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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긴급한 의료 지원을 빼앗긴 라카 포위 지역 주민들

2017.08.01

국경없는의사회 라카 대응팀을 담당하는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로버트 오누스(Robert Onus). 라카 인근에서 환자들 이송을 위해 국경없는의사회가 운영하는 구급차 앞에 서 있다. ⓒMSF

2017년 7월 31일, 시리아 라카

라카 시 인근에 있는 민간인 가운데 병이 있거나 부상을 당한 사람들은 생명을 살리는 긴급한 의료 지원을 받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리아 북동부 도시 라카를 두고 전투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터키 및 시리아 북부를 맡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코디네이터 바네사 크라몬드(Vanessa Cramond)는 이렇게 말했다.

“환자들에 따르면 무수히 많은 환자와 부상자들이 라카 시에 갇혀 있다고 합니다. 의료 지원도 거의 구하지 못하고 라카를 빠져나올 기회도 희박한 채 말입니다. 7월 29일, 단 몇 시간 만에 우리 팀은 4명을 치료했습니다. 그 중에는 5세 아동도 있었는데 라카 시에서 도망치다가 총상을 입은 아이였습니다.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의 목숨이 너무도 걱정됩니다.”

간신히 라카 시를 탈출해 국경없는의사회의 치료를 받은 몇몇 환자들에 따르면, 라카를 떠날 유일한 방법은 몰래 빠져나오는 것인데 그러면 긴급 치료를 구하는 일이 지연돼 무척 위험해진다.

크라몬드는 이렇게 덧붙였다.

“환자들 중 일부는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교전선 뒤편에 갇혀 있었다고 합니다. 운이 좋으면 시내에서 기본적인 의료 지원을 받을 수도 있지만, 우리 병원에 도착할 때쯤이면 이미 부상 부위의 감염이 심해져서 사지를 그대로 유지하기가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이와 달리, 위독한 상태에 있거나 외상을 입고 있더라도 라카 시 주변 마을에서 오는 환자들은 비교적 빨리 교전선을 넘어 왔습니다.”

한 환자(41세)는 식구 7명을 잃고 라카를 탈출했다. 흉부에 유산탄 부상을 입은 이 환자는 이렇게 말했다.

“라카 시에서는 공습으로 죽지 않으면 박격포 때문에 죽습니다. 박격포가 아니면 저격수가 쏜 총에 맞아 죽습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폭발물이 터져 죽습니다. 그래도 살아남는다면 허기와 갈증 속에 갇히게 됩니다. 식량도, 물도, 전기도 없으니까요.”

공습이 터진 후 이 환자의 모친은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갇혀 있다가 15시간 만에 구조돼 기본 의료 지원을 받고 도시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알 라카를 떠나 멘비즈로 향하는 사람들. 원래 살던 곳의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피해 있을 새 집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 ⓒMSF

시리아 북동부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들은 6월 이후로 라카 시 인근에서 온 환자 415명을 치료했다. 환자 대부분은 분쟁 속에 급조 폭발물, 지뢰, 불발탄, 유산탄, 총격 등으로 부상을 입은 민간인들이다.

라카 시를 벗어나 라카 주(州)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다시 만난 마을에는 분쟁의 흔적이 가득하다. 급조 폭발물, 위장 폭탄, 불발탄 등 전쟁 뒤에 남은 폭발 잔여물들이 도시 곳곳에 널려 있다.

크라몬드는 이렇게 말했다.

“이 곳들에는 아직 폭발물들이 많이 남아 있어서 사람들의 정상적인 생활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한 예로, 이번 주에 우리 팀들은 라카 시 북쪽에 위치한 하지마(Hazima) 지역 한 학교에서 의료 활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건물에 지뢰와 위장 폭탄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밝혀져 당분간 의료 활동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라카 주와 시리아 북동부에서 지역민들의 필요에 대응하는 소수 의료 단체 중 하나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지 보건당국과 협력해 교전선 가까이에서 구급차 8대를 운영하고 있다. 라카 시 외곽에서는 선행의료지원처 활동도 지원한다. 환자들은 이곳에서 안정화 처치를 받은 후, 100km 이상 떨어져 있는 탈 아비아드 혹은 코바니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된다. 이 밖에도 국경없는의사회 팀들은 아인 이사 캠프에서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까지 이슬람국가(IS) 점령 하에 있었던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도 최근 들어 접근이 가능해진 몇몇 곳에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민간인 보호를 보장하고, 의료 지원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며, 치료를 위해 전쟁 부상자들의 대피를 허용해 줄 것을 모든 전쟁 당사자들과 그 동맹 단체들에 요청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국제 지뢰제거 단체들이 시리아 북동부에 접근하여 활동을 실시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그래야 지역민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고, 구호 단체들도 지역민들에게 시급한 인도주의 지원을 실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