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 벤티우 민간인 보호구역과 병원 사이의 길을 걷고 있는 여성들 (2017년 촬영)ⓒPETER BAUZA
2018년 11월 30일, 주바
지난 한 주간 국경없는의사회는 여성 125명에게 응급 의료와 심리사회 지원을 제공했다. 이 여성들은 2018년 11월 19일부터 29일까지 열흘간 남수단 북부 럽코나(Rubkona) 카운티에서 강간과 구타와 잔혹 행위를 당했다.
“끔찍한 성폭행을 당한 여성들이 지난 한 주 동안 무리를 지어 국경없는의사회 벤티우 진료소에 왔습니다. 열 살도 안 된 어린 소녀도 있었고 65세가 넘으신 할머니도 있었습니다. 임산부들도 이 잔인한 공격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_ 루스 오켈로(Ruth Okello) / 국경없는의사회 조산사
생존자들은 난폭한 강간뿐 아니라 구타와 채찍질을 당하고 막대기와 총대로 두들겨 맞기도 했다. 게다가 돈, 옷, 신발, 그 밖에 가족을 부양하는 데 필요한 쓸모 있는 것도 전부 빼앗겼다. 심지어 식량배급표까지 다 빼앗겨 못 쓰게 되었다.
이러한 성 · 젠더 폭력 사건은 식량배급을 받으려는 지역민들의 이동이 늘어난 것과 시기를 같이 한다. 여성들은 안전을 위해서 여럿이서 무리를 지어 다닌다고 하지만 가해자들은 이를 알아차리고 더 큰 무리를 지어 사람들을 공격한다.
“남수단에서 3년 넘게 활동해 왔지만 우리 프로젝트를 찾아오는 성폭력 생존자들이 이렇게 급격히 늘어난 것은 처음 봅니다. 작년 1월에서 10월까지 치료한 성폭력 생존자가 104명이었는데, 지난 한 주 사이에 무려 125명이 치료를 받았습니다.” _ 루스 오켈로
“쑥대밭이 된 럽코나 카운티에서 사람들이 식량배급을 포함해 각종 인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으려면 안전과 보호가 시급합니다. 이렇게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은 사람들이 처한 환경이 아직도 극도로 잔인하고 불안정하다는 뜻입니다.” _ 아케 보에레(Akke Boere) / 국경없는의사회 남수단 활동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