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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알레포 공습, 민간인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 시급 - 국경없는의사회, 공개서한을 통해 국경을 통한 시리아 인도주의 지원 확대 촉구

2013.12.20

지역 의료 소식통에 의하면, 지난 며칠간 시리아 북부 알레포에서 벌어진 수 차례의 공습으로 이 지역 병원들은 1000여 명의 사상자들을 받느라 혼비백산할 지경이다.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는 알레포의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각 병원에 의료용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12월 15일 알레포 동부 여러 곳에 걸쳐 헬리콥터를 이용한 폭격이 가해졌다. 이미 광범위한 지역이 공습피해로 신음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무차별 공습으로 민간인 거주지역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국경없는의사회 시리아 활동 코디네이터 아이터 자발고게아즈코아(Aitor Zabalgogeazkoa)는 “지난 3일 동안 헬리콥터들이 여러 곳을 폭격했는데 그 중에는 학교나,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기다리는 헤이다리야(Haydarya)교차로도 있다. 학교와 교차로 두 곳에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병원 세 곳에 안치된 12구의 시신은 가족의 신원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지역에서 운영중인 병원 7곳에서는 지난 일요일부터 총 189명이 사망했고, 879명이 부상으로 병원을 찾았으며 그 중 244명이 아동이었다고 알려왔다. 하지만 다른 의료 시설에서 받은 환자 수를 감안하면 사상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태로 알레포 지역 내 위치한 병원들에 과부하가 발생해 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알레포를 황폐화시키는 빈번한 폭력사태로 전반적인 보건 체계도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내전이 시작된 이후 알레포 지역의 병원들도 대부분 손상을 입었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공습으로 이미 고갈될 대로 고갈된 의료시설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자발고게아즈코아 코디네이터는 “반복되는 공습으로 인한 아비규환 때문에 부상자 치료가 더욱 힘들어지고 결국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여러 지역에서 한꺼번에 호출하는 통에 앰뷸런스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며, 의료진은 밀려드는 환자들을 받느라 몹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국제 인도주의 의료단체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절대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시리아인들을 위한 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유엔에 모인 국가들에 12월 16일에 공개서한을 보내 국경을 넘어 더 많은 인도주의 지원이 시리아 내부로 전달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어제 12월 19일 제네바에서 열린 시리아 관련 고위 관계자 회담(“High Level Group on Syria” meeting)는 지난 10월 2일 열린 UN 안보리에서 “시리아 관련 고위 관계자 그룹”이 시리아 내에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우선 제시해야 한다고 결정한 뒤에 열리는 회담으로 UN, 시리아 주변국, 유럽, 미국 등의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회의다. 그러나 시리아 국경을 넘어 반군 점령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 대한 긴급 필수 지원 전달 문제는 논의 의제에서 빠져있다. UN은 이러한 지원이 시리아 정부의 입장에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레드 라인”이라고 간주하고 있다. 거의 모든 국제 인도주의 지원은 현재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경유해서만 전달된다.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회장 조앤 리우(Joanne Liu) 박사는 “대부분의 인도주의적 국제 지원이 시리아 정부를 주요 경로로 삼아 전달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수백만 명이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유엔 기구와 국제 단체들은 시리아 정부의 강력한 통제를 받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인도주의 지원, 그 중에서도 특히 의료 지원이 반군 점령 지역에 전달되는 것을 제한 또는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장애요인으로 인해 예컨대 구타(Ghouta) 등 반군 점령 지역이나 정부군에 포위된 지역 주민들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은 전면 차단된 상태다. 게다가 시리아 국경 인근 반군 점령 지역의 지역민 500만에서 최대 700만 명은 다마스쿠스를 통한 의료 지원을 전혀 받고 있지 못하며 기타 물자 지원도 최소한에 그쳐, 국경을 통한 지원 전달 확대가 시급하게 필요하다.

UN 기구들은 시리아 정부가 다마스쿠스에서의 활동에 대해서도 보복성 조치를 취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반군 지역 주민들에게 접근하기 위한 협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시리아 연대 네트워크(Syrian Solidarity Networks)와 국경없는의사회를 비롯 몇 안 되는 NGO들의 활동 덕분에 간신히 연명하고 있다. 이들 NGO들은 시리아 이웃 국가들, 특히 터키를 통해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반군 지역 주민들에게 인도주의 지원이 필요한 규모가 방대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지원 규모는 턱없이 부족하다.

국경없는의사회 조앤 리우 회장은 “다마스쿠스를 통해서건, 인근 국가들을 통해서건 구분 없이 시리아 고위급 회담에서 분쟁의 모든 피해자들에게 인도주의 접근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합니다”라면서 “시리아 내로 지원을 전달하는 데 너무나 많은 장애물이 존재합니다. 일부 지역 경우 무장 반군 집단에 의해 지원이 차단되고 있다는 사실을 비롯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습니다. 그러나 수백만 명이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되는 상황을 막으려면 국경을 통해 반군 점령 지역에 지원을 제공하는 문제가 지극히 중요하며, 따라서 인도주의적 의제에서 빠져서는 안 됩니다. 고위급 회담에서 모든 당사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합의를 이끌어내고, 시리아의 인도주의 지원 접근 개방이라는 구체적인 결과로 즉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촉구했다.

*별첨 : 시리아 사태 고위급 회담 참가국들에 보내는 공개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