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식

지중해: 1300명의 난민·이주민, 여러 구조선을 통해 구조돼

2016.06.13

6월 8일과 9일, 보트에 탄 채로 지중해 중부에 표류해 있던 약 1300명이 구조선 아쿠아리우스, 부르봉 아르고스, 디그니티 1호의 도움을 받아 구조되었다. ⓒSara Creta/MSF

세 구조선에 타고 있던 국경없는의사회 팀들도 총 11차례의 구조 활동을 도와, 36시간 이상 쉬지 않고 의료 지원을 했다. 구조된 사람 중 3분의 1 이상이 여성과 아동 – 여성 314명, 아동 및 보호자가 없는 미성년자 171명 – 이었다.

부르봉 아르고스 호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 리더 이레네 파올라 마르티노(Irene Paola Martino)는 “구조된 사람 중에는 즉시 응급 치료를 해야 할 사람들도 있었습니다.”라며 “이번 수색·구조 활동 중에, 우리는 신속히 조치를 취해 한 여성 분을 치료해야 했습니다. 그러지 않았다면 회복이 불가능한 뇌 손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여건 속에 지중해를 건너야 하는 사람들은 응급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겪어 보면, 이 순간 여기 있음으로써 진정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구조 후 24시간 만에야 우리를 알아보는 환자를 볼 때에는 무척 감격스러웠습니다.”라고 말했다.

구조선에 탄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들은 주로 탈수, 연료 화상, 저체온증, 피부 질환 등을 앓는 사람들을 치료했다.

신속히 의료 대응을 실시하면 사람들이 더 심한 합병증으로 고통받는 일을 막을 수 있다. 특히 가장 취약한 계층인 여성과 아동들은 더욱 그렇다.

국경없는의사회 구조선 부르봉 아르고스 호를 통해 구조된 사람 362명 중 57명은 여성이었고 2명은 아동이었다. 한 여성은 보트 갑판에 앉아 있는 동안 고혈압으로 위험한 순간을 겪었는데, 보트 갑판은 연료와 바닷물로 가득 찬 곳이었다. 위태로운 보트 속에서 상태가 위독했던 이 여성은 들것으로 들어올려 국경없는의사회 구조선으로 이송되었고, 구조선 안에서 의료팀의 도움으로 안정을 찾았다. 리비아에서 지내는 동안 충격을 받았던 이 여성은 출발 전부터 이미 위태로운 상황이었는데, 구조되기 전까지 바다를 지나는 동안 상태가 더욱 악화된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 구조선 디그니티 1호를 통해 고무보트 6척에서 구조된 사람 총 702명 중 366명은 남성, 225명은 여성, 22명은 14세 미만 아동, 그리고 89명은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자였다. ⓒGuillermo Algar/MSF

한 여성은 긴급 의료 지원이 필요했다. 바닷물과 연료가 뒤섞인 곳에 몸이 닿아 신체 부위 20%에 2도 화상을 입었는데 주로 다리, 엉덩이, 생식기에 화상을 입었다. 의료팀은 화상 부위에서 연료를 닦아내고 소독을 한 뒤, 정맥 수액을 통해 수분을 보충하고, 진통제를 제공하고, 감염을 막고자 항생제도 제공했다. 배 옆쪽에 앉는 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은 고무보트 바닥에 앉아 있는 경우가 많아, 바닷물과 연료가 뒤섞여 보트로 새어 들어오는 곳에 몸이 닿을 가능성이 더 높고, 이 때문에 심각한 피부 질환을 입을 수 있다.

디그니티 1호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 리더 아스트리드 보제슨(Astrid Borjeson)은 “이틀간 구조된 사람의 38%가 여성이었습니다. 최근 몇 주를 비교해 보면 훨씬 높은 비율입니다.”라며 “한 고무보트에는 남성들보다 여성들이 더 많았는데, 지금까지 이런 경우는 본 적이 없습니다.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훨씬 더 취약합니다. 모두들 몹시 지치고 두려운 상태로 도착합니다. 혼자 있거나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분들은 리비아에서, 그리고 여기까지 오는 동안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우리에게 얘기합니다. 학대, 성폭력, 구금, 강제 노동 등등, 이 분들은 숱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이 여성들과 그 자녀들에게 구체적인 보호를 제공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