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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멈추지 않는 난민•망명 신청자•이주민에 대한 자의적 구금

2017.09.01

2017년 3월 27일, 트리폴리에 위치한 아부 살림 구금센터에서 경비원이 문을 닫고 있다. © Guillaume Binet/Myop

2017년 9월 1일 - 국경없는의사회는 리비아에서 자행되는 난민·망명 신청자·이주민에 대한 자의적 구금을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 1년여 동안 국경없는의사회는 트리폴리 구금센터 안에 구금된 사람들에게 의료 지원을 해 왔다. 이 구금센터들의 여건은 인도적이지도 않을뿐더러 사람들의 존엄성을 존중해 주지도 않는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 자문 시빌리 생(Sibylle Sang)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구금된 사람들은 그 어떤 존엄성도 존중받지 못하고 있으며, 병에 걸려 고통받고, 의료 지원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여건 속에 사람들을 구금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불필요한 해악이 초래되는지 날마다 목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많습니다.”

매달 의료팀들은 천여 명의 구금자들을 대상으로 호흡기 감염, 급성 수성 설사, 옴/이 감염, 요로 감염 등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고 있다. 구금센터의 여건은 이러한 질병들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킨다. 구금자 1인당 허락된 공간이 극히 좁은 과밀한 구금센터들이 많은데, 이러한 여건 속에서 사람들은 밤이면 몸을 제대로 펴지도 못하고 있고, 채광이나 통풍도 거의 없다. 식량도 부족해 성인들이 급성 영양실조에 걸리게 되었고, 몇몇 환자들은 급히 입원이 필요하기도 했다.

법적 규제가 없는 리비아에서 구금센터는 해롭고 착취적이다. 감독과 규제도 턱없이 부족하다. 고문과 부당한 대우를 방지할 기본적인 법적·절차적 안전장치도 이행되지 않는다. 공식 등록이나 적절한 기록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일단 구금센터에 들어온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추적할 길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추후 지원을 하기가 극히 어렵다. 사람들은 언제라도 다른 구금센터로 이송될 수 있고, 공개되지 않은 장소로 옮겨지기도 한다. 어떤 환자들은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제공할 수 있는 의료는 극히 제한적이다.

중무장한 트리폴리 민병대 사이에서 충돌이라도 일어날 때는 구금센터로 접근하는 것조차 어렵다. 게다가 구금센터 관리 방식은 하룻밤 사이에도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구금센터에 있는 환자들을 만나는 것도 또 다시 논의해야 할 때도 있다. 한편, 폭력사태가 계속되고 치안이 불안해 국경없는의사회가 지금도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구금센터들도 있다.

기금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구금센터에 묶여 있는 난민·이주민의 고통을 다 해소할 수 없다. 구금센터 여건 개선만을 논하는 좁은 시야에 사로잡히면 리비아의 현재 상황이 얼마나 복잡한지 그 현실을 보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사람들이 법의 보호도 없이 자의적으로 구금되어 각종 위해와 착취에 노출되는 체계를 합법화하고 영속시킬 위험이 생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1년에 리비아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1년간 국경없는의사회는 트리폴리에 구금된 난민·망명 신청자·이주민을 대상으로 생명을 살리는 중대한 의료와 1차 의료를 제공해 왔다. 2016년 6월에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팀들은 총 16곳의 구금센터를 방문했다. 미스라타에서는 구금센터 4곳에 묶여 있는 난민·이주민에게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 의료팀들은 매달 약 100회의 진료를 제공한다. 최근 국경없는의사회는 미스라타, 그리고 그보다 더 남쪽에 위치한 지역에서 이동 진료소 활동을 시작해, 공식 구금센터 밖에 있는 이주민·난민에게도 의료 및 인도적 지원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벵가지에서 소아과, 산부인과, 나아가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새로 들어온 한 구금자는 몸이 너무 아파 일어설 수조차 없는 상태다. © Guillaume Binet/Myop

 

2017년 3월 23일, 트리폴리 근교에 위치한 잔주르 구금센터에 구금돼 있는 남성들의 모습 © Guillaume Binet/Myop

 

2017년 3월 22일,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여성 전용 소르만 구금센터에 구금된 여성들과 아동들 © Guillaume Binet/My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