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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스토리] 이라크: 도미즈 캠프의 새 산모진료소에서 태어난 첫번째 아기

2014.09.18

 

 

아일라는 도미즈 난민캠프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새 산모 진료소에서 태어난 첫 번째 아기였다. ©MSF

지난 8월 4일에 이라크 쿠르드 북부에 위치한 도미즈 난민캠프에 산모 진료소가 처음 문을 열고 지금까지 몇 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이곳은 시리아 여성들로 가득 찼고, 그들 중 많은 수가 임신부입니다. 모두들 임신부 검진부터 산후 예방접종까지 다양한 산모 의료 지원을 받으려고 이곳을 찾았습니다. 이러한 의료 지원을 실시하는 의료진 역시 난민들입니다.

도훅 시내에서 남쪽으로 10km 정도 거리에 위치한 도미즈 캠프는 처음에 3만 명의 난민을 수용하도록 계획되었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곳은 그 두 배에 달하는 사람들을 수용하며 이라크 쿠르드 지역에서 가장 큰 캠프가 되었습니다. 몇 달째 시간이 지나도 집에 돌아갈 수 있겠다는 희망이 거의 없어지자, 이곳에 정착한 사람들의 모습은 이제 활기찬 시리아 시내와 비슷해졌습니다. 사람들을 태워 나르는 3륜 자동차 툭툭, 전통음식 샤와르마에서부터 컴퓨터, 웨딩드레스, 미용 서비스까지 갖가지를 팔고 있는 상점들도 볼 수 있습니다.

결혼, 출산이 많아지고 캠프 내 인구가 늘어나면서 산모 전용 진료소가 필요해졌습니다. 캠프 거주자 5명 중 1명이 가임 여성이고, 해마다 2,100명의 아기들이 캠프에서 태어납니다.

그 결과, 국제 의료기관인 국경없는의사회는 난민캠프 내 의료적 지원을 확대하기로 결정했고, 이를 지난 2년간 실행해 왔습니다.

도미즈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의 의료팀 리더, 아드리안 구아다라마 의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에는 우리 진료소에서 기본적인 출산 지원만 제공했는데, 그러다 보니 혼잡한 병원에 있던 임신부들이 출산을 위해 시내까지 나가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산모 진료소를 운영하면서, 이제는 위험이 높은 경우만 도훅으로 이송하게 되었고, 이로써 진료소의 큰 부담은 덜고 있습니다.”

아이 셋을 둔 당당한 엄마 골레스탄이 침대에서 쉬고 있었고, 갓 태어난 아들은 담요에 꼭 싸여 엄마 옆에 누워 있습니다. 골레스탄은 말했습니다. “합병증이 좀 있어서 도훅 병원에서 아이를 낳았어요. 여기서는 몇 시간 정도 침대에서 쉬라고 권해주셨죠. 간호사 분들이 계속 살펴봐 주신답니다. 시리아에 다시 돌아와 있는 것 같아요. 유일한 차이라면 여기서는 이 모든 것이 무료라는 거예요.”

여성들의 출산을 돕는 것은 이곳 진료소에서 제공하는 지원의 일면에 불과합니다. 아드리안 구아다라마 의사는 말했습니다. “여성들이 안전하게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돕는 것 외에, 우리는 적절한 추후 관리도 확실히 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임신 시작부터 출산 후 진료까지 전체 과정을 아우르는 것이지요. 이 접근을 채택한다는 것은 백신 제공, 모유수유 보조, 가족계획 관련 조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결국 이 모든 것들이 산모와 자녀들에게 엄청난 효과를 가져다 줍니다.”

산모 진료소가 운영되기 전, 도미즈에 있던 많은 시리아 여성들은 도훅에 있는 병원까지 가기보다는 난민캠프 내에 자신이 지내고 있는 텐트에서 아이를 낳는 편을 택했습니다. 출산 7개월 후 예방접종을 위해 진료소를 찾은 조잔은 이렇게 말합니다. “집에서 아이 낳는 것을 도와달라고 시리아 산파에게 요청했고, 모든 것이 잘됐어요. 하지만 의사 선생님들 가까이에 있었다면 좋을 뻔했죠. 텐트 안에서는 항상 위험이 따르거든요.” 현지 당국은 집에서 출산한 아기에 대해서는 이제 출생 확인증을 발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산모 진료소는 현지 보건 당국의 협조 아래 신속히 세워졌습니다. 아드리안 의사는 말합니다.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어요. 제안서를 냈더니 당국이 즉각 승인을 해주었고 건축 재료와 모든 의료 장비도 제공해 주었답니다.”

진료소는 조산사들이 주도하는 곳으로, 이 곳에 온 여러 새로운 스태프들은 색다른 진료 방식에 적응해야만 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조산사인 마거리트 쉐리프는 말합니다. “산파를 찾아내서 훈련하는 일이 주된 어려움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의사의 주도 하에 일하는 데 익숙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계속 말했죠. 언젠가는 그들 자신이 진료소를 꾸려나가게 될 날이 올 거라고요. 그들은 거의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더군요.”

마거리트는 시간을 들여 환자들을 진찰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첫 번째 단계라며, “우리는 새 조산사들에게 출산에 관해 더 포괄적인 접근을 가르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진료소 직원들 대부분이 시리아에서 온 난민들이어서 환자들과 아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드리안 박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시리아 사람들을 고용합니다. 그들 자신도 난민이죠. 현재 우리 팀에는 부인과 전문의 1명, 조산사 9명, 간호사 4명이 있는데, 이들이 불철주야 임산부들을 돌봅니다.”

보건증진 담당자들은 캠프 곳곳을 돌아다니며 현재 제공되고 있는 지원에 대해 여성들에게 이야기해 줍니다. 한편 입소문을 타고 이야기가 전해져서 새 진료소를 찾는 여성들도 있습니다. 진료소가 문을 열었다는 소식은 난민캠프 현지 신문 일면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제 여성들은 출산을 위해 이곳을 찾아오고 있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와 함께 진료소를 나설 준비를 하던 아흘람은 도훅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고웨르고스크 난민캠프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아흘람은 말했습니다. “시누이 말을 들어보니 시리아 산파들이 있고 새로 열린 산모 진료소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여기서 아기를 낳을 수 있도록 몇 주 전에 왔죠. 조금 더 기운을 차리면 고웨르고스크로 돌아갈 거랍니다.”

이미 진료소에서는 매일 5명의 아기들이 태어납니다. 아드리안 박사는, “지금까지는 잘 대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 7명 출산이 우리의 한계예요. 진료소를 찾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진료소 운영을 더 확대할 방편을 이미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난민캠프 인구가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몇 주 동안에는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군의 진군을 피해 수많은 이라크 사람들이 도훅 지역에 도착했고, 도훅 시에 있는 병원은 늘어나는 환자 수에 대처하느라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아드리안 박사는, “도훅 병원에 가해지는 압박이 점점 커지고 있었는데, 특히 이 지역에 수천 명의 피난민이 들어오면서 더 압박이 커졌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분주한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여성들 중에 비안이 있었습니다. 비안은 최근에 이라크 신자르 시에 있는 집을 떠나 왔습니다. 남편과 아이 둘과 함께 힘겨운 행로를 거쳐 도훅에 도착했습니다. 비안은 임신한 지 몇 개월 된 상태에서 몸이 좋지 않아 도훅 병원을 찾았습니다. 비안은 말합니다. “병원 분들이 다들 너무 일이 많아서 제게 충분히 주의를 기울일 수 없었어요. 글쎄요, 여기서 아이를 낳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으니까요. 제가 뒤로 하고 온 그 모든 것을 생각하면 밤에 잠이 오질 않아요.”

국경없는의사회가 제공하는 의료 지원은 모두에게 열려 있지만, 현재 도미즈 난민캠프 입장이 승인된 사람들은 시리아에서 온 난민들뿐입니다. 그러나 이라크와 시리아 전역에 퍼지고 있는 폭력 사태, 그리고 더 안전한 장소를 위해 집을 떠나오는 인파를 고려했을 때, 국경없는의사회가 곧 현지 의료체계를 지원할 수 있게 되기를 아드리안 박사는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 지원의 형태는 도미즈에 살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뿐만 아니라 새로 피난 온 사람들과 현지 주민들에게도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진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아드리안 박사는 말합니다. “신자르에서 온 피난민들로 가득 찬 샤리아 시는 도미즈 난민캠프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보이는 곳에 있습니다. 우리 의사들이 샤리아에서 이동 진료소를 운영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을 도미즈에 있는 산모 진료소로 보내줄 수 있도록 하는 위탁 체계를 실시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위기가 또 다른 위기로 이어지는 지금, 국경없는의사회가 당면한 새로운 과제는 난민, 국내 피난민 모두에게 의료 혜택을 제공할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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