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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폭탄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새 생명이 태어나고 있는 알레포 동부

2016.12.01

시리아 알레포 동부에서는 폭탄이 떨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포위 도시에서 아기들이 태어나고 있다. 이렇게 절박한 여건 속에서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다는 것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임산부들에게 너무나 힘겨운 일이다.

임산부들은 임신 초기부터 어려움에 부닥친다. 포위 때문에 식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대로 영양 섭취를 하지 못하는 임산부들이 많고, 그 결과 산모와 아기 모두가 중증 빈혈을 비롯해 갖가지 건강 문제를 겪을 수 있다.

알레포 동부에서 20년간 아이를 받아 낸 조산사 움 와심(Umm Wassim)은 이렇게 전한다.

“식량 부족과 영양 결핍 때문에 중증 빈혈, 저혈당으로 고생하는 임산부들이 많아요. 이런 질환에 걸리면 구토를 하거나 의식을 잃을 수도 있어요. 빈혈이 너무 심해 수혈이 필요한 경우도 많아요.”

산모들이 적절한 식생활을 하지 못하다 보니 저체중으로 태어나는 아기들이 많다. 포위와 폭격 속에 살아야 하는 스트레스 때문에 아기들이 미숙아로 태어나는 경우도 더 늘어났다. 움 와심은 “정말 상황이 안 좋을 때는 겁에 질려서 심리적 스트레스로 고생하는 여성들도 많아요. 그러다 보니 미숙아로 태어나는 아기들도 확실히 더 늘어났어요.”라고 말했다.

지금처럼 폭격이 있기 전에도 여성들이 알레포 동부 유일의 산부인과 병원, 그 밖에 산부인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병원 2곳까지 가기란 쉽지 않았다. 연료도 부족한데다 포격이 벌어지는 시내를 오간다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이라 이동이 어려웠던 것이다.

조산사 움 와심은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이 길 위에서 혹은 집에서 아이를 낳았습니다. 특히 밤중에 진통이 오는 경우에는 더 그랬어요. 어떤 경우에는 아이를 낳을 때까지도 병원에 도착하지 못하는 산모들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달 들어 더 많은 병원들이 또 다시 공습 아래 놓이게 되었다. 유일한 아동 병원, 알레포에서 가장 큰 종합 병원, 그리고 외과 병원 3곳까지 모두 공격을 받고 운영이 중단되었다. 의료 지원을 받기가 이렇게나 어려워지자, 합병증이 있는 임산부들마저도 미미한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지역 보건소나 집에서 아이를 낳을 수밖에 없다.

한 보건소 지하층에서 일하는 조산사는 “지금 이 근방에는 의사가 없어요. 우리가 하는 일은 부인과 검진이 전부예요. 소아과 의사도 없고, 인큐베이터도 없어요. 의료 장비도 없는 상태예요.”라고 말했다. 

영양 결핍 상태인 산모들은 출산 후에 모유 수유를 할 만큼 충분한 젖이 나오지 않아 애를 먹는다. 더 이상 조제 분유도 구할 수가 없어, 부모들은 성인들이 먹는 쌀, 불에 그슬려 건조시켜 빻은 밀 같이 부적합한 음식을 아기들에게 먹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떤 엄마들은 아이를 이런 세상 속에 태어나게 한 것을 비참해한다. 이제 막 엄마가 된 한 여성은 “이런 상황을 겪고 있자니, 너무 큰 실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 낳고 나서 얼마나 슬펐는지 몰라요. 이런 삶을 보게 하려고 아이를 낳은 건 아니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여전히 한 아기의 탄생은 축하할 일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움 와심은 “알레포 동부의 상황은 말 그대로 비극이에요. 우리들 중에 이 모든 싸움과 폭격에 익숙해지는 사람은 없어요. 나날이 더 나쁜 상황이 펼쳐지니까요. 하지만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아기가 태어날 때만큼은 기쁜 순간이죠. 그렇게 여기지 못할 이유가 없잖아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