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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충격으로 점철된 7월, 나세르 병원마저 닫을 순 없다

2024.07.31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Khan Younis)에서 전투가 나세르 병원(Nasser hospital)에 점점 더 가까워지면서 병원이 위협받고 주민들의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저해되고 있다. 이는 나세르 병원과 알 아크사 병원(Al-Aqsa hospital)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해당 지역에서 발생한 폭격으로 7월에만 10건의 중상자 대규모 유입에 대응하는 가운데 벌어지는 일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모든 전쟁 당사자가 주민들의 안전한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보장하고 수백 명의 환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나세르 병원 대피 조치를 삼갈 것을 긴급히 촉구한다.

병원 근처에서 전투가 격화되면 환자와 의료진의 접근이 차단돼 치료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보건 체계가 완전히 붕괴하여 수백 명의 환자와 의료 물자를 대피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는 갈 곳이 없는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겁니다. 나세르 병원을 폐쇄하는 것은 안 될 일입니다.”_제이콥 그레인저(Jacob Granger) / 국경없는의사회 가자지구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현지시각 2024년 3월 13일에 촬영된 나세르 병원 내부 모습. ©MSF

나세르 병원은 중증 화상 및 외상 환자, 신생아, 임신부 등 약 550명의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은 전문 치료, 산소 치료 혹은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환자를 포함해 지속적인 구명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나세르 병원은 가자지구 남부에 남은 마지막 주요 병원으로, 주변 지역의 다른 여러 의료시설에도 산소 생산을 비롯한 필수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전쟁은 나세르 병원과 알 아크사 병원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한꺼번에 대량 유입되는 부상 환자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세르 병원까지 번져오고 있다. 7월에만 10차례에 걸쳐 주로 실향민들이 대피하고 있는 지역에 습격과 전투가 발생했다.

7월 하루하루가 충격의 연속이었습니다. [7월 24일에] 커튼 뒤로 가 보니 한 여자아이가 혼자 죽어가고 있는 거예요. 고작 8살짜리 아이가 들것에 실린 채 홀로 응급실에서 죽어가는 모습은 붕괴한 보건 체계의 결과입니다. 보건 체계가 제대로 기능했다면, 그 아이는 살 수 있었을 겁니다.”_자비드 압델모네임(Javid Abdelmoneim) / 국경없는의사회 의료팀 책임자

보건부에 따르면, 약 180명이 사망하고 600명이 부상을 입는 등 5차례 연이은 환자 유입으로 나세르 병원 혈액은행의 혈액 보유량이 매우 낮은 상황이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한 보건부의 혈액 수집 활동에서 헌혈에 자원한 사람 10명 중 1명은 빈혈이나 영양실조를 앓고 있어 헌혈에 부적합한 상태였다. 알 아크사 병원의 응급실은 환자들로 가득 차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전쟁 이전 알 아크사 병원에는 약 220개의 병상이 구비되어 있었는데, 현재 550-600명의 환자가 해당 병원에 입원해 있다.

현지시각 7월 27일, 데이르 알 발라(Deir al Balah) 소재 카디자(Khadija) 학교에 가해진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환자들이 알 아크사 병원에 대거 유입되면서 병원의 병상수용 인원이 초과되었다.

알 아크사 병원은 이미 병상수용 인원이 수백 명 초과한 상태입니다. 상황이 매우 절박했죠. 아무리 최선을 다해 대응해도 충분한 물자, 병상, 의료진이 없으면 생명을 살릴 수 없습니다.”_앨리스 워슬리(Alice Worsley) / 국경없는의사회 간호 활동 책임자

환자들로 가득 찬 알 아크사 병원 내부 모습. 2024년 6월. ©Karin Huster/MSF

현지시각 7월 22일과 27일, 이스라엘군은 두 차례에 걸쳐 칸 유니스에 대피령을 내렸고, 이로 인해 또다시 실향민이 대거 발생했으며 사람들이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은 더욱 줄어들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7월 22일부터 25일까지 칸 유니스와 데이르 알 발라에서 약 19만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실향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된 이래 가자지구의 13%에 해당하는 48㎢ 규모 지역으로 이동하라는 권고를 받은 주민은 약 170만 명으로 추산된다.

가자지구에서 소위 인도주의 구역이라 불리는 곳들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지만, 이러한 지역이 따로 존재한다고 해서 전쟁 당사자들이 지역과 관계없이 민간인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거의 10개월 동안 국경없는의사회는 가자지구 그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음을 목격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모든 전쟁 당사자가 안전한 의료지원 접근성을 보장하고 수백 명의 환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나세르 병원 대피 조치는 삼갈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나세르 병원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정형외과 수술, 외상 및 화상 치료를 제공하고 산부인과 및 소아과, 신생아 집중 치료실을 지원하고 있다. 7월, 가자지구 남부 소재 나세르 병원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1일, 13일, 16일, 17일, 22일에 대규모 사상자 유입에 대응했다.

알 아크사 병원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재활 치료, 외상 수술, 중증 부상 및 수술 후 치료, 물리치료, 정신건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7월, 가자지구 중심부 소재 알 아크사 병원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9일, 13일, 14일, 16일, 27일에 대규모 사상자 유입에 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