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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72시간만에 해상난민 470명 구조 

2022.05.24

5월 10일, 두 개의 해상구조활동이 동시에 이뤄졌다. 두 구조활동 모두 5시간 이상 이어졌으며, 고무보트에 타고 있던 총 111명의 생존자를 구조했다. ©Anna Pantelia/MSF  

 

9일 오전부터 72시간 동안, 국경없는의사회 수색구조팀은 리비아 및 몰타 수색구조지역에서 구명 활동을 전개하며 조난당한 보트 7척에 있던 해상난민을 구조했다. 구조 결과 총 470명의 난민 모두 국경없는의사회 지중해 난민 수색구조선 지오배런츠(Geo Barents)호에 안전하게 승선했다. 

지오배런츠호는 지중해 해상 모니터링 단체 알람 폰(Alarm Phone)으로부터 알림을 받은 직후 지중해상 항공탐색을 전문으로 하는 프랑스 비영리단체 필로티 볼롱테흐(Pilotes Volontaires)의 도움을 받아 사흘 동안 조난당한 보트를 수색했다.  

9일 오전, 지오배런츠호는 총 204명의 해상난민이 타고 있는 고무보트 두 척을 발견했다. 그중에는 생후 9개월 된 영아도 있었는데, 수색구조팀은 아기와 어머니를 먼저 안전하게 승선시켰다. 구조작업 끝에 고무보트에 타고 있던 생존자 전원이 지오배런츠호에 무사히 승선했다.  

​5월 9일 고무보트 두 척에서 구조된 약 200명의 생존자는 수색구조작업이 완전히 종료될 때까지 지오배런츠호에서 생활했다. ©Anna Pantelia/MSF  

약 24시간 후, 국경없는의사회는 59명이 빽빽이 탑승한 또 다른 고무보트가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지오배런츠호는 필로티 볼롱테흐의 항공 탐색 도움을 받아 해당 고무보트가 있는 위치로 향했다.  

10일 늦은 오후, 알람폰으로부터 지오배런츠호 근처에 두 척의 고무보트가 더 있다는 두 통의 제보 이메일이 도착했다. 오후 9시쯤, 지오배런츠호 구조용 모터보트가 수색을 시작했고 5시간 동안 캄캄한 망망대해에서 해상 석유 시추 플랫폼 근처에 표류하고 있던 고무보트 두 척을 발견했다. 마침내 새벽 두 시경 총 111명의 생존자를 무사히 구조해 지오배런츠호에 승선했다. 이는 지오배런츠호의 해상 구명활동 사상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구조였다.  

 

5월 10일 두 건의 수색구조작업이 동시에 이뤄졌다. 약 5시간 동안 전개된 해당 수색구조작업으로 고무보트에 타고 있던 총 111명의 생존자를 구조했다. ©Anna Pantelia/MSF  

5월 11일, 알람폰으로부터 추가 제보가 들어왔다. 몰타의 수색구조 책임 구역인 국제해상에서 표류하고 있는 보트에 대한 제보였다. 지오배런츠호는 이번에도 필로티 볼롱테흐의 도움을 받아 해당 보트가 있는 위치로 향했다. 도착해보니 공포에 질려 정신착란 증상까지 보이는 해상난민 67명이 상당히 지친 채로 목선에 타고 있었다. 구조작업을 개시하고 몇 시간 후, 생존자 전원이 지오배런츠호에 안전하게 승선했다.  

“구조대가 왔을 때 정신을 잃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조차 인지할 수 없었어요. 바다로 나온 지 최소 48시간 정도 된 시점이었는데, 제가 죽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던 상태였습니다.”_익명의 26세 시리아 난민 여성  

그 후 몰타의 책임 구역에서 29명이 타고 있던 또 다른 보트의 소재를 파악해 구조에 나섰다. 이번에도 몰타 당국은 요지부동이었다.  

 

지중해 수색구조 현장 책임자 후안 길(Juan Gil)이 지오배런츠호의 선교(船橋)*에서 선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Anna Pantelia/MSF  *선교: 선박의 조종 및 항해 업무가 수행되는 장소 

“벌써 수년째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너는 해상난민을 목격하고 있는데, 이러한 심각한 위기가 몇 년 동안이나 지속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국경없는의사회와 같은 민간단체만이 이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최소 24,000명이 해상에서 익사하거나 실종됐습니다. 그런데도 유럽국가들은 지중해에서 벌어지는 일을 못 본 체하고 있습니다.

 

최소 100명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몰타 및 이탈리아 당국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몰타 해군에게 수색구조의 책임이 있는 구역에서 구조 건이 발생했을 때, 군 당국에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고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도움이 절실한 해상난민에게 지원을 제공하거나 지원 방법을 마련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저버렸습니다. 더 나아가 지오배런츠의 안전한 하선 장소 제공 요청 또한 외면했습니다.”_후안 마티아스 길(Juan Matias Gil) / 국경없는의사회 지중해 수색구조 현장 책임자 

지오배런츠호에 탑승한 생존자 대부분은 성폭력이나 착취 등 다양한 형태의 물리적 폭력을 겪었다. 리비아에서 겪은 폭력으로 인해 골절 부상을 입은 채로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 이들도 네 명이나 된다.  

지오배런츠호에 탑승한 한 생존자는 당뇨를 앓고 있는데, 거의 수 주 동안 인슐린을 투여하지 못한 채 여정을 이어갔다. 다른 두 명은 정신병적 증상에 시달리기도 했다. 현재 지오배런츠호에 탑승한 470명의 생존자 모두 신체적, 정신적으로 취약한 상태이며 최대한 빨리 안전한 장소에 하선해야 한다.  

지중해상 난민의 수색구조에 책임이 있는 이탈리아 당국은 지오배런츠호가 하선 허가를 여섯 번이나 요청했는데도 불구하고 안전한 하선에 대한 허가를 승인하지 않았다.  

약 7일간의 간절한 기다림 끝에, 총 470명의 지중해상 난민이 이탈리아 아우구스타(Augusta)항의 하선 허가를 받고 안전하게 하선하여 지중해 수색구조작업이 드디어 마무리됐다.  

 

 

 

 

국경없는의사회 수색구조작업은 생존자들이 무사히 하선해야 비로소 마무리 됩니다. 구조 작업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알리는 순간을 아래의 트위터 영상으로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