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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남수단: 격렬한 교전 상황에 대응하는 국경없는의사회

2014.11.03

남수단 유니티 주 벤티우에서는 최근 며칠간 격렬한 교전이 벌어졌습니다. 현지에서 일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에르나 리즈니에르세 박사가 현지 상황과 국경없는의사회의 최근 활동에 관해 자세한 소식을 전했습니다.남수단 바틸 캠프로 가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어린아이의 상태를 확인하는 리즈니에르세 박사  (2012년 8월) ©Corinne Baker

며칠 전 격렬한 교전이 시작된 이래로 지금까지 부상자 총 12명에게 응급 처치를 실시하고 수술도 9차례 진행했습니다. 몇몇 환자들은 아주 심각한 상태에서 병원에 도착했어요. 그 중에는 산모도 있었는데 가슴에 총상을 맞았어요. 가슴관을 삽입하자 조금 지나서 산모와 태아가 안정을 되찾았어요. 가슴에 총상을 입은 아홉 살 남자아이도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병원에 도착하고 나서 곧 숨을 거두었어요.

지난 며칠 간은 그야말로 혼란의 도가니였어요. 캠프 안에서도 안전하게 다닐 수 없었고, 심지어 병원 안에서도 사방에서 유탄이 날아들었죠. 병원 안에서 빈 포탄 껍질을 본 적도 있어요. 언제든지 총격과 폭격이 시작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럴 때면 즉시 벙커로 피신해야 한답니다. 바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누가 무엇을 통제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에요. 굉장히 긴장되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죠.

날아드는 유탄을 걱정하고 폭격이 있을 때는 벙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이런 시기에는 적절한 의료 활동을 펼치기가 힘듭니다. 귀를 울리는 폭격 소리가 밖에서 들려오는데 부상자들에게 갈 수 없을 땐, 의사로서 무기력하고 좌절스러울 뿐더러 분노가 치밀기까지 합니다.

현재 저희는 유엔(UN)이 통제하는 지역 너머로는 이동 진료소를 운영할 수 없습니다. 교전이 격렬하기 때문에 캠프 밖으로는 도저히 위험해서 나갈 수도 없죠. 캠프 안에 마련된 병원들도 지난 이틀 간은 문을 닫았습니다. 오늘 다시 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병원 밖으로 환자들을 방문하러 가는 팀도 하룻동안 활동이 금지되었어요. 다행히 다음날 아침에는 캠프 곳곳을 다니며 사람들에게 보건 관련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캠프 안에 E형 간염 양성 환자가 나왔어요. 그래서 손 씻기에 관한 메시지도 계속 전하고, 환자를 발견하면 바로 병원으로 이송하는 일도 꼭 해야 하죠.

지금까지 병원 의료 인력은 계속 확보해 왔으며, 앞으로도 치안을 고려해 가면서 꾸준히 해나갈 계획입니다. 현재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총 40명이고, 이중 아이들이 15명입니다.

지난 12월에 남수단 전역에서 분쟁이 벌어진 후로 주민 수만 명이 벤티우 근교에 위치한 캠프에 피신했다. ©Jean-Pierre Amigo/MSF

국경없는의사회의 남수단 벤티우 캠프 활동

국경없는의사회는 남수단 유니티 주 벤티우 근교의 UN ‘민간인 보호’ 구역에 있는 주민 수만 명을 대상으로 의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캠프 내에서 산부인과, 소아과, 결핵 병동을 갖춘 병원을 운영하고 있고, 이 곳에서 응급 처치와 수술도 진행하고 있다. 캠프 밖에서는 주1회 이동 진료소를 운영해 벤티우 시내로 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