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현장소식

유럽연합-벨라루스 국경 위기에 관해 알아야 할 8가지 정보

2022.01.12

2021년 6월부터, 수천 명의 난민이 벨라루스를 거쳐 유럽연합(EU) 국가로의 입국을 시도하며 EU-벨라루스 국경 위기가 불거졌다. 이들은 대부분 이라크 난민인데,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콩고민주공화국, 카메룬 출신 난민도 있다. 

벨라루스가 이주민 유입을 다소 완화하는 추세지만, 이를 두고 폴란드 및 리투아니아는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Alexander Lukashenko) 대통령이 이주민과 망명신청자의 월경을 적극적으로 유도한다고 지속해서 규탄했다.  

EU 국가들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장벽을 설치하고, 국경 수비를 강화했으며, 국경지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였다. 이 조치로 인도적 구호활동 단체가 국경지대에서 활동하는 데 상당한 제약이 생겼다. 

유럽연합-벨라루스 국경 위기에 관해 알아야 할 정보를 8가지로 정리했다.

1.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난민들 

폴란드 정부는 난민·이주민·망명신청자의 불법 폴란드 입국을 방지하고자 국경지대에 15,000명에 달하는 병력을 증강 배치했다. 그 후 몇 주에 걸쳐, 국경 근처 임시 캠프에 거주하던 약 2,000명의 난민이 폴란드 입국을 시도하다가 폴란드 군경과 충돌을 빚었다. 이 난민들은 방한 준비도 못 한 채 추위와 싸워야 했으며 식수나 식량, 거처, 의료서비스 접근마저 차단된 상태였다. 현재 국경지대의 난민 규모는 정확한 파악이 불가하다. 

2. 법제화된 난민 송환 정책

2021년 8월, 리투아니아는 기존 난민법 수정을 통해 국제적 보호(international protection) 신청서를 검토하지 않고 리투아니아에 입국하는 난민을 즉시 국경으로 송환할 수 있게 하는 ‘난민 밀어내기’를 법제화했다. 그리고 10월, 폴란드 또한 리투아니아를 뒤따라 난민송환법을 법제화했다. 

 

폴란드 국경수비대가 한 이라크 출신 가족을 군용 트럭에 태우고 있다. 네 명의 아동 등 총 13명으로 이뤄진 이 이라크 쿠르드족 가족은 폴란드로의 망명을 신청했지만 폴란드 국경수비대가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으로 송환했다. 2021년 10월 폴란드. ©Maciej Moskwa/Testigo

3. 국경지대에서의 사망자 속출

2021년 8월부터 12월까지 EU 국가와 벨라루스 영토에서 최소 2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고됐지만, 실제 사망자 수는 이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4. 이주민이 겪는 참담한 폭력 

벨라루스를 거쳐 EU 국경으로 향하는 난민 및 이주민은 반인도적이고 폭력적인 대우를 받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난민들이 국경 양측에서 직접 겪은 경험을 보고받았다. 소지품 절도 및 손괴뿐 아니라 위협, 의도적 폭력, 물리적 폭행까지 다양한 형태의 폭력과 마주해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신체적 부상을 입은 난민과 이주민을 직접 치료하기도 했는데, 국경수비대에 의해 폭행을 당했다는 증언과 일치하는 부상이었다.

 

폴란드 출신 자원봉사자가 난민에게 침낭을 덮어주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폴란드 현지 난민 및 이주민 지원단체 및 언론과 협업하여 안전지대 근처 삼림지역에 피신해 있던 13명의 난민을 만났다. 2021년 10월 폴란드 나레프카(Narewka). ©MACIEJ MOSKWA/TESTIGO

5. 끊임없는 불안 속에서 살아가는 난민들 

정확하게 가늠하긴 어렵지만 많은 수의 난민이 난민 수용 의사가 없는 벨라루스와 EU 국가 사이에 발이 묶인 채 고립되어 있다. 이 중 일부는 벨라루스로 강제 송환되어 또다시 폭력에 노출될까봐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숲 지대에 숨어 산다. 벨라루스 브루즈기(Bruzgi) 지역의 한 창고에서도 약 600명의 난민이 생활하고 있다.

6. 이라크 및 시리아로의 강제 송환 

2021년 11월 18일부터, 4,000명 이상의 난민이 벨라루스에서 이라크와 시리아로 강제 송환됐다. 송환 조건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네 명의 아동 등 총 13명으로 이뤄진 이 이라크 쿠르드족 가족은 폴란드로의 망명을 신청했지만 벨라루스로 강제 송환된 상태다. 2021년 10월 폴란드. ©Maciej Moskwa/Testigo

7. 이동이 제한된 채 지속적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

난민과 이주민들은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그리고 벨라루스 국경수비대에 의해 국경지대에 고립되는데, 열악한 환경과 수비대에 의한 폭력에 노출되어 목숨까지 위험한 상황이다. 

8.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경로 차단 

2021년 12월 29일 기준, 국경없는의사회는 여전히 경비 구역 내 리투아니아 국경검문소 외 모든 국경지대에 접근이 제한되어 있다. 

2022년 1월 12일 업데이트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번 국경 위기에 대응하여 벨라루스와 리투아니아, 그리고 폴란드에서 활동을 전개했지만, 활동 허가를 받는 데 실패했다. 세 국가의 관할 당국에 계속해서 활동 승인을 요청했으나 모두 반려되었고 결국 활동 개시 3개월 만에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0월부터 폴란드 내 접근 금지 구역 및 국경검문소 진입 허가를 요청해 왔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었습니다._프라우케 오시그(Frauke Ossig) / 국경없는의사회 폴란드 및 리투아니아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구호단체뿐 아니라 비정부기구와 봉사단체 모두 폴란드 국경지대 진입이 불가하고, 현지 주민만이 난민과 이주민에게 지원을 제공하는 유일한 통로다. 


일부 봉사자들이 비난과 위협을 받고 있으며 난민 지원을 저지하려는 사람들이 봉사자의 재산이나 소지품을 부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질타와 협박으로 현지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지극히 반인륜적인 행동입니다. 이들에게는 피난처를 찾을 권리와 망명할 권리가 있고, 불합리하게 벨라루스로 강제 송환돼선 안 됩니다. 난민의 목숨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_프라우케 오시그 / 국경없는의사회 폴란드 및 리투아니아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난민과 이주민에게 식수, 식량, 옷가지, 의료서비스 등 의료적·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접근 경로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영하로 떨어진 혹독한 날씨에 동사자가 급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