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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국제 지원 축소로 의료 서비스 접근이 제한된 종글레이 주 지역주민

2021.02.01

2021년 1월 남수단 리앙의 여성들이 국경없는의사회가 각 가정에 보급한 구호품을 나르고 있다. 여성에게 직접 구호품을 전달하는 것은 지역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인구를 지원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Damaris Giuliana/MSF

최근 남수단 동부 종글레이(Jonglei) 주 리앙(Riang)은 지역주민의 건강이 점점 더 위태로워지며 우려스러운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지난 1월 리앙으로 파견된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팀은 외딴 지역의 주민들이 깨끗한 식수, 안전한 식수 저장 장치, 위생 시설과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년간 지속된 홍수와 분쟁이 이 지역에 큰 피해를 입히며 지역사회를 취약하게 했고, 그중 특히 5세 미만 아동은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1월 9일부터 14일 사이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리앙에서 약 770명에게 진료를 제공했다. 모기장, 담요, 양동이, 비누, 정수기와 필터, 거처를 만들기 위한 플라스틱 시트와 끈이 들어 있는 키트를 1,000여 개 가구에 배포하기도 했다. 이 구호품은 홍수 피해 가정에 인도적 지원이 될 뿐 아니라, 말라리아, 호흡기 감염, 수인성 질병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남수단 종글레이 주 리앙에 이동 진료소를 설치했다. 6일간 약 800명에 가까운 환자에게 진료를 제공했다. ©Damaris Giuliana/MSF

"지난주 우리 이동 진료소에서 치료받은 5세 미만 아동 중 60%가 말라리아 양성 반응을 보인 것은 매우 우려되는 일입니다. 일부는 이미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우리는 또한 여러 질병을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환자도 봤는데, 식수 부족이 원인으로 보이는 요로감염 의심 여성 환자도 다수 있었습니다.” _로베르토 라이트(Roberto Wright) / 국경없는의사회 긴급 구호 코디네이터

자금 부족이 드러낸 의료 서비스 격차

"국제 원조 단체는 종글레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보건 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을 다음 달까지만 보장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 지역의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_로베르토 라이트 / 국경없는의사회 긴급 구호 코디네이터

종글레이의 자금 지원이 감소한 것은 남수단 전역의 일반적인 추세를 반영한다. 현재 많은 주민이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종글레이 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러 보건 단체가 리앙 등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사는 주민에게 의료와 식량, 식수, 위생시설 등 긴급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국제 원조 단체가 자금 지원을 지속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습지로 둘러싸인 이 외딴 지역은 우기에는 수개월에 걸친 홍수, 건기에는 식량과 가축 등 자원 부족으로 인해 악화하는 광범위한 폭력에 직면한다.

남수단 종글레이 주 리앙에서 여성들이 식수통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Damaris Giuliana/MSF

이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무상으로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에 가려면 바구니나 플라스틱 시트에 환자를 싣고 한 시간 이상을 늪지를 가로질러 걸어가야 한다. 장마철에는 수위가 너무 높아져 늪을 건너려면 헤엄을 쳐야 한다. 

한편 전문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랑키엔(Lankien)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시설로 이송되는데, 걸어서 며칠 밤낮을 이동해야 한다.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해 늪을 건너야 하는 환자들

긴 지팡이를 짚은 47세의 니아덴 월(Nyadeng Wal)은10대 손녀와 함께 국경없는의사회 긴급구호팀이 운영하는 이동 진료소에 도착했다. 소녀가 머리에 이고 온 바구니에는 의식불명인 두 살배기 남동생이 실려 있었다. 

"우리는 손자를 파타이(Pathai) 병원에 데려가려고 밤새 늪을 건넜어요. 거기에서 약을 받았지만, 손자는 나아지지 않았어요." _니아덴 월 / 남수단 주민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진은 니아덴의 손자가 심각한 말라리아임을 진단했다. 권고에 따라 가족들은 피에리(Pieri)의 국경없는의사회 시설로 이동했고, 아이는 그곳에 입원해 치료받았다. 

니아덴 월이 손녀와 함께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소에서 중증 말라리아 진단을 받은 두 살 손자가 치료받는 동안 기다리고 있다. ©Damaris Giuliana/MSF

엘리자베스 니예쵸트 코엥(Elizabeth Nyechot Koeng)은 7살된 딸 니예페이 리에크 푸오르(Nyepay Riek Puor)를 리앙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소에 데려갔다. 소녀는 지난 9월 머리에 커다란 상처가 생겼다.

"피에트(Pieth) 마을에 있는 우리 집은 폭우로 물이 50cm까지 차 올랐어요. 그날 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벽이 무너지면서 딸이 머리를 부딪쳤어요. 가족 모두가 대피해야 했어요. 남편은 안전한 장소를 찾기 위해 아이들과 어머니와 함께 떠났고, 니예페이는 피를 흘리고 있었기 때문에 늪을 건너서 풀춀(Pulchol)로 데려갔어요. 우리는 진료소에서 3일을 보내고 가족을 찾기 위해 다시 리앙으로 돌아왔어요." _엘리자베스 니예쵸트 코엥 / 남수단 주민

가족들은 니예페이의 후속 치료가 가능한 파타이의 한 민간 진료소에 몇 차례 더 갔지만, 치료를 마치는 데 필요한 비용이 부족했다. 

"니예페이와 가족의 가슴 아픈 경험은 현재 남수단 여러 지역에서 벌어진 상황을 대변합니다. 이곳은 현재 긴급한 상황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홍수, 반복되는 지역 내 폭력, 무료 의료 시설 부족으로 인해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심각하게 제한되었습니다. 많은 환자가 부상이나 질병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치료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사후 관리나 충분히 회복할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_로베르토 라이트 / 국경없는의사회 긴급 구호 코디네이터

국경없는의사회는 1983년부터 남수단에서 활동해왔다. 현재 벤티우(Bentiu), 아웨일(Aweil), 올드 판각(Old Fangak), 랑키엔, 리어(Leer), 마반(Maban), 문드리(Mundri), 말라칼(Malakal), 피에리, 예이(Yei), 울랑(Ulang)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주바(Juba)에서 코로나19 긴급 지원을 추가로 시행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아베이(Abyei) 지역의 아곡(Agok)에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