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리아 소년은 집에 있다가 유탄에 맞았다. 총알은 가슴을 뚫고 들어가 폐를 관통했다. 탈 아비야드 병원의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들은 소년의 생명을 살리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18년 5월 23일
계속되는 시리아 전쟁 속에 교전선이 바뀌고 주도권을 장악한 세력이 바뀐다 해도 환자들에게는 변함없이 의료 지원이 필요하다. 7년간 시리아 접근이 불가능했던 국경없는의사회는 절박한 도움이 필요한 시리아인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의료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시리아 전역에 대한 접근을 허락해 줄 것을 시리아 정부에 다시 한번 요청한다.
동구타는 수년간 포위와 격렬한 군사 작전이 진행된 끝에 시리아 정부가 비정부 무장단체로부터 탈환한 곳이다. 동구타 역시 남아 있는 지역민들에게 의료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곳들 중 하나이다. 국경없는의사회 사무총장 메이니 니콜라이(Meinie Nicolai)는 이렇게 말했다.
“동구타 장악을 놓고 벌어진 3월 공격으로 사람들이 입은 신체적·정신적 외상 정도는 저의 이해 수준을 뛰어넘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시설들에서는 군사 작전 초반 16일간 부상 환자 5600여 명을 치료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수년간 동구타 포위가 계속되면서 남성, 여성, 아동에게 필요한 비외상 의료 지원도 많아졌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만성질환에서부터 결핵과 같은 감염성 질환까지 다양한 질병이 나타납니다. 피해자 수와 필요한 의료의 경중을 고려해 보면, 그 땅을 누가 장악하고 있느냐에 관계없이 지금 환자들에게는 상당한 의료 지원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직 환자들의 필요만을 생각하여, 국경없는의사회는 이 지역에서 진행되는 의료 대응에 참여할 의지와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이를 위해 공식 승인을 요청하는 바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12년부터 시리아 밖에서 동구타 환자들의 치료를 지원해 왔다.) 이 요청은 동구타에 그치지 않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환자들의 의료적 필요가 분명히 있는 곳에 접근이 허락되고 적절한 활동 여건이 조성된다면 어디든 가서 활동할 의사가 있다. 정부 통제를 벗어난 지역들, 시리아 정부가 최근 장악한 홈스 북부, 그 밖에 분명한 의료적 필요가 확인된 정부 통제 하의 시골 · 도시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니콜라이 사무총장은 이렇게 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 윤리에 따라 지원을 실시하고 오직 환자들의 필요에 근거해 치료를 제공합니다. 환자들의 정치적 견해나 이해관계는 고려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요구는 정부 통제 지역이든 아니든 환자들이 있는 모든 곳에서 의료를 지원하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우리 활동은 전쟁의 정치가 아니라 오직 환자들의 필요만을 고려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2011년 5월부터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보건부, 시리아 아랍 적신월사(SARC) 등과 함께 의료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시리아 정부에 승인을 요청해 왔다. 시리아 정부 통제 밖의 지역에서 필요한 의료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게 되자, 국경없는의사회는 정부 승인 없이 그 지역들에 의료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단, 완전한 투명성을 지키는 가운데 활동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경없는의사회 국제회장은 시리아 정부에 서한을 보내 단체의 결정 사항을 알리고 시리아 전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이후 논의가 계속된 끝에 국경없는의사회는 2013년에 SARC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다마스쿠스에서 산부인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하였으나, 국경없는의사회 직원에게 시리아 비자가 발급되지 않아 결국 실행하지 못했다. 이후 계속된 협상 속에 2016년 다마스쿠스에서 열린 회의에서는 정부 통제 지역에 직접 들어가 활동하겠다는 구체적 제안을 내놓았다. 몇몇 고위 관리들이 동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계획은 무산되었다. 비자 발급이 또 실패한 것이다. 2016년 후반에 알레포 동부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동안, 국경없는의사회는 의약품을 실은 화물 항공기를 알레포에 착륙시키고 알레포 서부에 머물고 있는 피난민과 부상자들을 지원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없었다. 최근 2018년 4월, 국경없는의사회는 시리아 외교부에 다시 공식 요청을 제출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이다. 니콜라이 사무총장을 이렇게 덧붙였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근 50년간 전 세계 70여 개국, 특히 분쟁 진행 지역이나 분쟁을 겪은 지역에서 의료 지원을 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사람들에게 시급히 필요한 상당량의 의료 지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시리아 의료진과 함께 일할 숙련된 스태프를 세계 곳곳에서 불러들일 수 있으며, 필요한 물자는 우리가 직접 구비할 것이므로 시리아 의료 체계에 전혀 부담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접근 권한만 주어진다면 당장 며칠 안에 활동을 시작하여 시리아 의료진, 국제 의료단체들과 함께 시리아에 큰 유익을 끼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제안이 또 거절된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그랬듯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우리가 할 수 있는 곳에서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도 시리아에는 더할 수 없이 많은 의료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이 무수히 많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