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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다르푸르 캠프의 피난민들에게는 아직도 먼 귀환의 꿈

2018.05.29

MSF

소르토르에서 어린 아이가 간호사의 진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캠프에 머무는 것도 쉽지 않은 일 …

2년 전 제벨 마라(Jebel Marra) 지역에서 전투가 벌어져 근 16만 명이 피신해야 했다. 2만3000여 명은 소르토니의 작은 마을 주변에 정착해 실향민 캠프를 이루었다. 실향민 캠프 생활이 매우 열악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집에 돌아가길 꺼리고 있다.

이곳에 살면서 활동해 온 국경없는의사회 수단 현장 책임자 엘문저 아그 지두(Elmounzer Ag Jiddou)가 과밀한 캠프에서 날마다 부딪치는 어려움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과거보다는 폭력의 수위가 훨씬 낮아졌지만 소르토니 실향민 캠프 인근에는 여전히 긴장이 감돌고 있습니다. 유엔-아프리카연합 임무단(UNAMID)이 캠프에 어느 정도 보호를 제공하지만, 이곳 생활은 아직도 몹시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피난민들은 이곳에 머무는 편을 택합니다. 제벨 마라에 살 때 집에 쳐들어와 공격했던 무장 남성들이 아직도 그곳에 있기 때문이죠.

납치, 공격, 살인, 계속된 위협

소르토니 생활은 대다수 사람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소르토니 캠프는 2만3000여 명이 빽빽하게 모여 있는 음울하고 과밀한 곳입니다. 세계식량계획(WFP)에서 제공하는 식량 배급은 하루 2회로 줄었고, 그마저도 양이 크게 줄었습니다. 물 공급도 충분치 않습니다.

폭력은 결코 먼 데 있지 않습니다. 캠프 근처에 사는 무장 부족들이 목초지를 놓고 피난민들에게 자주 싸움을 걸기 때문입니다. 듣기로는 여성과 아이들이 공격과 구타, 성폭행을 당하고 때로는 납치까지 당한다고 합니다. 캠프 바깥에서 목초, 나무, 물을 찾으러 다니다가 당하는 일들입니다. 남성들이 붙잡혀 가서 살해를 당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우리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에서는 그런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깨끗한 물이 부족하다 보니 어떤 가족들은 이를 대신할 것을 찾아다니기도 합니다. 1인당 하루 7.5리터의 물이 제공되는데 취사 · 세면 · 가축 돌보기를 다 하기에는 충분치 않은 양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오염된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를 찾기도 하는데, 그런 물은 급성 설사나 황달과 같은 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캠프 사람 대다수는 여성과 아이들입니다. 남성들은 교전 기간에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많고, 그 외에는 식구들을 위해 다만 얼마라도 벌기 위해 다른 지역에 가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돌아가시고 어린 아이가 홀로 남은 경우도 있고 열한 살, 열두 살밖에 안 되었는데 동생들을 챙겨야 하는 무거운 짊을 떠안은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큰 압박에 눌려 있습니다.

시급한 의료 개선

매일 부딪치는 어려움이 많지만 그 속에서도 의료적으로 작은 진전들을 있었습니다. 최근까지도 무장 집단들이 카브카비야 병원으로 가는 길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었습니다. 그 병원은 가장 가까운 위탁 병원으로 수술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강도, 납치, 살해 사건은 주기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이제는 병원까지 이동하는 두 시간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전에는 결코 할 수 없었던 일이죠. 제가 전에 다르푸르로 발령을 받았던 4년 전에는 생각할 수도 없던 일이죠.

국경없는의사회가 처음 소르토니에 도착했을 때, 공격이 두려워 안전을 위해 사람들이 서로 가까이 모여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공중보건의 관점에서 보면 그렇게 과밀한 환경은 설사 · 홍역 등의 질병 확산에 최적의 여건입니다. 이에 우리 팀은 캠프 연장자들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기본적인 위생 시설을 마련하고, 사람들에게 보건 · 위생 메시지도 전달했습니다.

수단 보건부의 지원 속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병상 35개 규모의 병원을 운영하면서 상기도 · 하기도 감염, 설사 등 다양한 질병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2016년 비상사태 초기에 국경없는의사회는 폭력적인 공격 속에 부상을 입은 많은 사람들을 치료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 수가 줄긴 했지만, 지금도 우리는 혹시나 캠프에 또 다시 공격이 터져 대규모 사상자를 동시에 치료해야 할 상황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역 사람들과 함께 일하기

우리의 성과 중 하나는 이곳 토박이 출산 도우미 분들과 힘을 모았던 일입니다. 우리는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이 분들과 대화를 해 나가면서 협력의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었습니다. 산모에게 합병증이 생기면 우리 병원으로 데려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분들도 잘 알고 계십니다.

소르토니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제벨 마라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길 희망합니다. 하지만 그 지역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지금,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꿈은 2년 전이나 지금이나 요원하기만 합니다. 그들이 마침내 집에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수단 정부와 인도주의 활동가들, 국제 구호 단체들은 모든 실향민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권리들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1979년부터 수단에서 활동해 온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재 노스 다르푸르에서 병원 3곳을, 웨스트 다르푸르에서 병원 1곳을, 이스트 다르푸르에서는 남수단 난민을 지원하는 1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화이트 나일 주에서는 병원 2곳을 지원하면서 수단 지역민과 남수단 난민들을 돕고 있다. 알-게다레프 주에서는 흑열병 치료 · 연구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MSF

국경없는의사회 의사들이 지역 토박이 출산 도우미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 지역민들이 신뢰를 받는 이 마을 대표들은 가정에서 출산을 할 때 그 자리에 함께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이들이 출산 전후의 여성들을 의료시설로 데려와 검진을 받게 하고,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도 의료시설을 찾도록 독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