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출신 나자(Najah, 59세)는 최근 4년간 레바논 북부 알 미니에(Al Minieh)에서 아들 아마드(Ahmad)와 함께 지냈다.
난민으로 지내는 것이 때로는 나자를 외롭게 만들기도 한다. 아마드 외에 8명의 다른 자녀들이 곁에 없다는 것도, 손주 13명이 발치에서 노는 모습을 보지 못한다는 것도, 식사 때면 온 식구가 함께 둘러앉지 못한다는 것도 나자는 도무지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현재 나자의 자녀와 손주들은 시리아, 터키, 이라크,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호주 등 3대륙 7개국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 있다. 하지만 나자는 언젠가 온 식구가 다시 만날 날을 꿈꾼다.
나자는 “우리가 마지막으로 함께한 것은 4년 전이었어요. 알레포에 있는 우리 집에서였죠.”라며 “어머니의 날이라며 아이들이 제 곁에 앉아 제게 선물을 건넸던 것이 기억나네요. 한 상에 모두 둘러앉았던 그 때가 너무도 그리워요.”라고 말했다.
나자는 2012년 10월에 알레포 집을 떠났다.
달리 방법이 없었다. 나자는 “내 나라, 부모님, 이웃을 두고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상황이 너무 나빠서 잠시만 가 있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나자는 작은 여행가방에 옷을 챙겨 딸 샤이마(Shaimaa), 아들 아마드(Ahmad)와 함께 이웃나라 레바논으로 향했다.
“저는 당시의 위기가 몇 달이 넘도록 계속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가방 속에는 겨울 옷만 챙겨 넣었어요. 여름이 되기 전에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죠. 그 때까지만 해도 희망을 품었어요.”
나자는 자신의 몸도 챙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나자는 알 압다(Al Abda) 시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에서 고혈압 치료를 받고 있는데, 최근에는 당뇨 진단까지 받아 크게 놀랐다. 나자는 자신의 만성 질환들이 지난 4년간 고생하며 속을 끓이다가 생긴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의료 지원과 심리 지원을 받는 것을 기쁘게 여긴다.
나자는 “이곳 의사 분들은 진료를 하고 처방전을 새로 써줄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저를 든든하게 지지해 주고, 제가 병에 잘 대처하면서 알맞게 관리할 수 있도록 조언도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곁에는 친절한 사람들이 있고, 또한 알레포의 폭탄을 피해서 도망칠 수도 있었기 때문에, 나자는 자신이 운이 좋다고 여긴다.
나자는 “레바논에서도 어려운 여건과 문제들에 부딪히지만, 그래도 머리 위로는 지붕이 있고,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저는 여전히 신께 감사해요.”라며 “폭격을 맞으며 끊임없이 공포에 휩싸이는 것보다는 훨씬 낫죠.”라고 말했다.
나자는 시리아로 돌아갈 꿈을 안고 있지만, 지금껏 일어난 일들 때문에 돌아가지 않기로 결정한다고 해도 자녀들을 원망하지는 않을 거라면서 “결국, 모두가 이곳에서 새 삶을 살아가니까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