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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북다르푸르 소재 잠잠 캠프 내 악화되는 사망률 및 영양실조

2024.02.13

국경없는의사회가 전개한 영양실조 및 사망률 관련 초기조사 결과는 2023년 4월 시작된 수단 분쟁 이후 북다르푸르(North Darfur) 소재 잠잠(Zamzam) 캠프에서 펼쳐진 참혹한 상황을 여실히 드러낸다. 모든 영양실조 관련 지표는 긴급사태 수치(emergency threshold)에 도달했으며 국경없는의사회는 생명 구조를 위한 인도적 대응이 조속하고 체계적으로 확대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4월 대피한 이후 북다르푸르에는 제한적으로만 남아 있는 국제연합(UN) 기관 및 국제 비정부 단체들의 적극적 조치가 매우 중요하다. 식량 배급 및 현금 지원이 시급하다. 의료서비스와 식수위생 지원 제공 또한 필수적이다.

해당 조사를 통해 검사받은 아동 약 4분의 1이 급성 영양실조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7%는 중증 급성 영양실조(SAM)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6개월에서 2세 사이 아동의 경우 약 40%가 영양실조이고 15%가 중증 급성 영양실조에 걸려 보다 암울한 상황이다. 즉각 조치가 요구되는 포괄적 급성 영양실조(GAM) 긴급사태 수치가 15%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잠잠 캠프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캠프 내 하루 총 사망자 수 역시 긴급사태 수치의 두 배에 달하는 일일 10,000명당 2.5명의 조사망률을 기록하여 극도로 위급한 상황이다. 임신부 및 수유부의 40%가 영양실조인 것으로 밝혀진 것 또한 상황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또 하나의 지표이다.

추가적인 인명 손실 예방과 주민들의 고통 감소를 위해 국경없는의사회는 캠프 내 인도적 대응을 신속히 확대해 상태가 가장 위중한 아동들에게 치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캠프 내 재난 규모는 국경없는의사회가 단독으로 제공할 수 있는 수준보다 훨씬 더 큰 인도적 대응을 필요로 한다.

잠잠 캠프 내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를 찾은 환자들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3년 5월. ©MSF

우리가 잠잠 캠프에서 목격하는 상황은 정말 참혹합니다. 해당 캠프에서는 두 시간마다 최소 한 명의 아동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우리의 최근 추산치에 따르면 매일 약 13명의 아동이 사망합니다. 아직 사망하지 않은 중증 영양실조 환자들의 경우 치료를 받지 않을 시 3-6주 내로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들은 의료시설을 찾아가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상태지만, 대부분이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_클레어 니콜렛(Claire Nicolet) / 국경없는의사회 수단 긴급대응 책임자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수단 전역을 통틀어 가장 크고 오래된 국내 실향민 캠프 중 하나인 잠잠 캠프에서 유일한 의료서비스 제공자이며, 국경없는의사회의 소규모 진료소는 엄청난 환자 수와 이들의 중증도로 인해 과부하에 걸렸다. 지난 9개월간, 북다르푸르의 이미 취약한 보건 체계와 모든 인도적 대응은 붕괴되었으며 해당 진료소는 북다르푸르에서 정상 가동 중인 소수의 외래 보건 센터 중 하나이다. 사람들은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캠프로부터 최대 50km 떨어진 마을에서 당나귀를 타거나 걸어서 이동한 뒤 밤새 진료소 밖에서 대기한다. 오직 해당 진료소에서만 자녀가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동 및 여성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잠잠 캠프 내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 2024년 1월. ©MSF

작년 4월에 발발한 분쟁 이전, 캠프 거주민들은 식량•의료서비스•깨끗한 물 등 모든 것을 국제적 지원에 크게 의존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방치된 상태나 마찬가지죠. 작년 5월부터 세계식량계획(WFP)의 식량 배급이 끊겼습니다. 하루에 두 끼씩 먹던 가족들은 이제 한 끼를 먹는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굶주리고 있고 그 결과 아이들이 죽고 있습니다.”_클레어 니콜렛

캠프 내 환경은 참혹한 수준이다.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 외에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없으며 깨끗한 물 공급 또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습지대나 강에서 물을 떠다 마시는데, 이는 심각한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이미 영양실조에 걸린 아동의 경우, 이는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건강한 아동 또한 마찬가지로 영양실조에 걸릴 수 있으며 건강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우리가 지금 목격하는 심각한 영양실조 사태는 각종 요인에서 기인합니다. 보통 12월은 수확 철이라 식량 재고가 가장 넉넉하기 때문에 원래 1월에는 영양실조 수치가 가장 낮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사람들이 불안정한 치안 때문에 농작물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었고 이와 더불어 그나마도 얼마 되지 않던 농업 생산량이 적은 강수량 탓에 평균 이하를 웃돌았습니다. 통상적으로 영양실조 수치가 절정에 이르는 4-9월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미 엄청난 영양실조 환자 수가 향후 몇 달간 더욱 급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_클레어 니콜렛

2023년 4월 이전, 북다르푸르의 보건 체계는 국제연합 산하 기구인 세계식량계획, 유니세프(UNICEF), 국제이주기구(IOM),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해당 지원은 도로 및 공로를 통한 공급 경로가 가로막히면서 돌연 중단되고 말았다. 직원들은 더 이상 급여를 받지 못하고 각종 장비 및 의약품을 비롯해 의료시설 가동에 필요한 발전기용 연료, 물, 기타 물자들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때 북다르푸르의 주도 엘 파시르(El Fasher)에서 전개되던 영양실조 프로그램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해당 도시에서 사람들이 자녀를 데리고 1차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아무 데도 없다. 분쟁 당사자들은 조속히 엘 파시르 내 공항 문을 열고 지속적인 접근성을 보장하여 인도주의 구호단체들이 하루빨리 돌아와 잠잠 캠프 거주민들뿐만 아니라 북다르푸르 전역에 있는 주민들에게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프랑스 면적에 준하는 총 다섯 개 다르푸르주 전역에서 무상으로 소아과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대규모 국제단체이다. 해당 소아과 병원에는 1,100만 명 이상의 인구를 위한 병상이 총 78개만 구비되어 있다. 이는 막대한 재난 규모에 대응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아동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잠잠 캠프에서 엘 파시르 소재 소아과 병원으로 매일 환자들을 이송하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실시한 사망률 조사에 따르면 수백 명의 아동들이 캠프 내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로 접근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 사회의 대대적인 협력을 통해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침묵 속에서 고통받는 것을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이들을 위한 지원 확대가 시급합니다. 지원 확대 없이는 더 많은 아동들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죽음으로 내몰리고 말 것입니다.”_클레어 니콜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