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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이라크: “수많은 실향민 중에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2014.08.21

새 삶을 찾아 국경을 넘는 신자르 실향민들에게 희망의 디딤돌이 되고 있는 피쉬 카보르(Feesh Kabour)의 임시 다리 ©MSF
‘이슬람국가’ 군과 쿠르드 군 사이에 벌어진 최근 갈등으로 8월 3일 이래로 25만여 명의 사람들이 살 터전을 잃었고,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쿠르드 자치 구역으로 피신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주에 바르카(Bharka)의 국내실향민 캠프에 도착해서 활동한 첫 번째 의료팀이었습니다. 이 캠프는 아르빌 지역에 소재한 곳으로 2,500여 명의 사람들이 현재 정착해 있으며, 이들 중 대부분은 모술(Mosul)에서 온 수니파 무슬림과 시아파 이라크 주민들입니다. 힘겹게 이곳까지 찾아온 이들 대부분이 처음에는 따가운 햇볕을 피하려고 아르빌 외곽 10km 지점에 있는 캠프 내의 버려진 헛간에 머물렀었습니다.

8월 12일, 캠프에 텐트와 기본 시설을 마련하는 동안 사람들에게 1차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국경없는의사회 이동 진료소가 세워졌습니다. 그 때부터 의사 2명과 간호사 1명으로 구성된 의료팀이 400건 넘는 진료를 실시했습니다. 기온도 뜨거운 데다가 거센 바람이 캠프에 먼지 바람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식수와 그늘이 생존에 필수적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진료소 안에 재수화 공간을 마련하여 캠프 주민들에게 구체적인 치료를 제공하고 주민들의 상태를 면밀이 관찰하고 있습니다.

현재 더 많은 비정부 기구들과 유엔 기관들이 캠프에 도착한 상태이며, 국경없는의사회는 진료소를 다른 기관에 이양하고 더 급한 필요가 있는 곳, 그리고 국내실향민들이 찾아갈 의료시설이 부재한 곳으로 의료팀을 재배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라크 아르빌에 있는 국경없는의사회의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윌 하퍼(Will Harper)는 현장 상황이 어떤지, 국경없는의사회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인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 8월 3일 이래로 신자르(Sinjar) 및 쿠르드 자치 구역 내의 다른 지역에서 온 실향민들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짧은 시간 안에 어마어마한 숫자가 이동했습니다. 지난 6월에 모술이 무너지고 나서 발생한 실향민에 비교해 봐도 그렇지요. 문자 그대로 등에 옷가지만 지고 떠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아르빌로 들어오는 이 사람들 가운데 수많은 사람들은 모술과 인근 지역에 지내던 이들인데, 지금 머무르는 곳에 이르기까지 벌써 세네 번 이동해야만 했습니다. 이동을 할 때마다 위험이 많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취약해지고 필요한 것들도 더 많아졌습니다.
지역사회와 당국은 할 수 있는 것들을 수행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여 우선순위를 세우고 있습니다. 이미 쿠르드 자치 구역에는 시리아 난민 23만 명이 체류하고 있기 때문에 늘어난 난민을 고려하면 예산과 자원 측면에서 예기치 않은 부담이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내실향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자원 문제가 더 크게 불거지고 있고, 국경없는의사회는 여기에 도움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국경없는의사회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아르빌과 모술 사이의 분쟁 지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가 이동 진료소를 세워 진료하던 주민들이 지난 몇 주 동안 공격을 피하기 위해 살던 곳을 떠났습니다. 그래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아르빌의 바르카 캠프에 당국이 짓고 있는 대규모 국내실향민 캠프에서 주민들을 돕기 위해 팀을 재배치했습니다. 8월 12일 이래로 국경없는의사회는 바르카 캠프에 매일 찾아가 1차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혼란하고 변화가 많은 캠프에 상주해 왔습니다. 쫓겨난 현지 의사들과 간호사들도 우리의 이동 의료팀에 합류하여 지역사회에서 더 튼튼한 연계를 이루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Q. 바르카 캠프 상황은 어떤가요?

바르카 캠프는 그 누구라도 살기 어려운 곳입니다. 특히 여러 번 살던 곳을 떠나면서 빈손으로 캠프에 도착한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지요. 현재 캠프에 2,500여 명이 체류하고 있는데, 캠프를 확장할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매일 바깥 기온은 40도를 웃돌고 있어요. 식수와 위생 부문이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기는 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기관들도 팔을 걷어 부치기 시작했습니다.


Q. 캠프에 거주하는 국내실향민들의 주된 필요는 무엇인가요?

바르카 캠프 내의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에서 치료 받고 있는 환자들은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아르빌로 들어오는 쿠르드 자치 구역의 국경을 따라 걸어온 이야기를 들려주곤 합니다. 그런 상황이 되면 우선순위가 확실해지죠. 사람들에게는 지금 모든 것이 필요합니다. 깨끗한 물과 위생시설, 먹을 것, 피난처, 그리고 의료 서비스 등등 모든 것 말입니다. 현재 국내실향민들은 난민캠프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내에 마련된 집단 대피소에서도 머물고 있습니다.

Q. 도움을 제공하는 데 주된 어려움은 무엇일까요?

저희에게 가장 어려운 문제는 무엇이 가능한가와 무엇이 필요한가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모든 지역에서,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도움을 베풀어야 할 또 다른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이렇게 수많은 실향민 가운데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 집중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Q. 시리아 난민들을 위한 활동과 이라크 국내실향민들을 위한 활동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유지하고 계시나요?

간단히 말씀 드리면, 모든 사람들이 더 오랜 시간 동안 더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시리아 난민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리아 스태프들은 캠프 내에서 우리의 기준을 유지하면서 매우 훌륭하고 일하고 있어서, 저희들은 팀원 일부를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할 수 있습니다. 여러 단체들과 기부자들은 쿠르드 자치 구역에 있는 시리아 난민 23만 명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쿠르드 자치 구역에 국제사회가 새로운 관심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상황은 변한 것이 없습니다.

Q. 국경없는의사회의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요?

국경없는의사회는 응급 상황에 개입하고, 다른 기관들이 불편해할 수도 있는 장소에서 서로 다른 의료 체계 수준에 맞추어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속한 대응력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활동들은 최대한 다른 의료 관계자들에게 이양하자는 것이 저희의 전략입니다. 이제 바르카 캠프에서 다른 기관들도 1차 의료 서비스 제공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저희는 진료소를 이양하고 의료 서비스를 전혀 받지 못하는 보다 긴급한 상황에 처한 국내실향민들에게 대응하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항상 상황을 재평가하고, 나라 곳곳의 의료 서비스 필요 수준을 재검토합니다. 저희가 필요한 곳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가능하다면 이를 확충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또한 취약한 사람들에게 가장 긴급히 제공되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 찾기 위해 당국, 그리고 저희의 현지 네트워크 관계자들과 끊임없이 의견을 나눕니다.

셰이마(Sheima, 19세) - 바르카 캠프 내 국경없는의사회 진료소 대기실에서 만난 두 아이의 엄마.

“의사 선생님을 뵈러 왔어요. 이제 태어난 지 26일 된 제 아이가 밤새 숨을 잘 쉬지 못하더라고요. 너무 걱정이 돼서요.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진료소가 있다고 주변 분들께서 말씀해 주셨거든요. 캠프 안에 진료소가 있어서 저희를 돌봐주실 의사 선생님께서 계시다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아이들도 많은데 이곳 상황은 그리 좋지 않거든요.
저는 모술 출신이고요, 6월에 만삭인 몸으로 집을 떠나야만 했지요. 처음에는 카라코시(Qaraqosh)로 이동해서 그 곳에서 아이를 낳았어요. 그러고 나서는 바르탈라(Bartala)에서 몇 주 있었는데, 도시 전체가 폭동에 휩싸여서 또 떠날 수밖에 없었답니다.
안전하게 머무를 곳을 찾을 기대로 쿠르드 자치 구역으로 오기로 결정했어요. 그래서 남편과 함께 아르빌까지 오게 됐지요. 그런데 아르빌에 왔더니 더 이상 갈 곳이 없었어요. 난민캠프로 오라는 이야기를 듣고 캠프로 왔어요. 그런데 우리가 도착했을 때 준비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지붕만 얹어 놓은 버려진 창고만 하나 있었지요. 지금은 칸막이도 생겼고, 텐트도 생겼어요. 하지만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아서 여전히 걱정은 있답니다. 물도 깨끗하지 않고, 전기가 끊길 때도 많거든요.

이곳 사람들 대부분이 모술에서 왔어요. 시아파, 수니파 다 있지요. 저희 모두 살던 곳으로 돌아가지 못해요. 안전하지가 않거든요. 집에 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라크에서 갈등이 계속되어 인도주의적 단체들의 활동이 매우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라크 주민들에게 의료적 지원을 하기 위해서 애쓰고 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006년부터 이라크 북부•남부의 여러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 종교 단체, 이라크 내의 국제기관 등으로부터 재원을 받지 않고, 오직 전 세계 시민들에게서 오는 민간 기부에 의존하여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라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 스태프는 300여 명입니다.