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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장기화된 강제 구금으로 비인간적인 상황에 처한 망명신청자와 이주민 

2022.05.17

 

키바르타이(Kybartai) 국경수비대 외국인 등록 센터 외관. ©Diala Ghassan/MSF 

벨라루스 국경을 넘은 망명신청자 2,500여 명이 여전히 리투아니아에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구금되어 있다. 구금이 장기화되며 망명신청자와 이주민의 정신 건강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며,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리투아니아 정부가 이러한 임의 구금을 조속히 해제하길 촉구한다.  

“이들은 기약 없이 갇혀 지내면서 크나큰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았습니다. 공명한 망명 절차를 모색할 기회조차 박탈당한 채 생활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문이나 성폭력 생존자가 겪는 심리적 질환에 대한 전문적 지원도 받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리투아니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주민 및 망명신청자를 향한 장기화된 임의 구금은 반드시 조속히 해제되어야 합니다. 또한 모든 망명 신청이 신속하고 공정하게 심사받을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_조지나 브라운(Georgina Brown) / 국경없는의사회 리투아니아 현장 책임자  

국경없는의사회는 리투아니아 내 구금센터 두 곳에서 수개월째 기약 없이 갇혀 있는 이들을 위해 정신건강 및 의료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2021년에는 이라크, 콩고, 시리아, 카메룬, 아프가니탄에서 벨라루스를 통해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로 이주하고자 하는 이주민이 많았는데, 구금자 대부분은 이 시기에 구금됐다. 이들은 자국으로 돌아간다면 박해의 대상이 되거나 심지어는 목숨을 부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키바르타이(Kybartai) 국경수비대 외국인 등록 센터 ©Diala Ghassan/MSF  

이주를 억제하고 구금을 확대하고자 하는 유럽연합의 이주민 정책은 이주민의 정신건강과 안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2022년 1~3월, 국경없는의사회의 심리적 지원을 받은 사람 98명 중 68%가 불안증 관련 환자였다. 이 환자들 대다수는 열악한 구금 환경이 불안증에 기여했다고 전했다. 불확실한 미래와 법적 지원을 모색할 길이 차단된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고 싶어요. 저흰 여기 갇혀 있어요. 특히 성소수자(LGBTQI+)들은 극심한 차별의 대상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구금센터에서의 생활로 큰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이미 여러 번 자살시도까지 한 적이 있어요. 번번이 실패했지만요.”_키바르타이(Kybartai) 구금센터에 구금된 성소수자  

구금센터의 생활 수준은 기본적인 안전과 건강을 보장하기엔 역부족이다. 또한 두 구금센터의 간수들이 폭력과 비인간적인 행위를 자행한다고 전하는 이들도 많다. 3월에는 리투아니아 국경수비대가 정신질환자를 강제로 제압해 수갑을 채워 독방에 가두는 것을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가 목격하기도 했다.  

“그 환자는 독방에 갇혔습니다. 제가 환자를 보러 독방에 들어갈 수 있냐고 물었지만 접근을 거부당했습니다. 독방 안에 날카로운 물체가 있었는데 결국 환자는 방에 갇히자마자 자해했습니다.”_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  

최근 정신건강 지원팀은 구금 중 성폭력을 당한 생존자 세 명에게 심리적 지원을 제공했다. 이 사건은 리투아니아 내에서도 보도가 되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들에게 필요한 다른 센터로 이들을 이송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이송 절차 자체가 길고 복잡했다.  

현재로선 취약한 구금자들을 위한 대안이 없는 상태이다. 올 1월부터, 국경없는의사회는 리투아니아에 오기 전 자국에서 고문이나 성·젠더기반 폭력을 경험한 50명을 파악해 지원을 제공했다. 또한 적절한 심리적 지원이 필요한 환자 등 보호 조치가 필요한 환자들을 유엔난민기구에 인계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리투아니아에서 자행되는 장기화된 임의 구금이 조속히 해제되길 촉구한다. 리투아니아로의 이주민에게 안전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며, 구금 조치 외 대안을 시급히 모색하여 제공해야 한다. 구금이 이어질수록 학대, 폭력, 정신건강 피해가 악화할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리투아니아 국경지대 수용지역 9곳에서 심리적 지원을 제공하고 건강 증진 활동을 전개했으며 구호품을 보급했다. 또한 2022년 1월부터 리투아니아 내 두 곳의 구금센터에서 1차 의료서비스 및 심리적 지원을 제공했다. 특히 메디닌카이(Medininkai) 지역의 미혼 성인 남성을 위한 구금센터 키바르타이에 미혼 남성 및 여성, 성인 가정을 위해 임시 거처로 활용할 수 있는 조립식 컨테이너를 설치했다. 2022년 1~3월, 국경없는의사회는 총 2,636명의 환자를 진료했다. 진료한 환자 대부분은 오랜 구금 생활과 일반 의약품 등 필수품에 대한 접근 차단으로 인해 정신신체의학적 증상을 보여 심리적 응급 처치를 요하는 환자였다. 국경없는의사회 정신건강팀은 구금 생활, 제한된 자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망명 절차, 강제 송환에 대한 두려움 등 심리치료가 필요한 98명에게 214회의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