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진전에도 불구, 2000-2011년에 승인된 소외질병 신약•백신은 4%에 불과했다. 많은 소외환자들이 기다리는 신약은 여전히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있다.
소외 질병을 위한 이니셔티브(DNDi)를 비롯한 기타 연구자들은 학술지 ‘Lancet Global Health‘에 연구논문 발표를 통해 소폭의 진전 및 연구개발 노력의 가속화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소외질병 신약 개발이 여전히 더딘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신약 연구개발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치명적 불균형’은 전세계의 가장 소외 받는 극빈층 환자들을 위해 획기적인 신약 개발 및 제공이 시급함을 암시하고 있다.
DNDi, 국경없는의사회, 세계보건기구 산하 열대질병 연구 및 교육 특별 프로그램 (TDR) 및 세 개 대학(프랑스 그레노블 대학병원, 프랑스 조셉푸리에대학, 영국 옥스포드대학)의 연구진들은 전체 질병을 대상으로 승인된 신약 및 백신 850종 가운데 빈국에서 주로 발병하는 소외질병 치료용 치료제가 37종(4%)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소외질병에 해당하는 질병은 말라리아와 결핵, 세계보건기구에서 규정한 17개 소외열대질병(NTD), 11개 설사병 및 HIV/에이즈를 제외한 19개 기타 빈곤 관련 등이다. 2010년 장애보정손실연수(disability-adjusted life-years, DALY) 평가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이들 소외질병이 보건부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1%이다.
최근에 개발된 신약 대다수는 기존의 치료제를 다른 목적으로 변형한 것들이다. 2000-2011년 사이에 전체 질병을 대상으로 승인된 336종의 NCE 신약(new chemical entities) 가운데 소외질병 치료용 신약은 말라리아 3종, 설사병 1종 등 총 4종(1%)에 불과했다. 신약 중 세계보건기구에 등재된 17개 소외열대질병 치료제는 찾아볼 수 없었다.
DNDi의 버나드 페쿨(Bernard Pécoul) 사무총장은 “소외질병 치료 신약 및 백신의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는 있으나 소외질병이 계속해서 국제정책 의제로 논의되고 진정한 의미에서 획기적인 치료제가 조속히 개발되어 인명을 구할 수 있도록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연구 사항:
• 소외질병의 상당한 의학적 혜택: 의학적 혜택의 대체지표가 되는 세계보건기구 필수의약품목록(EML) 기준, 2000-2011년 사이에 승인된 전체 신약 가운데 소외질병 치료 신약의 혜택은 48%로, 기타 질병의 4%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 소외질병 관련 임상실험 부족: 2011년 12월 기준으로 등록된 개발단계 신약의 임상실험 약 15만 건 가운데 소외질병 치료 신약에 대한 임상실험은 1%에 불과했다.
• 개발중인 신약 대부분이 백신: 소외질병 치료용으로 현재 개발중인 신약 123종 가운데 68종(55%)가 백신 또는 생물학제제였으며, 그 중 21종이 말라리아 치료 신약이었다. 17개 소외열대질병 치료 신약은 34종(28%), NCE 신약은 3종(회선사상충증, 샤가스병, 수면병)에 불과했다.
• 변형 의약품 및 NCE 개발, 백신에 비해 빨라: 백신/생물학제제 후보의 56%(38/68)가 1단계 임상실험 중인 반면 변형 의약품의 85%(29/34)와 NCE 신약의 63%(10/16)는 2단계 및 3단계에 있다.
• 소외질병의 약 80%에 연구개발 격차 존재: 본 연구에서 다룬 소외질병 49종 가운데 11종(22%)은 연구개발에 격차가 없었다. 25종(51%)은 연구개발에 격차가 있으나 일부 연구개발이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13종(27%)은 연구개발 격차가 있고 진행중인 연구개발이 없었다.
• 공공부문, 연구개발 후원 주도: 임상실험 후원자의 54%가 공공부문(정부, 학계, 공공 연구소)인 것으로 밝혀졌다. 23%는 민간기업(제약/생명공학), 15%는 민간 비영리단체 (상품개발파트너십, 자선단체, 재단), 나머지 8%는 혼합되어 있다.
• 백신에 비해 저조한 신약 등록: 본 연구의 참여자는 소모율을 적용하여 향후 6년간 28개의 등록 소외질병 신약이 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그 가운데 NCE 신약은 5종에 불과하다. 향후 10년간 15종의 백신 또는 생물학제제가 신규 등록될 것으로 예상한다.
• 지난 35년간 다소 가속화된 소외질병 연구개발: 이전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75-1999년 사이에 매년 0.6-1.3종의 소외질병 신약이 출시되었다. 본 연구 결과 해당 신약은 2000-2011년 사이에 2.4종으로 소폭 증가했고 2018년까지 4.7종으로 늘 것으로 예상한다.
DNDi의 의료담당 이사 나탈리 스트럽-우개프트(Nathalie Strub-Wourgaft)는 "지난 10년간 신약개발에 진전이 있었지만 전세계의 가장 소외된 환자들을 위해 메워야 할 격차가 여전히 큽니다. 기존의 소외질병 치료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려면 더욱 많은 후보 치료제, 신약 또는 목적 변경을 위한 기존 약제를 대상으로 연구개발의 노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의 공동저자이자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장-에르베 브라돌(Jean-Hervé Bradol) 박사는 "환자들은 아직도 혁신적 신약의 출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라며 "아직까지도 소외질병으로 고통 받고 죽어가는 이들이 있는 만큼 의료서비스 제공자들은 모든 환자들에게 그들의 경제력과는 상관없이 가능한 최선의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때야 비로소 우리는 진전을 이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덧붙여 말했다.
연구 배경
본 연구결과는 국경없는의사회가 소외질병 분야 내 연구개발의 위기상황을 검토하기 위해 뉴욕에서 주요 회의를 개최한 이래 10년만에 발표되었으며 2003년 DNDi 출범의 토대가 되었다. 2001년 국경없는의사회와 DNDi의 ‘소외질병치료제 워킹그룹(Drugs for Neglected Diseases Working Group)’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1975년과 1999년 사이에 승인된 소외질병(소외열대질병, 말라리아 및 결핵 포함) 신약은 1.1%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소외질병이 전세계 질병부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12%나 된다.
* 해당 보고서는 개가 학술지 Lancet에 개제되었습니다.
http://www.thelancet.com/journals/langlo/article/PIIS2214-109X(13)70078-0/fulltext
보고서 원문 보기 :
http://www.dndi.org/images/stories/pdf_scientific_pub/2002/trouiller_p_lancet.pdf
http://www.dndi.org/images/stories/press_kit/rnd/pdfs/fatal_imbalance_2001.pdf
DNDi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