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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우크라이나: 교도소 내 유해성 다제내성결핵(MDR-TB) 통제

2013.03.08

2022년 3월 업데이트

2022년 3월 3일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분쟁이 고조됨에 따라 의료 대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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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은 한 때 감소 추세에 있는 질병으로 여겨졌으나, 소련이 해체되며 뒤따른 사회 및 경제적 몰락으로 인해 많은 구소련 국가에서 유행성 결핵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역시 그 중 한 국가로 우크라이나의 교도소에서 결핵의 유병률은 사회의 다른 부문에 비해 열 배 이상 높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Donetsk) 지역에서 다제내성결핵을 앓고 있는 140명 이상의 수감자 및 출소자들에게 치료와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의사가 한 결핵환자를 진료하고있다.

“똑바로 앉기가 힘들고 여기 저기 안 아픈 곳이 없습니다”라고 하얀 보호용 마스크 너머로 31세의 안드리(Andriy)가 거친 목소리로 말한다. 몇 년 전 술에 취해 벌인 소동에서 폭행죄로 기소된 것이 징역형으로 이어졌고, 건설업자가 되기 위해 받고 있던 직업 훈련도 마치지 못한 채로 끝낼 수 밖에 없었다. 반년 전 그는 국경없는의사회로부터 다제내성결핵 진단을 받았다. 그의 몸은 마르고 쇠약하며, 완치될 때까지는 가족계획을 가지거나 정상적인 삶을 살겠다는 희망을 버렸다고 말한다.

안드리는 앞으로 2년에 걸쳐 매일 여섯 가지의 약을 복용하는 엄격한 치료법에 따라야 할 것이다. 대제내성결핵 약은 종종 메스꺼움, 구토, 시력 및 청력 상실과 같은 부작용을 동반하는 고통스러운 혼합제이다. 안드리는 “견디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이 치료를 계속하지 않는다면 저는 그냥 무너져 버릴 겁니다”라고 말한다.

안드리가 수감중인 교도소가 위치한 도네츠크 지역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산업 중심지로 알려진 지역으로서 유행성 HIV/결핵에 특히나 큰 타격을 받아온 곳인데, 이는 약물 주입 사용자의 수가 많은 데에 부분적으로 기인한다. 2012년 6월부터 국경없는의사회는 세 곳의 미결수 구치소와 콜로니 3(Colony 3: 결핵 진단을 받은 재소자들이 수감되어 있는 800개의 병상을 갖춘 교도소 병원) 에서 일해 오고 있다. 콜로니 3의 모든 재소자들은 남성이고 갖추어진 것이 별로 없는 감방에 수감되어 있으며 한 방에 약 열 명이 생활한다.

교도소 내부에서는 과잉 수용, 열악한 환기시설, 잦은 교도소 이송과 같은 문제들이 결핵 확산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빈약한 식사로 인한 영양 상태 약화로 더 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에 놓여있다. 콜로니 3에 입원한 환자 중, 거의 절반은 약제 내성 결핵을 앓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진단 및 검사, 치료 제공, 그리고 다제내성결핵 환자들이 계속해서 약물치료를 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심리 지원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연구 시설들을 복원시키고, 교도소 내 결핵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 감염 통제법을 도입했고, HIV에 동시 감염된 환자들에게는 항레트로바이러스(ARV)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많은 재소자들이 열악한 사회적•경제적 배경을 갖고 있으며, 이들에게 병은 이미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재소자는 특히 취약한 집단입니다. 그들 모두가 어려운 삶을 살고 있고, 약물 남용과 알코올 중독의 과거를 가진 일부 재소자들도 있습니다.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가 너무나 많을뿐더러, 많은 이들은 약물치료를 하는 것을 최우선 사항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국경없는의사회의 우크라이나 현장책임자인 율두즈 세이트니야조바(Yulduz Seitniyazova)가 말한다.

“어떤 재소자들은 돌아갈 집이 없습니다. 어떤 이들은 알코올과 약물 남용에 빠질 위험이 크고, 그렇게 되면 치료를 지속해 나갈 가능성이 줄어들 것입니다. 이 환자들이 완치될 때까지 계속해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려면 출소해서도 필요한 지원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율두즈가 말한다.

교도소에서 출소한 후에도 환자가 반드시 치료를 완료할 수 있도록 국경없는의사회는 보건부 및 다른 기구들과 협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는 의료 지원, 심리 치료, 치료 순응 지원과 같은 적절한 후속 조치와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이 포함된다. 치료를 이행하지 않는 환자들도 추적을 하는데, 이는 이들이 치료를 계속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지금까지 국경없는의사회 프로젝트를 통해 치료 중이던 18명의 환자들이 교도소에서 출소했고, 그 중 16명은 여전히 해당 치료 요법을 충실히 지키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국제적으로 더 나은 결핵 치료 요법의 연구 개발을 위한 운동을 펼치고 있다. 더 나은 치료 요법이란 더욱 효과적이면서 값이 저렴하며 고통을 덜 수반하고, 2년 동안 환자가 삶의 모든 것을 보류(안드리의 경우에 그랬던 것처럼)하지 않아도 되는 치료법을 말한다.

*안드리는 해당 환자의 가명입니다.

*다제내성결핵(MDR-TB)은 적어도 아이소나이아지드(isoniazid)와 리팜피신(rifampicin) 즉, 가장 강력한 1차 결핵 치료제 두 가지에 대해 내성을 지니고 있는 결핵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1년 우크라이나에서 약 9,500명의 다제내성결핵 환자가 발생했고, 감염 환자의 수가 꾸준히 늘어온 원인으로는 낡은 처방 관행, 의심스러운 약품의 질과 약품의 공급 부족, 진단 도구에 대한 접근성 부족을 꼽을 수 있다. 치료 중도 중단과 치료에 따르지 않는 것도 결핵 약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주요 원인이 된다. 결핵은 공기 중에 전염되는 질병이기 때문에, 특히나 사람이 붐비는 환경에서는 병이 직접적으로 전염될 수 있다. 특히 HIV 환자들은 면역 체계가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결핵에 걸리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