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니 보건당국 공식 집계로 현재까지 의심 환자 122명, 사망 78명
- 10명 중 9명이 사망하는 가장 치명적인 에볼라 ‘자이르형’ 바이러스로 전문가 확인
- 이번 에볼라 발생 직후 국경없는의사회는 환자 격리와 감염 의심 환자 추적을 시작
지난 3월 22일 아프리카 기니 남동부 게케두(Guéckédou)와 마센타(Macenta)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이 공식 발표된데 이어, 이들 지역과 떨어진 서부의 기니 수도 코나크리에서도 에볼라 감염 환자 8명이 확인되었다. 이번 에볼라 확산으로 인해 현재까지 기니 보건부의 집계에 의하면 의심 환자는 122명, 사망 환자는 78명이다. 국제 인도주의 의료 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게케두, 마센타, 코나크리 세 지역에서 환자들을 격리하고 추가로 감염 가능성이 있는 환자를 확인하고 있다.
이미 2001년부터 기니에서 활동해온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번 에볼라 발생 즉시 환자 격리와 전문 인력 파견 등의 응급 대응을 시작했다. 이번 주말까지 현지에 파견이 완료되는 전문 인력은 60여 명으로, 유행성 출혈열에 경험이 있는 의사, 간호사, 전염병학자, 식수와 위생 전문가, 인류학자 등이다. 또한 필요한 물자 40톤이 이미 기니로 운송되어 앞으로 몇 주 동안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활동하는데 충분한 의약품과 보호 장비를 확보했다.
▲기니 게체두의 에볼라 격리 병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현재 수도 코나크리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마리아노 루글리(Mariano Lugli)는 이번 에볼라 확산이 유래가 없이 심각하다고 설명한다.
“인접한 게케두, 마센타, 은제레코레에 이어 코나크리에서도 에볼라가 발생한 것을 현장에서 직접 목격하고 있습니다. 확산 지역의 규모로 봤을 때 유래가 없을 정도로 심각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 몇 년 간 에볼라가 유행한 거의 모든 경우에 응급 대응을 했는데, 이제까지는 좀 더 외진 지역들에서 한정적으로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역적으로 더 넓게 퍼지고 있어서 확산을 막는 일이 더 어려울 것입니다.”
현재 코나크리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기니 보건부, 세계보건기구(WHO)와 협력해 돈카(Donka) 병원의 환자 격리 시설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의료 시설의 입원 환자들 경우 최적의 격리 조치가 이뤄지지 못해서 시급하게 격리 시설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 2주 동안 기니 남동부 게케두와 마센타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신속하게 대응 팀을 파견하여 격리 시설을 2곳에 설치했다. 또한 지역 보건당국을 지원해서 새로운 격리 시설을 설치하기에 적합한 장소를 선정하는 중이다.
동시에 에볼라 감염 환자와 직접 접촉한 적이 있고, 따라서 감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추적하는 ‘접촉 역학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에볼라 의심 환자들과 접촉한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의 선별 작업에 들어갔다. 새로운 환자를 찾아내고 격리하는 것이 에볼라 바이러스의 추가 전염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다.
▲기니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전염병학자 미첼 반 허프
국경없는의사회 긴급 구호 코디네이터 마리 크리스틴 페리르(Marie-Christine Férir)의 말에 따르면 “국경없는의사회의 에볼라 전문의들이 사례가 발생한 지역의 마을들을 직접 찾아 다니고 있으며,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있으면 추적해 전문 시설로 이송한 뒤 치료하고” 있다. 현재까지 에볼라 바이러스를 치료할 백신은 존재하지 않으며, 증상을 완화시키고 질병의 진행을 억제하거나 환자의 고통을 줄여주는 치료만이 가능하다.
게케두에 파견된 국경없는의사회의 전염병학자 미첼 반 허프(Michel Van Herp)는 이번 에볼라 바이러스가 가장 심각한 종류라고 설명한다. “현재 기니에 돌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는 자이르(Zaire)형인데, 이는 가장 강력하고 치명적인 종류이며, 감염되면 10명 중 9명이 사망합니다. 확산을 막으려면 감염 경로를 추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염 가능성이 있는 환자와의 모든 접촉을 감시하고, 증세가 보이는 즉시 격리해야 합니다. 기니의 지역 의료 시설들이 철저한 위생 조치를 갖출 수 있도록 기니 당국과 WHO가 지원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