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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국경없는의사회-시워치, 바다에서 조난당한 난민∙이주민 수색 구조 위해 협력

2020.08.12

스페인 부르리아나(Burriana) 항에서 시워치4호가 중부 지중해에서의 첫 수색∙구조 활동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Hannah Wallace Bowman/MSF

국경없는의사회는 지중해 중부에서 구명 활동을 시작하는 난민구조선 시워치4(Sea-Watch 4)에 승선한다. 이번 협력이 이루어진 배경은 유럽 회원국이 코로나19 대유행을 핑계 삼아 수색∙구조 활동을 축소하는 한편, 리비아에서 자행되고 있는 폭력의 순환고리를 영구화하고 의도적인 미지원 정책으로 사람들을 바다에서 익사하도록 방치했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바다에서 익사할때까지 방치되어서는 안 됩니다. 어느 누구도 고문과 고통을 감내하도록 강요당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유럽 정부의 직무 유기라는 범죄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도주의 의료단체로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코로나19가 야기하는 어려운 상황들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공중보건이라는 명목으로 지중해에서의 구명 활동을 축소하거나 막으려고 하는 유럽 국가들의 조치는 신중하지 못한 조치이며, 정치적인 동기가 있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의문스러운 전력을 가진 리비아 해안경비대를 통해 유럽 국경을 통제하고 아프리카에서 오는 사람들을 구조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럽 국가들은 이러한 생명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_올리버 벤(Oliver Behn) 국경없는의사회 운영 국장

지난 5개월 동안 이탈리아와 몰타는 바다에서 긴박한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지원하기를 수 차례 거부했다. 그리고 구조된 사람들을 태운 비정부단체(NGO) 선박에게 항구를 열어주지 않았다. 유럽 국가들이 의도적으로, 조직적으로 구호활동을 조율하지 않아 바다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은 몇 시간, 며칠, 몇 주까지도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한 채 버려져 있다.

국제연합(UN), 국제이주기구(IOM),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을 비롯한 국제기구 및 유럽의 기관들은 리비아를 이주민과 난민, 망명 신청자에게 안전하지 않은 곳으로 명확히 정의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유럽연합(EU)이 자금을 지원한 양자 협정의 일환으로 5,650명이 바다에서 가로막혀 강제로 리비아로 송환되었다. 시워치 3과 오션바이킹(Ocean Viking) 등 민간 수색∙구조 선박은 조악한 세부 조항 때문에 이탈리아의 항구 출입이 구조적으로 차단되었다. 이렇듯 민간 수색∙구조의 범죄화는 지속되고 있지만, 동시에 폭넓은 사회적 지원을 받고 있다. 

시워치4호가 스페인 부르리아나(Burriana) 항에서 중부 지중해에서의 첫 수색∙구조 활동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Hannah Wallace Bowman/MSF

유나이티드포레스큐(United4Rescue)는 시워치4 구입을 지원해 주었으며, 덕분에 운항을 시작할 수 있었다. 2019년 12월 독일 개신교회의 이니셔티브로 설립된 유나이티드포레스큐는 현재 종교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장했고, 회원 500명을 보유하고 있다. 

“시워치4와 여러 지원 연합체는 사람들이 유럽 해안에 도달하지 못하고 익사하도록 방치하는 유럽연합의 인종차별적 정책에 대한 시민사회의 단결된 대응입니다. 또한 우리를 방해하려는 유럽연합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조 활동을 멈추지 않겠다는 확실한 신호이자 난민 및 이주민에 대한 연대를 상징합니다. 사람들은 바다에서 죽어가거나, 겨우 도망쳐 나온 리비아로 다시 돌려 보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럽연합의 항공국경순찰대는 이들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이 이들의 죽음을 방치하는 한 우리는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 나갈 것이며, 시민사회의 지원을 받을 것입니다.” _필립 한(Philipp Hahn) 시워치 4 현장 책임자 

필립 한(Philipp Hahn) 시워치 수색 구조 활동 현장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는 지중해 중부 구명 활동을 위한 새로운 선박 시워치4호 운항에 협력한다. ©Chris Grodotzki/Sea-Watch

리비아에 다시 구금된 수백명 중 많은 수가 행방불명 되었고, 나머지는 위생 상태가 열악하고 식수 및 식량이 부족하며 과밀집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물리적 거리두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올해 초에는 리비아 내 분쟁이 더욱 격렬해지고 코로나19까지 더해져 이미 붕괴 위기에 있던 국가의 의료 시스템이 더욱 위태로워지며 인도적 위기를 야기했다.  

안전하고 합법적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수 천명이 최후의 수단으로 지중해 횡단을 선택했다. 수색∙구조 역량을 축소하는 것은 이들을 단념시키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상황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 뿐이다. 6월 한 달 동안 지중해 중부에서 사망하거나 실종된 수는 최소 101명이며, 7월 말 리비아로 송환된 난민 중3명이 총상으로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전년대비 4배 많은 수의 사람들이 항해가 불가능한 허술한 보트로 위험한 횡단을 감행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시워치의 협력

2020년 4월, 시워치와 독일 개신교회가 이끄는 유나이티드포레스큐 연합체가 협력해 시워치4를 구입했다. ‘포세이돈(Poseidon)’이라 불리던 이 해양관측선은 현재 ‘시워치4(Sea-Watch 4)’으로 명칭이 바뀌었고, 지중해 중부에서 수색∙구조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개조되었다. 유나이티드포레스큐를 지원하던 국경없는의사회 독일 사무소는 시워치 4에 승선해 의료 및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의사와 조산사, 커뮤니케이션 및 옹호 담당 직원으로 구성된 팀을 배치하고, 시워치는 21명으로 구성된 임시 자원봉사팀을 통해 선박을 운항하며 수색 작업을 진행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선박 진료소 운영을 포함한 긴급 의료 지원을 제공한다. 시워치와 국경없는의사회는 함께 식량 및 생활필수품 보급 등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며, 특히 취약한 환자를 파악해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