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현장소식

시리아: 인도주의적 지원 봉쇄 폐지해야

2013.09.25

국경없는의사회 시리아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장-에르베 브라돌(Jean-Hervé Bradol),
국경없는의사회 프랑스지부 회장 메고 테지안(Mego Terzian)

시리아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임시 병원 ©Robin Meldrum/ MSF
현재 시리아 관련 국제적 논의는 대부분 다마스쿠스 동쪽 알 구타(al Ghouta) 지역에서 최근 있었던 화학무기 공격에 집중되어 있다. 한편 이 지역의 주민들은 매일같이 이어지는 폭격과 봉쇄 때문에 생존에 필수적인 식량과 의약품을 구하지 못하는 상태에 놓여있다. 인도주의적 지원은 국제 협상의 의제에조차 오르지 못하는 실정이다.

시리아 위기를 둘러싼 외교활동은 활발한 반면, 시리아 국민을 대상으로 구명 지원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계획은 부재하다. 대량살상무기의 사용은 시리아 내전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음을 알렸으며 전 세계적으로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화학무기 이외의 다른 수단에 의한 민간인 수만 명의 죽음, 필수 인도주의적 지원에서 소외된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받아들이는 듯하다.

지난 2년 동안, 시리아 정부는 유엔과 국제적십자위원회가 제공한 막대한 국제 인도주의적 지원을 선택적으로 배포했다. 또한 정부는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의 주민들에 대한 의료 지원 공급을 막고 있다. 이들 지역은 집중적인 폭격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일반인에서부터 의사에 이르기까지 지역 주민을 돕고자 애쓰는 모든 사람들은 물론 보건 시설도 공격을 받고 있다. 며칠 전에도 시리아 북부 알 밥(al Bab)의 한 야전병원이 시리아 공군의 폭격을 당해 9명의 환자와 2명의 의료진이 목숨을 잃었다.

무장반군 중에도 일반 시리아 국민, 구호 활동가, 기자, 전쟁포로 등을 대상으로 한 범죄 행위에 가담한 이들이 있다. 반군 측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부인하지만 폭력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미 심각하게 부족한 인도주의적 지원 분배에 지속적인 장애물이 되고 있다. 반군 역시 민간인, 기자, 구호 활동가의 안전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웃 국가들이 2백만 명 이상의 난민을 관대하게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폭력 사태를 피해 시리아를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은 국경을 넘는 과정에서 지대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으며 국경을 넘는데 성공한 후에도 불안하고 궁핍한 삶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각 국가 및 국제기구에 시리아 국민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최우선 순위로 삼을 것을 촉구한다. 그 첫 단계로, 화학무기에 노출된 바 있으며 오늘도 공습과 봉쇄 정책에 희생되고 있는 다마스쿠스 동쪽 교외 지역을 시작으로, 반군 장악 지역에 거주하는 시리아인들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봉쇄가 철폐되어야 한다. 또한, 모든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유엔 기구, 국제적십자위원회 그리고 비정부기구가 시리아에서든 이웃 국가에서든 관계없이 시리아 국민에게 긴급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시리아 정부 및 반군의 동맹국들은 각 측이 민간인, 기자, 구호 활동가들의 안전 보장을 약속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로서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보복이나 무력 개입에 관한 입장 표명은 우리의 몫이 아니다. 다만 도움을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지원이 돌아가지 못하고 있음이 명백할 때 이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분명 우리의 의무이다.

* 본 기고문은 9월 17일자 프랑스 신문 “Le Monde”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www.lemonde.fr/idees/article/2013/09/17/syrie-levons-le-blocus-humanitaire_3479362_323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