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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정전협정 후에도 포위 지역을 겹겹이 둘러싼 공포

2016.04.08

시리아 마다야의 집에 누워있는 17세 소년 모하메드, 이 사진이 찍힌 이틀 후 모하메드는 영양실조로 세상을 떠났다. ⓒMSF

정전협정과 인도적 차원의 호송 지원은 분쟁의 인도적 여파를 줄이는 데 일조했으나, 포위 지역들의 상황은 여전히 위태롭다고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가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 운영국장 바트 얀센(Bart Janssens)은 “포위 지역들을 겹겹이 둘러싼 공포는 사실상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라며 “최근 2주간 다마스쿠스 내 포위 지역들에서는 의사 1명이 저격병의 총에 맞아 숨졌고, 우리가 지원하는 야전 병원 2곳도 폭격을 맞았습니다. 포위 지역들은 계속 폭격을 맞고, 의료 지원은 계속 차단되거나 제한되는 실정입니다.”라고 말했다.

얀센 국장은 “우리는 민간인과 민간 지역에 대한 무차별 공격, 표적 공격을 멈춰 달라고 다시 한번 호소합니다.”라며 “의료 대피 또한 시급하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는 전 지역에 인도적 지원 물자들이 아무런 제한 없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허락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에 관해서는 포위 지역들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자바다니에 남은 마지막 의사, 총에 맞아 숨져

지난주, 포위 도시 자바다니(Zabadani)에 남아 있던 유일한 의사이자 구조팀 일원이었던 의사가, 환자를 치료한 후 저격병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다수 포위 지역에는 남아 있는 의사가 거의 없고, 의사가 전혀 없는 지역들도 있다. 목숨을 지키려고 탈출한 사람들도 있고, 폭격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많다. 국경없는의사회 기록에 따르면, 2015년에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한 시리아인 의료진 중 23명이 숨졌고 58명이 부상을 입었다.

일부 포위 지역에서는 의학, 간호학 전공생들이 충분한 훈련 없이 실제 의료 활동을 하면서 의술을 익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일하고자 애쓰고 있고,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원거리에서 기술적 자문을 비롯해 필요한 지원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의료 지원은 어렵고, 다양한 증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도 극도로 어렵다.

 

폭격 당한 병원 2곳

지난주, 포위된 이스트 구타(East Ghouta) 외곽에 위치한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야전 병원 2곳, 인근 학교, 사람들이 거주하는 건물들이 폭격을 맞아 최소 38명이 숨지고 87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5명은 의료진이었다.

최근 몇 달간 이 지역 의료진이 받은 물자는 극도로 제한적이었고, 현재 이들은 국경없는의사회를 비롯한 인도주의 단체들이 비밀 경로로 지원하는 의료 물자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최근 몇 주간, 국경없는의사회가 시리아 의료 시설들을 지원하고 있는 다마스쿠스 내 여러 포위 지역에서는 의료 시설들이 폭격 공격을 맞았다. 알 마르즈(Al Marj), 데이르 알 사피르(Deir Al Safir), 제브디네(Zebdine) 등의 지역이 그 예이다.

 

호송차량에서 제거된 의료 물품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의료진 보고에 따르면, 드물게나마 국제 구호 호송차량들이 포위 지역에 들어온다고 해도 외과 및 마취 물품, 혈액백 등 필수 구명 의료 물품들은 찾아볼 수 없고, 정맥 수액도 턱없이 부족할 때가 많다고 한다. 사실 이 물품들은 폭격 부상 치료, 사고 외상 치료, 제왕절개, 고위험 분만 등에 없어서는 안 될 물품들이다. 최근 유엔은 2016년 들어 지금까지 유엔 호송차량에서 제외된 치료 물품이 8만 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아직도 허용되지 않는 의료 대피

다마스쿠스 내 포위 지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의료 시설 40곳의 경우, 상태가 위독해 이 지역에는 없는 구명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상당수임에도 불구하고, 의료 대피를 허락받은 환자는 극히 드물다. 마다야(Madaya) 지역에서는 최근 1주간 5명이 숨졌는데, 그중 3명은 급히 의료 대피를 했더라면 상태를 안정시켜 치료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다. 사망자 중 아동 1명은 미폭발 장치를 가지고 놀다가 사고를 당했는데, 의료 대피를 하지 못해 사고 후 몇 시간 만에 목숨을 잃었다. 그 밖에 뇌혈관 질환으로 추정되는 노인 1명, 그리고 영양실조로 숨진 젊은 남성도 있었다.

 

영양실조

호송 지원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 마다야 현지 의료팀에 따르면 100여 명의 영양실조 환자가 발견됐고, 마다미예(Madamiyeh)에서는 7명이 중증 영양실조 진단을 받았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전적인 포위

다라야(Daraya), 두마(Duma) 등 몇몇 지역들은 여전히 공식적인 인도적 지원으로부터 전적으로 차단돼 있다. 한편, 다마스쿠스 인근 바르제(Barzeh), 홈스 인근 엘 와에르(El Waer) 등의 포위 지역에는 반복적으로 지원이 끊겨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배경 정보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북부 지역 중에서도 치안 여건이 허락된 몇몇 곳에서 의료 시설 6곳을 운영하고 있다. 나라 대부분에서 강도 높은 분쟁이 일어나는데다 정부의 공식적인 활동 허락도 부족해, 국경없는의사회가 직접 의료 시설을 운영하기는 어렵다. 이에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의료 시설 70여 곳을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그 외의 시리아 보건 시설 약 80곳에 때마다 의료 물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중점을 두는 분야는 포위 지역의 의료 시설들을 지원하는 일이다. 이 시설들은 시리아 출신 의료인들이 운영하고 있고, 해당 시설에 상주하는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