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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콜레라 유행 심각 수준, 식수•위생 개선 시급

2017.07.11

국경없는의사회가 알 카미스(Al Khamees)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이동 진료소 대기실. 지난 12월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이 곳에서 실시한 급속 평가에 따르면 사망률은 긴급 상황 수치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5세 이하 실향민 아동의 경우 기준보다 살짝 많은 수준이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2월부터 이 지역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이슈는 말라리아 유행기에 나타나는 영양실조 환자다. ⓒMSF/Ainhoa Larrea

2017년 7월 11일, 사나, 예멘 – 현재 예멘 북부 아브스(Abs) 지역에서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콜레라를 막기 위해 식수와 위생 개선이 시급하다. 콜레라 발병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이 지역의 긴급 구호 확대가 필요하다. 가브리엘 산체즈 국경없는의사회 예멘 프로그램 매니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브스 지역에서 활동하는 우리 팀은 극도로 열악한 위생 시설과 깨끗한 식수 부족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이것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콜레라 확산의 주요 원인이다. 콜레라 발병 이전에도 식수와 위생 문제가 있었지만 지금은 더욱 크게 우려된다. 지금 당장 개선하지 않는다면 수 주 또는 수 개월 사이에 더욱 심각한 인도주의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하자(Hajjah) 주에 있는 아브스 지역에서 첫 콜레라 환자가 공식 등록된 것은 지난 3월 말이다. 이후 콜레라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아브스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콜레라 치료 센터는 많게는 하루 462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예멘 그 어느 곳보다 많은 숫자다.

하자 주는 예멘 전쟁으로 인해 갈 곳 잃은 사람들을 가장 많이 수용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 곳 인구는 약 200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이 가운데 37만6000명 이상이 국내실향민이다. 이 국내실향민 중 4분의1가량이 아브스 지역에 피신하고 있다. 이들은 기본 서비스를 받지 못할뿐더러, 대부분 외딴 지역에서 지낸다. 공습 또는 분쟁으로 인한 기타 폭력 상황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국경없는의사회가 하자 주에 설립한 여러 콜레라 치료 센터에서 의료팀은 빗자루, 걸레, 비누, 물 소독을 위한 염소제 등을 담은 소독 키트(kit)를 분배하고 있다. 크리스티나 이마즈 국경없는의사회 물류 담당 코디네이터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환자들을 치료함과 동시에 거주지 또한 소독해야 하고 수원(水源)을 염소 처리해야 한다.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공급소가 마련돼야 하고 사람들이 모이는 시장 또는 버스정류장 같은 곳은 정기적으로 분무 소독을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런 활동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예멘 전체는 물론이고 특히 아브스 지역의 경우 물 부족은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피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더욱 더 크게 우려되는데, 이들은 완전히 방치돼 있고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 위생 또한 중요한 이슈 중 하나로, 대부분 가정엔 화장실이 인근에 없어 노상배변이 일상적이다. 위생 불량 환경은 지금의 콜레라와 급성 수성 설사 발병 사태의 번식지가 된다. ⓒMSF/Redhwan Aqlan

지난 3월 말 콜레라 발병 이후 국경없는의사회는 아브스 지역의 긴급 구호 활동 규모를 두 배로 늘렸다. 이후 국경없는의사회는 1만2200명 이상의 콜레라 의심 환자 및 급성 수성 설사 환자를 치료했다. 이 숫자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예멘 9개 주에서 발견한 환자 전체의 5분의1에 해당되며,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예멘 전역에 등록된 환자의 약 5%다. 지난 두 달 사이 급격한 증가 이후 7월 초에 처음으로 주간 발병 숫자가 줄었지만 여전히 매주 수백 명의 환자들이 치료 센터로 오고 있다.

콜레라 유행 전에도 아브스 병원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응급 환자, 소아 환자, 외과 수술 등의 상당한 증가를 목격했다. 홍역이나 백일해 등이 발병하고 말라리아도 급증하는 등, 사실상 제한적으로 발생하거나 충분히 통제 가능한 질병이 성행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예멘의 보건 시스템이 자원 및 인력 부족으로 무너졌다는 증거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아브스 병원을 지원해왔다. 이 병원은 2016년 8월 15일 공습 당했다. 이로 인해 국경없는의사회 스태프 한 명을 포함한 19명이 사망했고 24명이 부상당했다. 사건 직후 국경없는의사회는 북부 예멘 일부 보건 시설에서 철수했다. 2016년 11월 국경없는의사회는 아브스 병원 지원을 재개했으며, 현재 200명의 예멘인 스태프와 12명의 국제 구호 활동가들이 이 곳에서 일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병원의 응급실, 소아과 병동, 산부인과 병동, 영양 치료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동 진료소 운영 및 심리사회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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