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현장소식

국경없는의사회,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 대응 위한 독립적인 국제 위원회 조성 촉구

2019.09.25

국경없는의사회 콩고민주공화국 비키로(Bikoro)의 에볼라 치료 센터 ©Louise Annaud/국경없는의사회

-    백신 접종 투명성 제고 통해 하루 최소 2000-2500명 백신 접종해야
-    에볼라 대응 위한 독립적인 국제 조정 위원회 조성해 예방 접종 확대 필요

콩고민주공화국 북동부에서 에볼라가 발병한지 1년이 넘었고, 현재까지 2,1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치사율은 67%로 2014~2016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병 당시와 비슷하다. 당시에는 현재와 달리 치료제나 효과적인 백신을 구할 수 없었다. 사망자의 40%는 심지어 확진 되기도 전 집에서 사망한 사람들이었다.  최근 몇 달 에볼라 확산 속도가 약간 둔화된 것으로 보이긴 하나, 일부 지역은 1년 넘게 주요 전염 지역으로 남아있고, 다른 지역 또한 장기간 새로운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으나 다시 주요 전염 지역이 되어가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중요한 문제는 예방접종 활동 속도가 너무 느리고 예방접종 대상 인구의 극히 일부만이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 "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운영하는 백신 공급 사슬의 투명성 결여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는 현장에 배치된 백신의 수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백신 프로그램의 보다 투명한 관리를 위해 독립적인 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

보건부와 세계보건기구의 노력으로 약 225,000명의 사람들이 rVSV-ZEBOV를 접종 받았다. rVSV-ZEBOV는머크(Merck)가 생산한 시험용 백신으로 매우 높은 수준의 효능을 보였다. 그러나 백신 접종이 이루어졌다고 한 지역에 에볼라가 다시 발생한다는 점을 미루어보아 이 결과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국경없는의사회 현장 책임자인 이사벨 드푸르니(Isabelle Defourny) 박사는 "우리는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며,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하루에 500-1000명이 접종을 받고 있으나, 최소 2,000-2,500명을 접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는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된 백신이 있으며, 예방접종 활동에 배치될 준비가 된 인력도 있고, 백신 공급을 위한 콜드체인(cold chain)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며, “또한 백신 제조사 머크에 의해 최근 확인됐듯이, 현재 필요를 충족시키고 백신 접종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충분한 양이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백신에 대한 충분한 인식이 있을 때, 주민 대부분이 백신을 맞기 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세계보건기구는 현장 백신 사용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 기준과 사유 또한 불분명하다"고 디푸니 박사가 이어서 말했다. "베니 같은 에볼라 주요 발병 지역의 최전방 보건 인력(에볼라가 쉽게 전염될 수 있는 인구) 중에도 거의 3분의 1이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국경없는의사회 긴급 구호 코디네이터 나탈리 로버츠(Natalie Roberts) 박사는 "사회 불신과 저항이 종종 에볼라 대응의 주요 장애물로 지적되어 왔으나, 실제로 최근 생존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입증된 방법 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린다면 사람들은 증상이 시작될 때 바로 치료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람들이 효과가 입증된 백신 으로 에볼라 바이러스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하게 될 것”이며, “우리는 지역사회를 탓하는 대신 더 많은 사람들이 치료와 백신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보건부와 협력해 2019년 5월 전문가전략자문그룹(SAGE)  권고에 따른 백신 접종을 확대하고자 했으나, 세계보건기구의 백신 공급과 접종 기준에 대한 엄격한 통제로 좌절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 백신접종팀은 북키부(North Kivu) 지역에서 대기 상태로 남아 백신을 기다려야 했다. 

로버츠 박사는 "에볼라 대응에 있어 ‘시간’은 절대적"이라며 "의료진은 현장에서 보는 것을 바탕으로 치료나 백신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한 여성이 당시 에볼라 진단을 받은 아픈 아이를 돌보고 있었다면, 우리는 그 아이를 진단하고 치료할 뿐만 아니라 여성에게 노출후예방접종을 제공해 잠재적인 에볼라 발병을 막아야 하며, 모든 지역 주민에게 백신을 접종해 만약 여성에게 병이 생긴 상황이 되더라도 지역 주민들이 이미 면역력을 발달시킨 상태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해하기 어려운 엄격한 시스템으로 인해 실시간으로 조사를 수행하고 그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심각하게 악화되어있다”며, “마치 소방관들에게 불을 끌 수 있는 물 한 양동이를 주고, 하루에 한 컵만 사용하도록 허락하는 것과 같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로버츠 박사는 “우리는 매일 에볼라 환자와 접촉이 알려진 사람이 백신 접종 대상임에도 접종 받지 못한 경우를 본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제한은 정당화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rVSV-ZEBOV 백신은 2015년 기니에서 있었던 3단계 임상 실험에서 좋은 안전성과 에볼라에 대한 높은 수준의 보호 기능을 보여주었다. 규제 승인이 없었을 당시, 콩고민주공화국 보건부와 세계보건기구는 '접근 확대(Expanded Access)'라는 틀에 따라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머크는 최근 세계보건기구에 이미 전달된 245,000회 분량의 백신에 더해, 필요할 경우 190,000회 분량을 추가로 보낼 준비가 되어 있으며 향후 6-18개월 내 650,000만회 분량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츠 박사는 "에볼라 발병 상황에서 시험적인 백신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하기 위해서는 투명성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이 백신 사용에 있어 어떻게 콩고민주공화국 당국을 지원하며, 국경없는의사회와 같은 최전방 보건 인력에게도 투명하지 않은 시스템을 주민들은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즉시 독립적인 국제 조정 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촉구한다. 이는 1997년 국경없는의사회, 국제적십자연맹, 유니세프, 세계보건기구로 구성되어 대규모 뇌막염, 콜레라, 황열병 발병 대응에 성공한 국제 조정 조직을 모델로 한다. 이 위원회는 각 협력기관을 하나로 모아 백신 접종 조율방법을 개선하고, 백신 관리 투명성을 제고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제조사와의 투명한 소통을 강화하며, 궁극적으로는 백신이 바이러스 노출의 위험이 큰 사람들에게 제공되도록 해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 에볼라 대응 활동

국경없는의사회는 2018년 8월 1일 콩고민주공화국 북동부 지역 에볼라 발병 선언 이후 에볼라 대응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에볼라 확진 및 의심환자 치료, 최전방 보건 인력 예방접종, 감염 예방 및 통제 강화, 지역사회 교육 등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북키부와 이투리(Ituri)의 많은 의료 시설과 협력해 에볼라 확산 환경에서 일반 의료 접근이 보장되도록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