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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나세르 병원 대피령으로 또다시 갈 곳 잃은 실향민들

2024.02.15

국경없는의사회는 나세르(Nasser) 병원에서 대피 중인 수천 명의 실향민들에게 내려진 이스라엘군의 대피령을 강력히 규탄한다. 나세르 병원은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Khan Yunis)에서 가장 큰 의료시설이다.

이스라엘군이 불도저로 나세르 병원 구내 북문을 파괴한뒤 병원 내부에 있던 실향민들에게 파괴된 북문을 통해 대피할 것을 명령했다. 의료진과 환자들은 환자당 보호자 한 명만 병원에 남아있을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은 여전히 병원 건물 안에 남아 몹시 열악한 환경에서 환자들을 계속 치료하고 있다.

나세르 병원 근처에서 몇 주간의 격렬한 전투가 벌어진 후, 의료진•환자•실향민들은 필수품에 대한 접근성이 거의 없는 상태로 병원 구내에 발이 묶이고 말았다. 칸 유니스에서 엄청난 폭격으로 부상을 입은 많은 사람들 또한 응급 치료를 받기 위해 해당 병원으로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전한 정보에 따르면, 지난 며칠간 나세르 병원에 직접적으로 가해진 총격으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람들은 진퇴양난에 처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의 대피령에 맞서 나세르 병원에 남아 잠재적 공격의 표적이 되거나 병원 구내를 빠져나와 폭격과 대피령이 일상처럼 벌어지는 끔찍한 상황을 마주해야 하죠. 병원은 안전한 장소가 되어야 하며 애초에 대피해야 하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_리사 매샤이너(Lisa Macheiner) / 국경없는의사회 가자지구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나세르 병원에 있던 대부분의 실향민들은 현재 병원을 떠났고 수천 명의 가자지구 주민들은 또다시 갈 곳을 잃었다. 이들은 막대한 파괴를 입은 가자지구 북부로 돌아갈 수 없다. 여러 검문소가 화물 및 사람들이 북부로 유입되는 것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남부 지역의 경우, 이스라엘군이 공습을 단행하고 있으며 현재 150만 명이 머물고 있는 라파(Rafah)에 대규모 지상군 투입을 선언했다.

사람들은 우리에게 ‘어디가 안전합니까?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라고 묻지만, 어떤 대답도 해줄 수가 없어 참담합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뭘 해야 할지 모릅니다. 어디도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또 무슨 일이 일어날까 두려움에 떨고 있죠.”_리사 매샤이너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과 환자들은 탱크•대포•전투기•저격수•지상군의 공격 혹은 대피령 때문에 가자지구 내 9개의 다른 의료시설에서 대피해야 했다. 의료진과 환자들은 체포되거나 학대 및 살해당했다. 이스라엘군의 폭격 및 포격, 격렬한 전투로 인해 의료보건 제공과 구명 지원 확대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쟁 당사자들은 의료시설과 그 주변 환경에 대한 제약 없는 접근성을 항상 존중 및 허용해야 하며 의료진과 환자를 보호해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민간인의 생명 보호, 식량 및 기타 기본 물자에 대한 적절하고 필수적인 접근성 허용, 가자지구 주민들의 생존이 달린 보건 체계 재구축을 위해 즉각적인 휴전이 이루어질 것을 재차 촉구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