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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시리아 내전의 폭격으로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민간인들

2013.12.18

계속되는 시리아 내전으로 시리아의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거나, 운 좋게 살아남더라도 심각한 외상을 입고 있습니다. 요르단과 접경 지대인 시리아 다라에서 폭격으로 부상을 입은 사람들이 요르단의 국경 근처 지역인 람사로 이송되고 있는데 팔, 다리 절단 등 5번까지 이르는 여러 차례의 수술을 거치고 나서도 이들의 회복은 요원합니다. 이들 내전의 피해자들은 몸의 상처만이 아니라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기 때문입니다.
알-람사 병원에서 응급 수술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환자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저는 차에 두고 온 물건을 가지러 가고 있었는데 그때 하늘에서 폭탄이 투하되는 소리를 들었어요. 즉시 안으로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어떤 행동도 하기 전에 폭탄이 떨어졌어요. 거의 1분 동안은 숨도 쉴 수가 없었어요. 겨우 숨이 트이고 목소리가 나올 때쯤 소리를 지르며 아빠를 불렀어요. 아빠가 저를 야전 병원으로 데려갔고, 그 이후로는 아무런 기억이 없어요. 다만 너무 아팠어요.”

국경없는의사회의 치료를 받은 12살의 시리아 난민 어린이. 이 아이는 두 다리를 잃었다.

요르단 북부 람사(Ramtha)는 치열한 전투가 종종 벌어지는 시리아 남부의 다라(Daraa) 지방과 맞닿아 있다. 요르단으로 내려오는 내전 부상자 대부분은 국경에서 5km가량 떨어져 있는 요르단 보건부 산하 알-람사 병원으로 이송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알-람사 병원에서 2013년 9월부터 응급 수술 프로그램을 시작하여 현재2개의 수술실과 회복실, 33개 병상을 갖춘 2개 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9월에 활동을 개시한 이후로, 국경없는의사회는 환자 140명 이상에게 309회의 수술을 집도하여 생명을 살리고 있다. 수술을 받은 환자는 복합적인 절단이 필요하거나 복부, 흉부 등에 심각한 외상을 입은 사람들이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수술 말고도 물리 치료와 심리 치료, 입원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 미사일 폭격으로 전신에 부상을 입고 알-람사 병원에서 치료 중인 21세 시리아 남성

시리아 다라에서 온 41세 남성이 폭격을 당한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저는 4명의 딸아이와 2명의 아들이 있습니다. 5시쯤에 우리는 친구들과 집 앞 마당에서 담소를 나누다 기도하러 가려고 했죠. 5분 뒤 근처에서 폭격이 시작됐어요.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고 우는 것을 봤습니다. 우리는 응급조치라도 해주고 싶어 사람들 곁으로 갔는데, 그 와중에 또 다른 포탄이 떨어졌습니다. 저는 정신을 잃었고, 깨어보니 요르단에 와 있었습니다. 포탄이 떨어진 후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왼쪽 다리를 잃었고, 오른쪽 다리와 두 손은 골절되었습니다. 제가 죽은 줄로만 알았어요. 폭격을 당한 당시에는 제가 살리라고 상상도 못했습니다. 누가 저를 이곳에 데려다 줬는지, 시리아에 남겨진 가족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 시리아 내에서 폭격으로 부상을 입은 환자에게 수술을 하고 있는 알-람사 병원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

대부분의 환자들은 다라의 야전병원에서 초진을 받는다. 현재 다라에는 14개의 야전병원이 운영되고 있으나, 주요 물품이 부족한 상태이다. 환자들은 보통 다라의 야전병원과 연계하여 환자를 시리아에서 요르단으로 데려오는 활동을 하는 시리아 의사들을 통해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을 찾아오게 된다.

알-람사 병원 의료팀장인 앰버 알얀(Amber Alyan) 박사는 “이 프로젝트는 내전 피해자를 위한 것 입니다. 특히, 시리아에서 요르단으로 오는 환자에 집중되어있습니다. 환자들은 내전으로 부상을 입고, 국경에서 요르단으로 갈 수 있는지 확인 받는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국경을 넘어 람사에 온 환자 80%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저희는 환자에게 1~2번의 수술이 필요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심각한 부상을 입은 환자가 많아, 대부분이 4~5번의 수술을 받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환자들에게 필요한 장기적인 지원은 의수족과 물리 치료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러한 환자들을 핸디캡 인터내셔널(Handicap International)에 연결시키고 있으며, 장기적인 심리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요르단에서 활동하는 다른 NGO 단체와 협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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