했다. 또한 성폭력 피해자 68명을 포함해서 파악된 폭력 피해자 약 600명을 치료하거나 다른 병원으로 이송했다.
온두라스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살인율을 가지고 있으며, 테구시갈파는 폭력, 빈곤, 무주택, 성폭행 등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