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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열대질환의 날: “소외열대질환 퇴치, 더 이상의 소외된 환자는 없어야 합니다”

2021.01.29

소외열대질환의 날: “소외열대질환 퇴치, 더 이상의 소외된 환자는 없어야 합니다”

 

1월 30일은 ‘소외열대질환’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제정된 ‘소외열대질환의 날’로 올해 두 번째를 맞이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열대지방에서 주로 발생하는 20개 질병을 소외열대질환(NTD)으로 통칭하는데, 이 질병들은 전 세계 10억 명이 넘는 인구에 영향을 미치며 대부분 의료 서비스나 깨끗한 식수와 위생 시설이 부족한 빈곤지역에서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국가나 국제 사회의 관심으로부터 소외되어 있어 대부분 환자들은 적절한 예방과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소외열대질환의 날’을 맞아 새로운 보고서를 발간하여 더 이상의 사망 및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소외열대질환’에 대한 전 세계적인 대응을 개선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소외열대질환을 가진 환자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접근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 확인하기: https://www.msf.org/overcoming-neglect-report-ntds

 

"소외열대질환은 대부분 극빈층에게만 영향을 미칩니다. 그 결과, 소외열대질환 중 생명을 위협하거나 환자를 쇠약하게 하는 여러 질병에는 백신도 없고, 진단 도구도 부족하며, 최적의 치료가 부재하고 사용할 수 없거나 가격이 매우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_크리스토스 트리스토우(Christos Christou) 국경없는의사회 국제회장

그동안 소외열대질환과의 싸움에 여러 진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치명적인 질병 중 일부는 여전히 퇴치가 요원하고, 심지어 통제조차 할 수 없는 상태로 남아 있으며, 매년 수십만 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소외열대질환 대응의 새로운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치료제, 백신, 진단 도구 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제시하며, 목표는 2030년까지 100개 국가에서 최소 한 종류의 소외열대질환을 퇴치하고 소외열대질환으로 의료 개입을 필요로 하는 환자 수의 90%를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코로나19 팬데믹이 소외열대질환 통제 및 퇴치를 향한 진전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 많은 소외열대질환 대응 프로그램이 중단됐고, 취약한 의료 시스템에는 큰 부담이 가해지고 있으며, 소외열대질환을 위한 자원이 다른 곳에 사용되면서 자금이 줄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소외열대질환이 더욱 방치되고, 지난 수년간에 걸친 주요한 성과가 역행하며,더 많은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실질적인 위험이 있는 것이다.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는 이것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환자를 찾고,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더 나은 도구와 노력을 통해 우리는 소외열대질환을 “과거의 질병”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_크리스토스 트리스토우 국경없는의사회 국제회장 

국경없는의사회가 발표한 보고서는 지난 30년 동안 소외열대질환 대응에 참여한 내용을 상세히 담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환자를 치료하고, 대응 활동에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며, 신규 치료 및 진단법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지원하고, 질병 발생을 줄이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보고서를 통해 소외열대질환에 대한 전 세계적 대응의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30년 이상 소외열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적인 치료를 제공하며, 소외열대질환 중에서도 가장 치명적이고 소외된 질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30년간 국경없는의사회는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환자 수십만 명을 치료했다. 많은 환자가 흑열병(내장 리슈마니아증), 샤가스병(아메리카 트리파노소마증), 수면병(인간 아프리카 트리파노소마증) 등 생명을 위협하는 기생충 감염을 가지고 있었다. 노마병 환자도 있었는데, 노마병은 ‘소외열대질환’으로 인식되지도 않을 정도로 방치된 치명적인 세균성 질병이다. 다른 어떤 소외열대질환보다 사망 및 장애의 원인이 될 위험이 높은 뱀독 감염 환자도 있다. 

 

흑열병(내장 리슈마니아증)

흑열병은 제때 치료 받으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소외열대질환이다. 남아시아에서는 대부분 종식되었으나 동아프리카에서는 여전히 나타나고 있으며, 대부분 환자가 치료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아프리카의 환자를 위한 신속한 진단과 치료기간이 짧은 경구 치료법이 필요하다. 

 

샤가스병

샤가스병은 주로 의료 서비스 접근이 제한된 환자에게 나타난다. 샤가스병에 감염된 사람의 99%가 진단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초기 진단과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대부분 환자가 몇 년간 아무 증상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결국 증상이 나타나 진단을 받는 시기에는 이미 치료 시기를 놓친 경우가 많다. 감염 초기와 말기 모두에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치료 기간이 짧은 경구 치료법이 필요하다.

 

수면병(인간 아프리카 트리파노소마증)

과거에는 수면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많았지만 현재는 전 세계적인 퇴치에 가까워지고 있다. 하지만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환자 수가 많지 않아도 제약사는 의약품과 진단도구 생산을 중단하지 않아야 한다. 확진을 위한 간단한 진단 도구가 필요하다. 

 

노마병

노마병은 잘 알려지지 않은 소외질병으로, 주로 빈곤층 아동에게서 나타난다.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노마병에 걸린 아동의 90%가 2주 안에 사망한다. 노마병은 생존자에게 심각한 안면 기형을 남기기 때문에, 음식을 먹거나 말하는 것, 호흡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초기에 발견하면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하지만, 정기적인 경구 검진이 필수적이다. 노마병은 아직 ‘소외열대질환’ 목록에도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세계보건기구가 노마병을 소외열대질환으로 인정하고 퇴치를 위한 로드맵을 개발하기를 촉구한다.  

 

피부리슈만편모충증

매년 100만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가장 널리 퍼진 소외열대질환 중 하나이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은 아니나 심각한 사회적 낙인 또는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 피부 손상이나 흉터가 있는 환자는 사회에서 배제 당하고 피해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 환자가 치료를 받지 못하고, 관련 프로그램은 지원이 부족하다. 신속한 진단이 가능한 도구와 경구 치료가 필요하다. 

 

뱀독

매년 500만명이 뱀에 물리고 그중 약 10만명이 사망한다. 실명을 유발하거나 절단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시기적절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받으면 사망을 방지할 수 있지만 대부분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다. 해독제가 부족하거나 가격이 매우 높아 대부분 환자에게는 접근이 어렵다. 뱀독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자원을 늘리고, 특히 양질의 효과적인 해독제를 적절한 가격에 구할 수 있도록 대량생산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