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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제르: 계절성 말라리아 화학예방요법 – “기적의 치료법은 아니지만 효과적인 예방전략”

2014.04.25

니제르 남부 진더 (Zinder) 지역의 마가리아(Magaria) 보건구에서 만난 한 어머니는 “아이들 모두 해마다 아픈데 익숙해 졌습니다”라고 말한다. “아이들을 병원에 데리고 다니는 게 일이었습니다. 죽은 아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지난 해 이 여성의 아이들은 건강하던 상태에서 7월부터 3달 동안 설파독신-피리메타민과 아모디아퀸을 복용했고 이후에는 계속 건강을 유지했다. “올해는 그 치료 덕분에 아이들이 아프지 않았습니다.”

 

계절성 말라리아 화학예방요법(SMC): 고무적인 효과

이 치료는 국경없는의사회의 계절성 말라리아 화학예방요법(seasonal malaria chemoprevention: SMC) 캠페인의 일환이며, 세계보건기구(WHO)가 말라리아 유병률이 높은 아프리카의 사헬(Sahel) 지역에 권고하는 새로운 말라리아 예방법 중 하나이다.

이 예방요법은 말라리아가 계절성으로 발생하는 지역에만 시행된다. 말라리아는 니제르의 풍토병이긴 하지만 매년 7월에서 10월까지 전염성이 높아지는 우기가 되면 전국적으로 발병률이 높아진다.

이 요법은 니제르에선 2013년에 처음으로 시행되었다. 말라리아는 만5세 미만 소아에 특히 치명적으로, SMC는 현재 말라리아 관리를 위한 전국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역학자 알레나 코스칼로바(Alena Koscalova) 박사는 “최근 몇 년간 SMC가 시행된 사헬지역 국가들에서는 이 요법의 효과가 매우 고무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세네갈, 감비아, 부르키나 파소, 말리 등 서아프리카 국가에서 실시된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예방요법을 받은 만5세 미만 소아들 중에서 단순 말라리아 발병 감소율은 83%에 이르렀고, 중증 말라리아 발병률 감소율도 비슷하게 나타났습니다.”

©MSF

2013년, 만5세 미만 아동 20만 6000여 명에게 시행

국경없는의사회는 2013년 7월부터 10월까지 진더(Zinder), 타우아(Tahoua), 마라디(Maradi), 마가리아 지역의 마다우아(Madaoua), 보자(Bouza), 마다룬파(Madarounfa), 귀단-룸지(Guidam-Roumji) 보건구의 1,045여 개 마을에서 생후 3개월부터 59개월에 해당하는 아이 20만 6000여 명에 대해 대규모 캠페인을 시행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00명 이상의 지역 상담사를 마을에 배치해 지역사회에서 말라리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월 복용약 배급소에 데려가도록 설득했다. 약은 설파독신-피리메타민과 아모디아퀸을 합친 것으로 블리스터 포장(blister packaging : 물방울 형태의 일반적인 처방약 포장 )으로 되어 있어 비바람에 훼손되는 것을 막아준다. 약품은 보건의료 시설이나 공공장소에 위치한 179개 배급소와 작은 마을이나 부락 촌장의 집에 설치된 75개소에서 지역 상담사들을 통해 배포되거나 각 가정을 찾아가는 99개 방문팀을 통해 배급되었다.

코스칼로바 박사는 “3중의 배급 전략을 통해 85% 이상의 보급률을 기록했는데, 매우 견실한 성과입니다”라고 말한다. “기존 관련 당국들과 협력해 지역 사회 안에서 말라리아의 폐해, 특히 어린 아이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경각심이 매우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시행한 결과 니제르와 같은 상황에선 예방요법이 매우 타당한 전략이라는 점을 확인했고, 안전하고 효과적임이 증명되었습니다.”

©MSF

 “기적의 치료법”이 아니라 예방활동일 뿐

 “계절성 말라리아 화학예방요법은 기적의 치료법이 아닙니다”라고 국경없는의사회 니제르 부 프로그램 매니저인 세브린 라몬(Séverine Ramon)은 말한다. “이는 예방활동입니다. 말라리아 예방과 치료 전략에서 다른 활동을 보완하는 것입니다.”

SMC는 영양실조와 빈혈이 만연한 상황에서 특히 유효하다. 니제르와 같이 치료를 받기가 힘든 나라에서 합병증의 발병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SMC가 말라리아를 전부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진단과 아르테미시닌 기반 병용 요법(ACT)을 통한 조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여전히 중요합니다. 또 살충제 처리된 모기장과 살충제 스프레이 배급도 촉진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말라리아에 노출된 사람들에게는 병에 관한 정보도 계속 알려나가야 합니다.”

SMC가 효과적이긴 하지만 SMC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다른 단점도 있다. 니제르의 문제점 중 한 가지는 가용한 속성진단검사(RDT)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2013년 전국적인 RDT 보급률은 44%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진단용 자원으로는 명백히 불충분합니다”라고 라몬 부 프로그램 매니저는 말한다. “또 ACT의 사용에서도 부족한 점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적 수준에서 ACT 필요량이 충족되었다고 하더라도 외딴 농촌 지역의 보건시설에서는 재고가 부족하다는 보고가 올라오곤 합니다. 변경 지역의 공급문제와 연관이 있습니다.”

©MSF

영양실조 퇴치로 효과 배가

니제르의 국경없는의사회는 오는 7월부터 2013년 시행 지역과 동일한 지역에서 40만명 이상의 소아를 대상으로 하는 2차 대규모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다른 단체들도 타지역에서 말라리아 관리 전략을 시행할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영양실조 검사와 치료도 실시할 예정이다. 니제르는 매년 말라리아뿐 아니라 식량 위기도 함께 겪는다. 수확하기 전 집안에 보관해 둔 식량이 고갈되고 식료품 값이 최고조에 달하는 ‘보릿고개’가 우기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라몬 부 프로그램 매니저는 “만5세 미만 아이들에게 말라리아와 영양실조가 함께 걸리면 치명적입니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2013년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캠페인을 활용하여 중증 영양실조와 말라리아로 확진된 아이들을 검사하고 조기 치료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아동 건강 측면에서 SMC의 효과도 배가될 것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985년부터 니제르에서 활동해 오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의 활동은 영양실조의 예방 및 조기치료를 통한 만5세 미만 아동과 임신부의 의료 접근성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진더, 마라디, 타우아 지역 38개 보건소에서 외래 급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진더, 마가리아, 마다룬파, 귀단-롬지, 마다우아, 보자 병원의 영양 센터에 입원한 환자 치료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