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다쉬트-에-바르치 병원 산과 병동 산후조리실. © Sandra Calligaro
국경없는의사회(MSF)는 5월 12일 16명의 산모가 조직적인 총격을 받아 사망한 잔혹한 공격 이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다쉬트-에-바르치에서 활동을 중단하고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 공격으로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조산사 1명 외 공격 당시 현장에 있었던 아동 2명과 관계자 6명이 사망했다.
아직 가해자나 공격 동기에 대한 정보는 명확하지 않으나 산모와 신생아, 보건소 직원들이 고의적인 공격의 대상이 됐으며 앞으로 유사한 공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공격의 배경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아프간 당국은 탈레반(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에미리트)을 지목해 비난한 반면, 외국 정부들은 급진 단체, 호라산그룹 이슬람국가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누구의 책임인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산과 병동의 환자, 의료 종사자, 인도주의 활동이 비양심적인 폭력의 표적이 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 공격이 비극적인 단일 사건으로 남겨져선 안된다. 이 지역에 사는 하자라족은 계속해 공격의 표적이 되어 왔으며, 여러 구호 단체들도 마찬가지이다.
"다쉬트-에-바르치 활동이 위험을 수반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누군가 출산을 앞둔 여성의 절대적인 취약성을 이용해 산모와 신생아를 말살시켰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우리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벽이 더 높거나 경비문이 더 두껍다고 해서 이러한 끔찍한 공격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이곳에 남는 것은 이렇게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을 우리 활동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일로 간주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티에리 앨러포트 듀베르게(Thierry Allafort-Duverger) / 국경없는의사회 사무총장
해당 결정사항은 모든 직원과 국가 보건당국, 다른 협력기관에 전달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심리 지원을 포함해 직원에게 필요한 지원을 계속해 제공하고자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또한 산과 병동에서 사망한 환자의 유가족에게 충분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치안 상황에 따라 국경없는의사회는 다쉬트-에-바르치 활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으나 의료 접근성 향상을 목표로 한 지역 내 활동을 지원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2019년 12월 다쉬트-에-바르치 병원에서 산모 마르지아(Marzia)가 새로 태어난 아들 파야즈(Fayaz)를 안고 있다. ©Sandra Calligaro
5월 12일 공격을 받은 다쉬트-에-바르치 산과 병동. © Frederic Bonnot/MSF
국경없는의사회가 다쉬트-에-바르치 산과 병동 활동을 중단한 것은 필요한 결정이었지만 동시에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으며, 이 지역에 거주하는 백만 명 이상의 주민에게도 그 결과가 뒤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주민 대부분은 역사적으로 소외되고 빈곤한 하자라족 출신이며, 대부분 수십 년 간 이어진 분쟁으로 인해 실향민이 된 사람들이다. 2019년 한 해 동안 약 16,000건의 분만을 지원한 다쉬트-에-바르치 산과 병동은 국경없는의사회의 가장 주요한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최근 공격으로 인해 국경없는의사회가 병원 내 활동을 중단하게 되며 여성과 신생아에게 필수 의료 서비스를 제공이 불가능해졌다. 아프가니스탄은 이미 산모와 신생아 사망률이 높은 국가이다.
지난 16년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국경없는의사회 의료지원 활동 중 총 70명 이상의 직원과 환자가 사망했다. 2004년 바드기스(Badghis) 지방에서 직원 5명이 사망한 사건과 2015년 10월 42명이 사망자가 발생한 미 공군에 의한 쿤두즈(Kunduz) 국경없는의사회 병원 폭격 등이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4년 11월부터 아프가니스탄 보건부와 협력해 카불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출산 및 신생아 진료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병원은 고위험 분만을 위한 24시간 연중무휴 응급 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인근 다른 산과 진료소 이송을 위한 네트워크 또한 지원한다. 2019년 총 1만 6000명에 가까운 신생아가 이 병원에서 태어났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아프가니스탄의 헬만드(Helmand), 헤라트(Herat), 칸다하르(Kandahar), 코스트(Khost), 쿤두즈 주에서 의료 활동을 지속하며 다양한 보건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980년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