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샤와르에 있는 니시룰라 바바르 칸 기념병원 국경없는의사회 치료센터에서 피부리슈만편모충증 주사 치료를 받고 있는 딸 아피아(Afia)를 아버지 스부한(Subhan)이 진정시키고 있다. ⓒ Nasir Ghafoor/MSF
지난 6개월 파키스탄 카이베르파크툰크와(Khyber Pakhtunkhwa) 주에서는 파키스탄 공중보건의 큰 부담이기도 한 피부리슈만편모충증 환자가 급증했다. 보건 당국은 2018년 11월부터 28,000건을 보고했고, 환자 대부분은 아프가니스탄 국경에 인접한 소수종족 연방보호지역 출신이다. 최근 주의 최남단 지역, 특히 남와지리스탄(South Waziristan)에서 환자가 급증해 환자들은 치료를 받기 위해 인근 지역 반누(Bannu)나 주도인 페샤와르(Peshawar)까지 가기도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보건부와 협력해 2018년 5월 페샤와르의 나시룰라 바바르 칸 기념 병원(Naseerullah Babar Khan memorial hospital)에 피부리슈만편모충증 전담 치료 센터를 열었다. 곧 남부 지역의 심각한 필요를 해결하기 위해 반누 지역 본부 병원에도 개소할 예정이다.
페샤와르 치료 센터는 매달 환자 250-300명을 입원시키고 있으며, 2018년 5월 개소한 이후 총 2,300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센터는 총 정원을 채워 운영되고 있으며, 환자 수는 계속해 늘고 있다.
“이 센터는 카이베르파크툰크 주 전체에서 유일한 피부리슈만편모충증 특화 치료 센터입니다. 2019년 치유율은 95% 이상이었고, 계속해 늘어나는 환자를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카이베르파크툰크 주에 심각한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페르베즈 칸(Pervez Khan), 국경없는의사회 페샤와르 치료 센터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는 발루치스탄(Balochistan) 주 퀘타(Quetta)와 쿠출라크(Kuchlak)에서도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이곳은 가장 규모가 큰 피부리슈만편모충증 치료 제공 지역이다.
피부리슈만편모충증은 모래파리에 물렸을 때 전염되는 기생충에 의해 일어나는 피부감염으로, 파키스탄 공중 보건에 있어 큰 부담이 되는 병이다. 생명에 지장을 주는 병은 아니나 심각한 사회적 낙인 또는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 피부 손상이나 흉터가 있는 사람들은 사회에서 배제 당하고 피해를 받는 경우가 많다.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 자체가 제한적이기도 하나, 많은 사람들이 높은 비용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운영하는 병원은 약품이 부족하고, 특화된 의료 인력이 없기 때문에 환자들은 약을 직접 사거나 큰 도시에 가서 치료를 받기 위해 장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환자들은 그럴 형편이 되지 않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이 질병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예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지역 활동을 시작했다. 페샤와르 치료센터는 현재까지 카이베르파크툰크와 주에 있는 피부리슈만편모충증 환자 수천명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반누의 새로운 센터는 남부 지역 환자에게 치료 접근성을 향상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지역의 피부리슈만편모충증 심각한 확산을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환자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감당할 수 있는 가격에 질 좋은 약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우리는 새로운 피부리슈만편모충증 치료에 있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이뤘습니다. 25개 지역에서 환자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이곳으로 왔습니다. 이런 진척이 있어 만족스럽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 정부에 보태준 국경없는의사회의 활동과 지원에 감사합니다.” – 시라즈 무하마드(Siraj Muhammad), 페샤와르의 나시룰라 바바르 칸 기념 병원 의료 관리자
“가족•친척 125명 중 25명은 감염됐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피부리슈만편모충증 치료센터를 찾은 6세 환자 파이자 비비. © Nasir Ghafoor/MSF
6살 파이자 비비(Faiza Bibi)는 파키스탄 페샤와르(Peshawar) 교외 틸리 밴드(Tilla Band)에서부터 국경없는의사회 피부리슈만편모충증 치료센터를 찾은 환자 수백 명 중 한 명이다. 페샤와르는 모래파리 영향이 큰 지역으로 알려져있다. 파이자의 아버지 칼리드(Khalid) 농업 종사자로 세 자녀가 있다. 그는 딸이 기생충에 의한 피부 감염이 생겼다는 것에 크게 놀라지 않았다.
“저는 삼촌이 네 명 있는데, 자녀 중 여러 명이 이런 피부 손상이 있었어요. 저는 이 지역에 가족•친척이 125명 정도 있는데, 그 중에 20-25명은 이 병이 있어요.”
국경없는의사회 피부리슈만편모충증 지역활동팀은 페샤와르 남부 지역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인식 개선 교육을 진행한다. 이 교육을 통해 칼리드는 국경없는의사회 치료센터를 알게 됐고, 딸을 치료센터로 데리고 갔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처럼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피부 손상이 매우 심각해졌을 때였다. 파이자는 이미 병이 생긴지 8개월이 됐다. 병원을 늦게 오거나 피부 손상이 심각하면 자동적으로 치료가 길고 어려워 지며, 흉터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