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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수만 명의 카메룬 난민, 나이지리아 크로스리버 주로 피신

2019.01.03

나이지리아 남부 크로스리버 주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아마나 진료소 ⓒAlbert Masias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벌써 1년 넘게 서아프리카에서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카메룬 영어권 지역 주민 수만 명이 나이지리아 남부 크로스리버 주로 피신한 것이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긴급 대응에 돌입해 카메룬 난민과 나이지리아 지역민에게 구호 지원을 시작했다.

2016년 후반 들어 카메룬 사우스웨스트, 노스웨스트 지역은 정치 분쟁이 심해졌다. 분리주의자 무장 세력이 독립을 선포하자 정부군이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후 매일같이 폭력사태가 벌어져 수천 명이 고향을 떠나 인접한 나이지리아로 피신했다. 나날이 격화되는 폭력을 우려하면서도 인도주의 단체의 접근이 까다로운 카메룬 내부, 인접국 나이지리아, 나아가 국제사회의 인도적 대응은 거의 없었다.

 

수풀 속으로 피한 사람들

2018년 11월 말까지 사우스웨스트, 노스웨스트 내에서 안전을 위해 피신한 사람은 43만7000명으로 추산된다. 대다수는 수풀로 숨었는데, 그곳은 식량과 물을 구하기 어렵고 적당한 거처도 없으며 기본적인 의료도 찾기 힘들 정도로 생활 환경이 열악하다. 이 피난민들을 돕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부에아(사우스웨스트), 바멘다(노스웨스트) 의료시설의 이송, 응급 체계를 강화하고, 의료 지원을 분산시키기 위해 지역사회 보건단원의 역량을 높이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을 집중하는 곳은 심각한 폭력사태가 벌어져 많은 사람이 의료 서비스를 구하지 못하는 시골과 변두리 지역이다.

약 6천 명이 거주하고 있는 아마나 마을은 카메룬 국경과 매우 가깝다. 카메룬 사우스웨스트, 노스웨스트 지역에서 분쟁이 시작된 2017년 11월 이후로 4천여 명의 카메룬 난민이 국경을 넘어 이 마을로 들어왔다. ⓒAlbert Masias

국경 넘어 나이지리아로 들어간 사람들

2018년 6월 나이지리아로 피신한 카메룬 난민은 3만 명으로 추산된다. 나이지리아 크로스리버 주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코디네이터 스콧 리아는 이렇게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크로스리버 주에서 활동을 시작해 7월부터 11월 중순까지 3,890회의 진료를 실시했습니다. 우리가 치료하는 환자의 75% 이상은 여성, 아동, 노인입니다.”

환자들 사이에 주로 나타나는 질병은 옴 등의 피부 질환과 호흡기 질환인데, 이는 난민들이 머무는 마을과 난민캠프의 열악한 생활 환경이 원인이 된다. 또한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 환자, 나이지리아 풍토병인 말라리아에 걸린 환자, 부상을 입어 수술이 필요한 환자도 있다.

 

내 형제, 내 자매처럼’

처음에 나이지리아에 들어온 카메룬 난민은 전적으로 현지 주민의 도움에 의존했다. 나이지리아 여건이 썩 나은 편도 아니었지만, 두 나라는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오랫동안 친밀한 관계를 맺어 왔기에 나이지리아인은 카메룬 난민을 따뜻하게 받아 주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는 유례 없는 이주 위기와 씨름하고 있다. 2018년 12월 모로코에서는 ‘유엔 이주 글로벌콤팩트’(Global Compact for Safe, Orderly and Regular Migration)가 채택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어거스틴 에카는 아마나 마을에 있는 자신의 집에 카메룬 난민을 받아들여 몸소 연대의식을 보여 주었다.

“나이지리아로 넘어온 사람들은 다들 빈손이었고 머물 곳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내 형제, 내 자매라고 생각하고 반갑게 맞이해서 함께 살기로 했죠. 이곳 크로스리버 사람들 모두 카메룬 남부에서 오는 난민을 친절하게 대합니다. 우리 마을에서만 지난 1년 사이에 남자, 여자, 어린이 등 100명이 넘는 난민을 받아들였습니다.” _ 어거스틴 에카 / 나이지리아 주민

피델리스 키그보르도 어거스틴 집에 살고 있다. 그는 분리주의자 세력이 독립을 선포한 2017년 10월 1일에 카메룬을 떠났다.

“온 식구가 맘피에 살았고 저는 농부였습니다. 거기에 우리집도 지었는데 다 무너졌습니다.” _ 피델리스 키그보르 / 카메룬 난민

“아마나 마을 사람들은 우릴 따뜻하게 맞아 주었습니다. 그 사람들도 가진 것이 별로 없는데도 말이에요. 어찌나 고맙던지요. 상황이 좋아지면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간다 해도 남아 있는 게 없어서 걱정입니다. 제 삶을 다시 일으키려면 도움이 필요합니다.” _ 피델리스 키그보르

 

난민캠프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

국경마을에서 현지 주민과 함께 지내는 난민도 있지만 난민 정착지로 들어간 사람도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아다곰에서 운영하는 난민캠프는 2018년 8월 중순에 생겼다. 12월 들어 이곳에 머무는 난민은 6400명이 넘었다.

그몰티 보쿰(31), 세마(2) 부녀가 천막 밖에 나와 앉아 있었다.

“저는 카메룬 영어권 지역의 대도시 바멘다에 살았습니다. 컴퓨터 엔지니어와 교사로 일했죠. 언제쯤 폭력이 그칠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잘 압니다. 이제 가족들과 난민캠프에서 살아가야 하는데 만만치가 않네요. 온 식구가 작은 천막에서 같이 지내야 하니까요.” _ 그몰티 보쿰 / 카메룬 난민

국경없는의사회 의사 프레셔스 무다마는 크로스리버 주 사람들에게 막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개입하기 전까지 크로스리버 주는 어마어마한 의료 지원이 필요했습니다. 지역 의료체계에 상당한 부담이 있었고, 지역민과 난민 모두를 돕기에는 인력과 물자가 부족했습니다. 때마침 저희가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이동 진료를 진행해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이 하루 평균 만나는 환자는 120명~150명인데 그중 80%가 난민이고 20%가 지역 주민입니다.” _ 프레셔스 무다마 / 국경없는의사회 의사

카메룬 아콰야에서 온 리디아는 아다곰 캠프에 들어온 뒤 국경없는의사회의 치료를 받았다. ⓒAlbert Masias

아다곰 캠프에 머물고 있는 리디아(40)는 카메룬을 떠나 오면서 남동생 1명, 여동생 2명을 잃었다. 지금은 몸이 아픈 남편과 자녀 6명을 데리고 천막에서 지내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치료를 받은 리디아는 그러한 도움이 없었다면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꽤 오랫동안 배가 계속 아팠어요. 아다곰 캠프에 왔더니 국경없는의사회가 무료로 도와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의사를 만나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국경없는의사회 분들이 와서 공짜로 저를 병원에 데려다줬어요. 국경없는의사회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지금쯤 저는 이 세상에 없었을 거예요. 다행히 이제 많이 나아서 다시 식구들과 캠프에서 지내고 있어요.” _ 리디아 / 카메룬 난민

의료 지원과 더불어 국경없는의사회는 식수위생팀을 파견해 나이지리아 지역민과 카메룬 난민이 거주하는 마을 곳곳의 수동 펌프 27개를 고치고, 시추공 4개를 설치하고, 간이 화장실 52개를 마련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카메룬 난민 지원활동

나이지리아   국경없는의사회는 식수위생 활동을 시작으로 크로스리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의료 활동은 2018년 7월 후반에 시작해, 이콤 지역 종합의료센터에서 외래 진료를 열어 지역민과 난민을 지원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오반린쿠, 보키, 이콤, 오고자, 에퉁지방정부지역 등지에서 이동 진료소 6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7월 후반부터 11월 중반까지 3,890회의 진료를 실시했다.

카메룬   사우스웨스트, 노스웨스트에서는 부에아, 바멘다 지역 보건소 및 병원을 지원해 이송, 응급 의료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여러 의료시설에 구급차 서비스를 구축하고, 물류 및 의료 물품을 기증하고, 대규모 사상자 대응 계획을 수립했다. 한편, 의료 지원을 분산시키기 위해 지역사회 보건단원에게 훈련을 제공하는 등 현지 역량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부에아, 바멘다, (구) 쿰바 지역에서는 이동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